투고일_2018.10.10 심사기간_2018.11.01-18 게재확정일_2018.11.19
사회참여미술의 공공성과 실천 - 2018 광주지역 사회참여미술의 실제
Publicity and Practice of Socially Engaged Art
- Case of Socially Engaged Art in Gwangju in 2018
조성숙,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Jo, Sung Sook_Chonnam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Art Department of Fine Arts
차례 1. 서론
1.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1.2. 연구내용과 방법
2. 참여와 공공성의 의미 2.1. 참여란 무엇인가 2.2. 공공성의 의미
3.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으로서의 사회참여미술 3.1. 사회참여미술의 정의
3.2. 동시대의 새로운 담론으로서의 사회참여미술 3.2.1. 동시대의 현상-2018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
3.2.2. 5·18민주정신을 계승한 광장미술 -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
4. 결론 및 제언
참고문헌
사회참여미술의 공공성과 실천 - 2018 광주지역 사회참여미술의 실제
Publicity and Practice of Socially Engaged Art
- Case of Socially Engaged Art in Gwangju in 2018
조성숙,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Jo, Sung Sook_Chonnam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Art Department of Fine Arts
요약 본 연구의 목적은 사회참여미술의 의미지평 속에서 관객의 참여를 통한 공공성의 실천으로서의 사회참여미술의
개념적 확장을 제시하는데 있다. 사회참여미술의 이론적 정립과 그 실천에 대한 방향성은 언제나 시의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미술의 사회참여 과정을 기존의 공공미술이 제시하고 있는 공공성을 수용하면서 부리오 가 주장하는 관계미학의 공동체적 상호작용에 의한 사례로서 광주라는 지역 특정성을 토대로 진행된 2018년 사회참여미술의 실제를 다룬다. 미술은 역사적으로 사회의 동시대성을 반영한다. 특히 공공성을 기반으로 시대 와 이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매우 다양한 형태로 불려 왔던 공동체 예술, 참여예술, 관계미학, 사회참여 미술 등은 관객의 참여로 이루어진 예술 활동이 핵심적으로 사회적 실천과 동등하게 간주되어 왔다. 이는 사회 참여미술의 영역에서도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이슈들이 시각적으로 개념화되면서 확장된 형태로 나 타났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동시대미술 속에서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능성에 대하여 질문하고 미술을 통한 사회참여방식에 대한 사례들을 가지고 확장된 담론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본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 다. 1) 사회참여미술은 기존의 공공미술의 미술사적 담론의 ‘새 장르 공공미술’의 개념과 부리오가 말하는 관계 미학의 가치들을 수용한다. 2) 공공성의 의미에서 아렌트와 하버마스의 이론의 범주가 포함되었다. 3) 광주에서 진행된 2018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 중에 관객의 참여와 장소 특정성에 기반한 작품의 분석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된 광장미술을 중심으로 사회참여미술의 실제적 사례를 소개한다. 4) 이를 통해 연구자 는 동시대미술에서의 사회참여미술이 예술성과 공공성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사회,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도 확인할 수 있었다.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present the conceptual expansion of socially engaged art as the practice of publicity through the participation of spectator in the meaning horizon of socially engaged art. The theoretical construction and the direction of its practice of socially engaged art always have a timeliness. This research deals with the reality of socially engaged art in 2018 based on the regional specificity of Gwangju as the case of communal interaction of relational aesthetics claimed by Bourriaud in accepting the publicity proposed by the existing public art. Art historically reflects the contemporaneity of society. In particular, community art, participatory art, relational aesthetics, and socially engaged art, which are constantly changing according to the times and ideologies based on publicity, are considered to be equally important to social practice. In the field of socially engaged art, various political,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issues are visualized and expanded. This research inquires about the social role and possibility of art in contemporary art and intends to make an expanded discourse with examples of social participation through art. The results of this research are summarized as follows. 1) Socially engaged art embraces the concept of ‘new genre public art’ of art historical discourse of existing public art and the values of relation aesthetics that Bourriaud says. 2) In the sense of publicity, the categories of Arendt and Habermas' theories were included. 3) The researcher introduces the practical examples of socially engaged art focusing on analysis of works based on spectator participation and place specificity among works submitted to the 2018 Gwangju Biennale and the square art in Gwangju 5.18 democracy square. 4) Through this, the researcher could confirm that the socially engaged art in contemporary art can be a medium to convey social and political messages in the process of acquiring artistry and publicity.
