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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Horizon들어가며
오늘날 디지털 정보 기술, 컴퓨터 공학, 사이버네틱 기술, 생명유전공 학, 인지과학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은 단순히 인간의 육체적·지성적 능력을 보완해 주는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능력을 향상 시키고 나아가 인간을 근본적으로 변형시킬 잠재력까지 지닌다. 이에 따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육체와 정신의 확장, 디지털 네트워크화에 따른 시·공간 개념의 변화 및 육체성 없는 주체의 등장과 같은 탈경 계적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포스트휴먼(Post-human) 또는 트랜스휴먼(Trans-human) 논의 는 바로 그러한 상황을 반영하며, 아마도 사람과 기계, 곧 생물과 무 생물의 경계가 급격히 소멸되면서 등장하는 사이보그(Cyborg)는 그 러한 논의를 가장 잘 대변하는 사례일 것이다. 그래서 미국 국가정보
위원회(NIC)는 2012년 보고서 『Global Trends 2030 : Alternative Worlds』에서 2030년경에 지속적인 향상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수퍼 휴먼(Super-human)’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도 ‘2030년 안에 사람의 두뇌가 클라우드 를 기반으로 한 기계적 의식과 결합해 하이브리드적 사고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으며,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도 ‘200년 안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기술이 사람과 결합 해 사이보그(Cyborg)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들은 인간이 주체적으로 사유하거나 행동하는 양 식을 바꿀 뿐 아니라, 인간 고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에 대한 새 로운 규정도 요구한다. 그야말로 사람과 사물 간의 무한한 연결을 가 능케 하는 사물인터넷, ‘인간의 기계화’와 ‘기계의 인간화’를 가능케
포스트휴먼시대 인간과 기술의 소통모델 : 네트워크 사이보그
글 이원태(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보사회분석실 연구위원)
미래연구 포커스 The Next Human Plat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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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인공지능, 로봇, 뇌과학 등의 이른바 포스트휴먼 테크놀로지들 이 기계, 사물 등과 같은 비인간적(Non-human) 행위자까지 커뮤 니케이션 주체로 만드는 만물소통의 시대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 래서 기존 인간중심적 소통모델로서의 ‘휴먼 커뮤니케이션(Human Communication)’이 인간-기계 간의 합성체로서 사이보그가 주도하 는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과연 포스트휴먼의 커뮤니케이션 특성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포스트휴먼 커뮤니케이션 기술 현황분석
포스트휴먼 기술은 인간과 기술을 융합하여 인간의 인지적, 신체적, 사회적 능력을 보완하거나 강화시키는 기술 분야를 총칭한다. 따라 서 포스트휴먼 기술의 유형은 인간과 기술(기계, 과학기술, ICT 기 술 등을 총칭)의 융합 형태, 또는 활용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 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와 DOC(Department of Commerce)는 인간과 기술이 융합하여 인간 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분야를 NBIC(Nanotechnology, Biotechnology, Information Technology and Cognitive Science) 4가 지로 구분한 바 있는데, 본 연구자는 최근의 ICT 발전 동향을 고려해 포스트휴먼 기술을 아래와 같이 유형화한 바 있다. 즉, 과거 인체 기능
을 향상시키는 로봇 중심의 포스트휴먼의 기술적 개념 정의를 확장하 여, 최근 주목을 받는 빅데이터,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물인터넷, 인공 지능 등을 적용하여 나타나는 인간과 기술 간의 상호작용과 그 파급효 과를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포스트휴먼 기술은 보철 등의 신체이식, 인지기능 강화, 웨어러 블 착용 기술에 머물지 않고 인간과 기술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으로까 지 발전하고 있다. 물론 포스트휴먼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기술들 에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하여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BCI(Brain-Computer Interfacing), HRI(Human-Robot Interaction)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t) 서비스가 대표적인데 이에 대한 글로벌 ICT 기업들간의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Siri’, 구글의 ‘Google Now’, 마이크로소 프트의 ‘Cortana’, 아마존의 ‘Echo’ 등이 있으며 최근 페이스북과 바이두 도 각각 ‘M’과 ‘Duer’를 발표하며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 고 있다.