중심어
사회참여미술 공공성 공공미술 광장미술 광주비엔날레
ABSTRACT Keyword
socially engaged art publicity
public art square art gwangju biennale
1. 서론
1.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근대를 지나 현대로 넘어오면서 고도화된 자본주의 시장이 미술을 점령하고 상품화하면서 사 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정신활동인 미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더욱 필요하다. 1990년대 이후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동시대미술은 과거 모더니즘이나 특정 미술사조로는 특정지울 수 없는 다양한 변화와 담론들을 형성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시민들은 사회 문제나 미술작품을 더 이상 수동적인 위치에서만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다. 롤랑바르트(Roland Barthes)가 포스트모 더니즘 예술의 특징으로 말한 ‘저자의 죽음’(The death of the author)은 오늘날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서 예술가의 작품이 결과적으로 완성되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는 사회참여미술의 의미지평 속에서 관객의 참여를 통한 공공성의 실천으로서의 사회 참여미술의 개념적 확장을 제시하는데 있다. 사회참여미술의 이론적 정립과 그 실천에 대한 방향성은 언제나 시의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본 연구 또한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 속에서 공공성의 강조를 통해 사회참여미술의 다양성에 대한 의미의 확장을 논하고자 한다.
미술의 사회참여의 과정을 기존의 공공미술의 담론들 중에서 ‘공익 속의 미술(art in public interest)과 ‘새 장르 공공미술(new genre public art)’1)이 제시하는 공공성의 기준들을 수용 하면서도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의 저서 『관계의 미학』에서 제시한 관객의 참여 와 상호작용이 예술적 실천들과의 협력, 만남, 상생, 주체성에 함께 한다는 참여자와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포함하였다.2)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참여미술에 대한 연구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자 동시대 미술의 확 장된 장(expanded field)이며 복합적 장(complex field)3)로 인식하는 연구는 미흡한 편이다.
이러한 문화상황을 고려한 연구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지역의 특 정성과 장소성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참여미술에 대한 다양한 미술현상들을 검토하 고 고찰해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 미술의 사회참여방식에 대한 타당성과 성과들을 이론적 근거 로 제시하고 미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진지한 담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소개 한 2018년의 광주지역에서 보여준 사회참여미술의 실제 사례에서는 사회, 정치활동의 방식이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미술이라는 매체로 확장된 형태의 공공성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2. 연구내용과 방법
본 연구에서는 사회참여미술의 개념적 확장을 시도한다. 역사적 맥락에서의 공공미술은 1967 년 이후 존 윌넷(John Willett)이 정의한 공공미술을 기점으로 하고, 사회참여미술은 세계 도 처에서 있었던 실천 사례를 참고하여 미국을 중심으로 ‘참여’의 과정을 중요하게 보았던 ‘새로 운 장르 공공미술’의 이론적 접근을 현 시점의 사회참여미술에 포함한다. 사회참여미술에서의
‘공공성’과 ‘참여’의 의미들은 사회학적 이론들의 맥락에서 살펴본다.
우리 사회에서 2018년 현재 진행된 사회참여미술의 장소적 특정으로 ‘광주비엔날레 전시장’과
‘5.18민주광장’이라는 장소에서 이루어졌던 미술을 통한 사회참여 방식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 여, 앞으로 미술과 특정적 장소의 결합방식이 갖는 사회참여미술의 확장성을 제언하고자 한다.
또한 기존 사회참여미술의 맥락에서 공통된 주장과 전개들을 살펴보고 현 시점에서 지속적으로 실천되어지고 있는 사회참여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행위를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연구 방법으로는 국내 문헌과 전시도록, 외국 단행본의 경우 번역본을 주로 참고하였고, 국내·
외의 인터넷 자료를 참고하였다. 2018년 광주에서 진행된 사회참여미술의 실제에 대한 소개
1) 공통적인 관심과 형식에서 두 개념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공공미술을 분류하는 개념은 다양한데, ‘장소 속의 미술(art in public space)’, ‘장소로서의 미술(art as public space)’, ‘공익 속의 미술’ 혹은 ‘새 장르 공공미술’ 등의 분류가 가장 탄탄한 개 념으로 보인다. 재미 평론가 권미원이 분류한 개념이기도 하다(박삼철, 『왜 공공미술인가』, 학고재, 2006, pp.154~155).
2)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일시적이나마 공동체적 유대감을 경험하는 활동으로서의 작업”을 부리오는 ‘관계의 미학 (Relational Aesthetics)’이라고 정의했다(니콜라 부리오 저, 현지연 옮김, 『관계의 미학』, 미진사, 2011).
3) 강수미, 「공동체를 위한 예술과 공공미술」, 현대미술학 논문집 12, 2008, p.8
로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는 연구자가 직접 기획 단계부터 행사 현장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 작가들과 참여시민들과의 대화내용과 현장경험, 전시도록, 뉴스기사 등을 가지 고 분석하였고, 2018 광주비엔날레의 경우에는 여러 차례 전시장 방문을 통한 작품분석과 매월 열리고 있는 GB Talks4)를 통해 기획자와 작가를 만나서 기획자의 의도와 작가의 작품 의도를 들었다. 그리고 광주비엔날레 시민협력 프로그램을 통하여 기획한 큐레이터들과 미학, 철학, 사회학계의 이론가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2. 참여와 공공성의 의미 2.1. 참여란 무엇인가
모든 예술적 행위에는 관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관객참여를 전제로 한다. 연극, 음악, 시 등의 시간적인 예술을 관람하거나 미술 작품 같은 시각 예술품 앞에 서 있는 행위들도 일종의 참여 이다. 사회참여미술은 관객이 제공하는 참여의 개입에 따라 다양한 참여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파블라 엘게라(Pablo Helguera)는 사회참여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참여에 대하여 다 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 명목적인 참여: 방문자나 관객은 관망하는 태도로 거리를 둔 채 수동적으로 작품을 바라본다.
지시된 참여: 방문객이 단순한 임무를 수해함으로써 작품의 완성에 기여한다.
창의적인 참여: 방문객들이 예술가가 만든 하나의 틀 안에서 작품을 구성하는 특정 콘텐츠를 제공한다.
협업 수준의 참여: 관객이 예술가와 협업을 하거나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작품 구조와 콘텐츠 개발에 대한 책임을 예술가와 함께 공유한다.”5)
클레어 비숍(Claire Bishop)은 참여미술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는 상호작용(interactivity)의 개념이 전제하는 관계가 일대일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연 관되어 있음을 지시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참여미술이라는 명칭을 쓸 때 사회정치적 개입이라는 개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비숍의 경우에는 관객의 참여와 사회 정치적 참여를 아우르면서 확장된 의미로 사용한다. 비숍은 이 명칭을 통해 참여미술의 그동안의 “역사를 추출해 내고 그 전개 구조 속에서 참여미술을 해석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는 등 참여미술의 확장을 시도한 다.”6) 현대인들의 삶의 공간에 들어온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미술의 ‘참여’와 ‘개입’은 동시대 미술에선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현 사회에서는 개인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2.2. 공공성의 의미
20세기 후반부터는 공공성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공공’이라는 용어가 붙이기 시작했다. 근대 문명이후 근대 국가들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국가의 권력유지와 성장, 복지 등을 내세우면서 절대적 권력을 갖게 된다. 공공성에 대한 이론적 토대 를 세웠던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는 국가의 권력을 제어하면서 개인의 영역을 지킬 수 있는 공공영역의 가능성을 19세기 프랑스의 부르주아 살롱(salons)과 영국의 커피 하우스 등에서 이루어졌던 문학, 예술, 정치 등에 대한 비평 활동에서 찾았다.7) 비슷한 맥락에 서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광장을 통해 생겨나는 권력의 공공영역의 힘을 제시하면서 인간이 함께 모여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들의 공간과 장소에서의
4) ‘GB토크’란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가 매달 시민과 작가들이 만나는 장으로 기획된 월례회 프로그램이다. ‘GB토크’에서는 매달 작가 의 작업실을 방문하는 ‘GB 작가 스튜디오 탐방’과 시민 및 학자 등이 모여 시각예술과 철학, 정치, 역사, 과학의 경계를 허무는 다 학제적 장을 공유하는 강연 시리즈인 ‘GB토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www.gwangjubiennale.org
5) 파블로 엘게라, 고기탁 옮김, 사회참여예술이란 무엇인가, 열린책들, 2013, pp.36~38.
6) Claire Bishop, 『Artificial Hells Participatory Art and the Politics of Spectatorship』, Verso, 2012, pp.1~2, 이영욱, 「참 여미술에서의 윤리와 미학-클레어 비숍의 논의를 중심으로」, 미학 제78집, 2014, p.145 재인용.
7) 박삼철, 앞의 책, p.89.
공공성을 강조했다.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 The Human Condition』에서 ‘공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두 가지 차원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현상의 공간’이며 두 번째는 “우리 모두에게 공동의 것이고 우리의 사적인 소유지와 구별되는 세계 그 자체를 의미한다”8)고 말한 다. 아렌트가 말하는 ‘공공성’은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이 맞닿는 그 ‘사이’에서 이루어진 공공성 이다. 공공미술이 사회적 영역에서 담론을 형성하고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였다는 점에서 공공 미술이 ‘공공’을 인식하는데 있어 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9) 여기서 아렌트가 사용 하는 ‘공적’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풀어 가는데 있어서 그 두 번째 차원인 ‘사이’의 개념에 우리 는 주목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와 관심, 인간적인 삶의 가치에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하는가를 놓고 그 공공성의 성격들은 다각적이고 복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으로 “생명으로 살아가는 것, 자신의 세계를 갖는 것, 이 세계를 말과 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서 함께 사는 것”10) 이라고 하였다. 아렌트는 인간의 삶이 파멸되고 타자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시작되는 것은 공공성의 몰락과 독점적 소유에 의해서 시작된다고 보았다. 그녀가 생각하는 진정한 권력 이란 강제성 없는 합의에 의한 의사소통 속에서만 형성된다. 이는 하버마스가 『의사소통적 행위 이론 Theorie des Kommunikativen Handelns』에서 강조하고 있는 의사소통적 행위의 참여자들이 자신의 발화행위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상호협력자로 인정받는 상호주관성의 전제 속에 있음과 같다.11) 우리의 행위들이 문화적 행위체계들의 자율적인 영역들과 서로 상호 교류하는 가운데 생활세계의 일상적 의사소통 행위들은 타당성과 정당성을 획득해야 한다.
공공성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 실천에는 목적 합리적이나 도구적이어서는 안 되며, “생활사의 차원에서 공명을 일으킨 사회적 문제 상황에 사적 가공처리로부터 자극과 추진력을 끌어”12) 온 쟁점들을 공적 영역으로 가져와야 한다. 이는 공공성을 지향하는 모든 영역에서 도달해야 하는 지점에 대화와 합의를 통한 실천으로 이어져야 인간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
서구의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신자유주의 사회로서 20여년이 경과한 오늘날은 인간과 사회문 제의 핵심가치로 공동체의 공공성이 중요한 사회적 화두이다. 공동체 내에서의 공공성에는 개인의 삶의 질이 달린 문제로 한 개인의 삶에는 어떠한 공사(公事)도 구분되지 않는 통합된 삶을 통한 삶의 본원적 가치를 위한 공공성이 필요하다. 미술과 공공성의 결합 방식은 ‘공공 미술’의 개념을 통해 확장되고 변형되어 왔다. 미술의 영역에서의 공공성에 관해서는 ‘어떤 유형의 공공성인가’라는 질문을 안고 그 설명 안에는 인간의 실존적 삶에 대한 아름다움으로 존재하는 ‘미술과 사회’, ‘민주주의와 공공예술’로 연관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사회참여미술은 미술이 인간의 생활 체계와 만나는 가운데 공공성의 가치들에 기반을 두고 참여하는 시민들과 예술가들이 상호 주관적 관심과 이해에 의해 자유롭고 평등한 의사소통이 전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으로서의 사회참여미술
사회참여미술은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미술로 그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고 범위 또한 넓지만 기존의 제도권 미술에 대한 비판과 사회 진보적인 정치 쟁점에 공공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실천하는 공공미술의 복합적이고 확장된 개념이다. 사회참여미술에서는 관객의 역할 은 단순 참여가 아닌 실천적 행위자로서 작용하게 된다. 이때 사회참여미술이 사회로의 확장되 는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일반 대중의 사회적 의식의 확장을 중심에 둔 사회적,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정치적이고 사회적 개입을 활용하는 참여정치 형태이다. 다른 하나는 참여자의 행위나 개입이 작품의 일부를 완성하는 형태로 참여 관객은 무작위적으로
8) 박영도, 「아렌트, 하버마스, 성찰적 공공성: 사회인문학적 고찰」, 동방학지 155, 2011, p.297.
9) 소나영, 「광주 공공미술에 대한 비판적 고찰-뉴 장르 공공미술의 관점으로」, 조선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4, pp.13~14 참조 10) 박삼철, 앞의 책, p.91.
11) 김태준, 「공공미술의 공공성에 대한 의미지평 재구성-하버마스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중심으로」, 공공사회연구 5(3), 2015, p.14 참조.
12) 하버마스, 한상진, 박영도 옮김, 『사실성과 타당성: 담론적 법이론과 민주적 법치국가 이론』, 나남출판, 2010, p.485.
작품에 개입되거나 작가의 지시에 의해 일정 영역을 담당하면서 창작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 두 가지 유형에는 관객의 ‘참여’라는 공통된 요소가 필요하며 전통적 예술맥락에서 소외되 었던 시민들이 미술관의 안과 바깥의 장소에서 창조의 역할을 함께 하는 것이다.
3.1. 사회참여미술의 정의
모더니즘 이후 새롭게 대두되는 미술 형식을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동시대미술’이라고 부른다.
동시대 미술은 동시대성과 다양성이 주를 이루는 현대 미술 유형으로 젠더, 환경문제, 인종차별 같은 사회, 정치적 문제 등을 아우르며 다양한 예술 표현수단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본 연구에서 는 이렇듯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 정치적 메시지를 담거나 사회 공동체와의 연대적 관계를 필요 로 하는 미술형태를 ‘사회참여미술’로 정의한다. 개념적 행동주의 미술이론가인 수잔 레이시 (Suzanne Lacy)가 1995년 말하는 60년대 대항 문화적이고 행동주의적 공공미술의 성격을 이어 받은 것으로, “미술가와 관객사이의 열린 소통과 상호작용을 지향하는 사회적 미술이다.”13) 1990년대 이후 동시대미술은 동시대의 사회, 문화적 조건들을 바탕으로 실존적 현실 내에서 의 더 나은 관계를 창안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열망 속에서 나온 사회참여미술은 “1990년대 이후 동시대 미술현장에서 급부상한 실천적 영역으로, 개인의 능동적 참여보다는 ‘사회적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협업이나 경험의 집단적 측면을 강조하는 예술 분야”라고 할 수 있 다.14) 1990년대 이후 예술 영역에서 관객참여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을 내세웠던 부리오는 자신의 『관계의 미학』15)에서 “자율적이고 개인적인 상징적 공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 인 간의 상호작용과 그것의 사회적 맥락의 영역을 이론적 지평으로 다룬 예술”16)로 관계미학을 정의하고 있다. 부리오는 오늘날 상실된 인간의 관계에 대한 회복에 초점을 두고 예술 속에 다수의 관객이 우연히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공동체적 예술을 만들고자 하였다. 부리오 가 주장하는 ‘관계예술’은 모더니즘예술의 관객과는 반대되는 입장으로 관객은 작품의 생산자 이자 작품을 변화시키는 공동의 창작자가 되는 것이다. 사회참여미술 또한 일반적인 예술의 전통적인 형식과는 달리 반드시 관객의 참여와 개입을 필요로 하며 열린 공간과 구조 속에서 참여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미술적 행위가 결정된다. 이때 작가나 기획자가 하나의 사회, 정치적 메시지나 공공성의 의미 있는 개념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예술개념에서 갖 는 창작자의 개별성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부리오는 “모든 개인, 특히 모든 예술가는 반드시 형태들과 그들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책임감을 지녀야한다”고 주장한다.17) 사회참여미술에서 의 작가와 참여 관객의 관계는 부리오가 주장하고 있는 작가와 참여 관객의 “상호 의존적인 관계”하에서 작품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미학적 관점이 수용되고 있지만 참여자를 작품 제작 과정의 실질적인 창조적 주체로서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의 선상에 있다.
3.2. 동시대의 새로운 담론으로서의 사회참여미술
사회참여미술을 통해 미술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개입되어 시민의 삶과 예술을 이끌고 있는지 를 2018년 광주지역에서 선보였던 국제규모의 광주비엔날레18)전시와 광장중심의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3) Suzanne Lacy ed., 『Mapping the Terrain: New Genre Public Art』, Bay Press, 1994.
14) Claire Bishop, 『Viewers as Producers』 in : Participation, ed. Claire Bishop, Whitechapel Gallery and The MIT Press, 2006, p.10, 조주현, 김남시, 「포스트-미디어시대 예술에서 나타난 ‘참여’의 의미」, 현대미술학 논문집 19(1), 2015, p.218 재인용.
15) 관객과의 상호작용과 관계를 창출하는 예술행위에는 다다이즘, 플럭서스, 초현실주의자들의 집단창작, 해프닝, 개념미술 , 신체미 술 등에 관계미학의 뿌리가 있다.
16) Nicolas Bourriaud, 『Relational Aesthetics』, trans. Simon Pleasance & Fronza Wood, Les Presses du réel, 2002, p.14.
17) Nicolas Bourriaud, 『Postproduction: Culture as Screenplay: How Art Reprograms the World』, Lukas & Sternberg, 2002, p.12.
18) 국제미술전인 광주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미술전으로 광주광역시에서 1995년에 1회를 시작으로 2018년 현재 12회를 맞이 하고 있다. 1990년 대 이후 한국 작가들이 국제무대에 진출하고 한국 미술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었던 데에는 23년 간 현 대미술 불모지 한국에서 현대미술의 씨앗을 발아했던 광주비엔날레가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한국과 아시아 현대미술의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매개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왔었다. 또한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문화예술로 승화하고자 한 광주 비엔날레의 창설배경을 바탕으로 광주라는 도시의 역사성을 지구촌에 재선언하며 세계 시민사회에 민주와 인 권, 평화의 묵직한 메시지들을 미술을 통해서 전달하고 있다. www.gwangjubiennale.org
3.2.1. 동시대의 현상-2018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동시대 미술계는 후기산업사회에서 해결해야 하는 위급한 문제로 인간 상호 간의 소통과 관계적 차원에서의 회복을 중요한 주제로 선정하였다. 부리오에 따르면 “최 근 몇 년 새 타자와의 관계가 갖는 잠재성을 실험하는 상생적, 축제적, 집단적, 참여적인 예술 프로젝트들이 수 배 가량 증가했다. 예술의 아우라는 작품에 의해 재현된 이상 및 개념, 구현되 는 형태 안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스스로를 전시하면서 산출하는 일시적 집단형태 의 한가운데에서 나타나고 있다.”19)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담론을 생성하는 국제 미술전인 광주비엔날레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끊 임없이 감지되고 있다. 2018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9월 7일 ~ 11월 11일)의 주제는 ‘상상 된 경계들(Imagined Borders)’로 세계화 이후 인간이 구축해온 국가, 민족, 지정학적 영토의 경계뿐 아니라 동시대 현상 속에서 어느 곳이든 영향력 있게 존재하는 심리적, 정서적, 정치적, 감정적 경계들을 다루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굳건해진 경계에 대한 담론들을 다루고 있다.20) 이번 광주비엔날레에는 42개국 163명의 작가가 참여하면서 기존의 단일 총감독제에서 벗어 나 11명의 큐레이터가 7개의 전시 파트를 통해 ‘경계’에 대한 담론 속에 사회, 정치적인 민감한 주제들을 여러 층위에서 다루고 있다. 비엔날레전시관 바깥 장소에 새롭게 신설된 ‘GB커미션’
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문화예술로 승화한 장소 특정적 신작 프로젝트로 구 국군광주병원과 같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사적지에 기념비적 작품들을 만들었다. 마이 크 넬슨(Mike Nelson)과 아피찻풍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작가의 경우 장 소 특정적 설치작품을 통해 도시 특정적 역사를 환기시키면서 관람객과의 소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역사화와 민주화 운동의 담론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아시아문화전당 1관에서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Adrián Villar Rojas)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 국가인 한국의 휴전선 부근 DMZ 접경 마을인 양지리에 거주하면서 촬영한 필름과 올해 1935년 일제강점기에 지어 진 광주극장을 촬영한 새로운 필름 <별들의 전쟁>이라는 작품을 보여준다.
GB커미션 작품으로 광주비엔날레 2전시관에 있는 카테르 아티아(Kader Attia)의 <이동하는 경계들>은 인간과 영적세계에 대한 경계를 광주 민주화 운동, 민주화 이후의 트라우마를 인터 뷰 형식으로 담은 비디오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관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고 있는 선후 훈의 디지털 드로잉 작품 <가장 평면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평면이 새로운 깊이 다>는 관객이 스크린 롤을 마우스로 직접 움직이면서 참여하도록 하였다. 선우 훈의 작품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같은 시위현장의 스토리에서 현재의 미투 운동(Me Too movement)까 지 우리사회의 굵직한 정치적 사건과 그때의 시민들의 반응이 원래의 메시지를 뒷받침 하거나 왜곡되는 형태로 재생산될 수 있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포스트 인터넷 환경을 보여준다.
<가장 평면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는 테크놀로지 디바이스의 평면성과 사회적 이슈들 간의 변증법적 관계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참여 정치의 소통 방식의 변화에 대한 시사점을 읽을 수 있다. 한국사회의 현실을 “등축투영법과 부감법의 지속 적인 유동 가운데 해시태그가 있는 아이폰 화면이 개인들 옆으로 나타난다. 형태의 의미 가독 성(Legibility)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더해 이 작품은 발전된 양식의 집단적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새로운 공공 영역의 부상을 제시한다.”21) 관객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자신들의 참여 행위에 의해 작품의 내용이 바뀌면서 우리사회에 실제 있었던 사건들과 민주 사회에서의 개인 의 유토피아적 표현이 차지하는 의미들도 함께 읽어낼 수 있다.
러시아 작가인 키릴 사브첸코브(Kirill Savchenkov)는 인간과 사물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기관의 관계, 교육 등을 탐색하는 작업에서 디지털 시대에서 지식과 데이터의 관계 로 변화한 작업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 출품작인 <폭죽과 화약>은 ‘컬렉션’이라는 이름의 카드게임을 재상상한 것으로 CIA 요원들이 오늘날의 급박한 위기를 대처하는 훈련에 서 사용하던 기법을 본뜬 인터랙티브 게임이다. <폭죽과 화약> 참여는 주말마다 오후 1시부
19) 니콜라 부리오, 현지연 옮김, 앞의 책, pp.107~108, 조사라, 「니콜라 부리오의 관계미학 관점에서 본 1990년대 이후 국제미술 전 비평 연구」, 한국프랑스학논집 99, 2017, p.292 재인용.
20) (재)광주비엔날레, 2018 광주비엔날레 도록 『상상된 경계들』, 안그라픽스, 2018, pp.6~7 참조.
21) (재)광주비엔날레, 앞의 책, p.184.
터 5시까지 보드게임 형태로 즐기면 된다. 이 작품의 작가는 관객에게 변동성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으며, 위기를 해결할 것인지를 가지고 직접 토론하는 참여형 인터랙티브 형식을 취하고 있다.22)
사회 참여적 작품 제작으로 잘 알려진 수퍼플렉스23)는 1990년대 이래 가장 힘 있는 아티스트 들로 구성된 컬렉티브 그룹 중 하나로 덴마크의 반이민법과 난민에 대한 시민들의 매우 부정적 인 인식에 대응해 <이방인들이여, 제발 우리를 덴마크인과 홀로 남겨두지 마세요>라는 벽화 와 포스터를 제작했다. 이 작품은 현실의 반영과 동시에 반(反)이민법 등으로 진입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의 국경 통제 정책과 관련된 정서들을 향해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 다.24) 이번 광주 비엔날레의 관람객들도 <이방인들이여, 제발 우리를 덴마크인과 홀로 남겨 두지 마세요>라는 영문 포스터를 들고서 반(反)이민법에 대한 자신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의 현상을 반영하는 최선봉의 역할을 지금까지 해왔다. 2018 광주비 엔날레는 연구자가 사회참여미술의 확장적 측면에서 논하고 있던 공공성의 개념들을 사회, 정치, 예술의 관계에 관객의 참여와 개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5전시실 출구에 마련된 시민 참여공간에는 100여 명이 넘는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꾸민 만장들이 비엔날레 앞 광장에 설치된 구조물에 매달려있다. 이 구조물은 한국 사회에서 만장이 갖는 성격과 사람 들의 집결과 참여의 문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대에서 지금 현재 만장의 변주된 지점 까지 함께 보여준다. 이들 작품들은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듣고 체험하면서 이루어진 참여형
22) (재)광주비엔날레, 위의 책, pp.182~183.
23) “수퍼플렉스의 예술 세계는 대체 에너지, 사회정치적 참여, 예술과 제도의 역할, 도시화, 이주 등을 다룬다.” (재)광주비엔날레, 위 의 책, p.136.
24) (재)광주비엔날레, 위의 책, p.136 참조.
<그림 2> 마이크 넬슨, 거울의 울림, 2018
<그림 3> 만장 워크숍, 2018 <그림 4> 수퍼플렉스, 이방인들이여, 제발 우리는 덴마크인과 홀로 남겨두지 마세요, 2018
<그림 1> 선우 훈, 가장 평면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2018
작품들로 미술작품의 중심에는 관람자의 능동적 참여와 권한이 부여된다. 이렇듯 앞으로도 사회참여미술은 실천의 정신 아래 지속될 것이며 일반적으로 사회적 관계의 깊이를 확장하고, 참가자들의 역량과 비판적 사고와 지속 가능성을 촉진하게 된다. 사회참여미술이 창조하는
‘해방의 공간’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은 이로부터 경험적 재산을 추출하여 감성의 해방과 정서적 인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25)
3.2.2. 5‧18민주정신을 계승한 광장미술-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
시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던 1960년대 이후에는 공원이나 광장,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공공미술의 장소성이 제기되었다. 특히, 광장26)은 그동안 한반도의 정치, 문화의 중추적인 장소로 자리하고 있는 핵심 장소로 시민들의 실질적인 해방 공간이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정치, 문화의 중추적인 공간이다. 공공 공간인 광장은 직접민주주의를 수행했던 역사적 장소에서 이제는 새로운 사회참여 예술의 실험대로 활용, 기획되는 21세기 문화 현장 의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광장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로서 그리스 시대의 아고라 (Agora), 로마의 포럼(Forum), 한국의 광화문, 중국의 천안문 등은 정치적이고 사회적 기능의 주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자본주의 상품의 광고가 범람하는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Time Square)까지, 이렇듯 광장은 시대적 환경의 변화와 사회구조에 따라 그 역할과 의미가 다양하게 변화하였으며 근대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공간으로서의 역할 을 담당해왔다.27) 오늘날의 광장은 공공을 위한 넓은 공간 또는 개방 공간으로서 시장과 같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28)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에 사회참여미술의 한 형태로 등장한 광장미술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열린 참여로 미술의 생산자와 관람객의 관계와 위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현재 우리나라의 광장미술은 사회참여미술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 사회만의 중요한 역할과 의미를 그 장소만의 특정성과 역사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2018년 5월 26일 토요일 오후 5시 18분에 광주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오월정신을 계승하는 문화예술행사 제 5회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가 개최되었다.
5.18 민주광장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으로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최후의 항쟁지였던 장소적 특징이 있는 곳이다. 1980년 5월 당시 전남도청은 군부독재에 맞선 시민군의 항쟁의 본부였고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낸 5·18광주민중항쟁의 현장으로 이곳부터 시작하여 넓게 뻗어있는 금남로 일대는 현재 광주의 대표 상징이다.29) 1980년 5.18 민주광장에는 군부독재 에 저항하며 천에 계엄령 해제와 같은 걸개그림과 ‘오월에서 통일로!’라는 문구가 그려진 그림 들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현장에서 만들어졌다.
25) 파블로 엘게라, 앞의 책, pp.32~34.
26) 사람들이 모인다는 어원의 아고라와 달리, 근대 광장은 보여줌으로써 동의 하도록 기획하는 전시공간이며,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 의 눈이 모이도록 설계한 ‘스펙터클(spectacle)’의 장이다(박삼철, 앞의 책, p.101).
27) 류광록, 「서울광장을 통해 본 광장의 사이버스페이적 특성」, 한국공간디자인학회 논문집 제2권 2호, 2007, p.86.
28) 장태현, 「도시 광장의 공간구성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6, p.13.
29) 이곳은 ’1996년부터 5·18민주광장으로 불리고 있다. 5‧18민주광장은 1980년 5월 당시에 가장 치열했던 광장으로 10일간의 항쟁 으로 이어졌던 시민군의 시체가 쌓여있던 장소이기도 하다. 현재는 이 장소 일대가 지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자리하고 있다.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38주년으로 대통령의 담화문에는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를 이뤄낸 오월 영령에 대한 추모와 함께 역사와
<그림 5> 광장에서 작업 중인 작가
<그림 6> 청소년 시민참여 프로그램 현장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는 2014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전국에서 모인 화가, 만화가, 동화작가 등이 5·18민주광장에 둘러 앉아 광주 민주화 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표현하는 문화예 술행사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참여예술이다. “이번 ‘제5회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의 주 제는 ‘2018 메이피플, 평화의 꽃이 피었습니다’이다.”30) 올해는 분단의 역사 이후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만나 판문점에서 평화협정을 맺고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가 정착되는 초석을 만들었 던 해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불어온 평화의 바람과 1980년 5·18의 역사를 가슴에 품은 100여명의 문화예술가와 시민들이 투쟁의 현장에서 그림을 그려 오월정신을 보 여주는 행사였다.31)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 아트’ 현장에서는 ‘5월 정신’이라는 주제 아래 광장에 모인 시민들과 예술가들이 민주적인 토론과 자유로운 예술적 참여로 광장을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 둥근 분수대 주변 5‧18민주광장은 시민들의 열린 예술 활동의 장이자
‘오월정신’이라는 도시의 미적 이념의 장소로 상징되고 있다. ‘해방의 공간’인 광장미술에 참여 했던 시민들은 사회적 실천의 정신 아래 의사소통, 관계의 확장, 문화적 향유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본 연구자는 이 행사의 주관을 맡았던 잡아트프로젝트(MSC)의 회원으로서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메이피플 토크-나도 한마디'에서 청소년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작가 로도 참여했다. 청소년 시민참여 프로그램에서는 광주 1980년 5월, 민주사회, 공공성, 청소년 의 현실 등을 토론 주제로 삼고 이들을 한데 묶어 그림으로 표현해 보았다. 이렇게 비판적 사고력이 형성된 청소년들은 자기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에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가 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사회참여미술을 통해 청소년들의 사회비판적 교육 가치까지 재조명해 볼 수 있었다. 이는 미술의 사회적 기능이 삶의 현장과 실제적으로 관련이 있으며, 현재 학교 교육과정에서도 사회와 연계된 미술활동들을 장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결론 및 제언
미술은 사회·문화적 맥락들을 재구성함으로써 다양한 문화,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들을 시각 예술로 개념화한다. 미술의 의미와 공공성은 시대와 이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매우 다양 한 형태로 나타났다. 포스트모더니즘시대 이후 새로운 담론으로서의 사회참여미술은 어떤 정 치적인 특권으로서의 매체도 아니며, 기존 사회 문제에 대한 해답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 감정적 문제 등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의사소통의 매개이자 공공성에 기반을 둔 공동체사회로 나가가는 예술적 실천이다. 비엔날레 같은 국제전이 가능한 미술관이나 광장, 거리에서 실천되고 있는 사회참여미술이 지금의 미술문화 시스템 안에서 시민들의 삶의 추구를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지, 문화발전이라는 궁극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유효한지를 지금 시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미술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생겨난 융합 프로그램이 광장이나 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시민 참여형 을 선호하고 있다. 이렇듯 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기반으로 참여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이제는 미술 관의 안과 밖이 따로 구별되지 않는다. 이는 사회참여미술이 갖는 특수한 정체성이 시대적 흐름과 잘 호응되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시대의 패러 다임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하고 있는 뉴 미디어의 새로운 기술 속에서 사회 참여미술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검토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참여미술은 기존의 공공미술의 미술사적 담론의
‘새 장르 공공미술’의 개념과 부리오가 말하는 관계미학의 가치들을 수용하고 있다. 여기에 아렌트와 하버마스의 공공성이론이 바탕이 되었고 실제 광주에서 진행된 2018 광주비엔날레 에 출품된 작품 중에 위에 소개된 작품들이 관객의 참여와 장소 특정성에 기반하고 있었다.
올해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된 광장미술에서는 시민들의 실제적 참여 행위의 기저에는 사회적, 정치적 참여에 대한 시민들의 소통의 다양성이 예술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
진실을 밝히는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의 결의를 약속받는 해이기도 하였다.
30) 5·18 기념재단, 제5회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 도록, 2018, p.12.
31) www.518.org
다. 마지막으로 이를 통해 연구자는 동시대미술에서의 사회참여미술이 예술성과 공공성을 획 득하는 과정에서 미술이 매개체 역할도 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렇듯 미술적 행위가 지금까지 사회 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그 변화가 계속 이어지는 사이 에 있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이는 다원화된 사회에 부응하면서 현대미술의 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능성에 대한 고민에서 나오는 확장된 흐름일 것이 다. 그러나 앞으로 사회참여미술이 하나의 장르에 머물기 보다는 실천적인 참여예술로 나아가 야 한다는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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