특히 애플의 Siri는 인간과 컴퓨터의 의사소통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장시 킨 사례이다. 컴퓨터 프로그램과의 상호경험을 통해 인간의 행동과 인지 가 인간 안에서부터 벗어나 인간과 모바일을 포함하는 바깥 환경으로 확 장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의 HRI 기술도 로봇이 사용자 의도를 판 단하고 적합한 반응과 행동을 수행함으로써 인간과의 의사소통 및 상호
포스트휴먼시대 인간과 기술의 소통모델 : 네트워크 사이보그
〔그림 1〕 포스트휴먼 기술의 유형
출처 :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14)
인지 향상
건강 증진
무인 자동화
장애 극복 ㆍ소셜로봇 ㆍ증강현실/대체현실
ㆍ동작/생체 인식 ㆍ빅데이터 라이프로그 ㆍ모바일 3D 카메라
ㆍ복합 촉각 마우스 ㆍ스마트 글래스 외부
인지형
인지/관계형 신체/활동형
신체 밀착형
ㆍ신체부착/생체이식형 센서 ㆍ뇌파인식
ㆍ웨어러블 액세서리 ㆍ집중형 초음파
ㆍ지능형 로봇 ㆍ시각장애인 자동차
ㆍ웨어러블 로봇(로봇 보조공학) ㆍ아바타 로봇
ㆍ스마트 글래스
기술의 상대적 위치
인간 역량의 향상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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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Horizon협력을 가능하게 하는데,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와 같은 ‘정서 로 봇’은 인간과의 정서적 코드를 맞춰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포스트휴먼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인간과 기술(기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더욱 고도화될 것인데, 특히 인간의 뇌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 기술, 즉 BCI는 커뮤니케 이션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환을 가져올 것이다. 1970년대 미국 NSF 후 원하에 UCLA가 착수한 BCI 연구는 BCI(Brain–Computer Interface), MMI(Mind-Machine Interface), DNI(Direct Neural Interface), STI(Synthetic Telepathy Interface), BMI(Brain–Machine Interface)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면서 발전해왔다. 최근 트랜스휴머니스트로 유 명한 케빈 워릭(Kevin Warwick) 박사는 2030년경에는 미래의 커뮤 니케이션이 단순히 말하고 듣는 음성인식 기술의 수준을 넘어 남의 생 각과 소통하는 기술, 즉 BBC( Brain-to-Brain Communication) 또는 MMC(Mind-to-Mind Communication)이 더욱 일반화될 것으로 예측 한 바 있다.
포스트휴먼 소통의 미래전망과 한국적 시사점
이처럼 인공지능과 로봇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포스트휴먼 기술환경 은 커뮤니케이션의 개념과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기존의 CMC(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이론에서는 컴퓨터와 같은 기술이 인간 사용자들 간의 메시지 교환 수단이라는 관념이 오랫
동안 지배해왔고, 컴퓨터의 의사소통적 역할도 그러한 지배적 패러다 임에 조응하면서 설명되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은 기존 소통모델의 한계를 드러냈다.
예컨대 인공지능의 개척자 튜링(Alan Turing)은 기술과 기계가 단 순히 인간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의사소통적 상호작용의 참여자라 고 보았다. 더 이상 의사소통적 상호작용의 중심이 인간에만 국한되 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창시자 노버트 위 너(Norbert Wiener)도 『인간의 인간적 활용(The Human Use of Human Beings)』이라는 저서를 통해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 사이 의 상호작용이 사회관계에서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고, 프랑스 기술 철학자 시몽동(Gilbert Simondon)은 기계들도 인간처럼 발생과 진화 를 겪는 자기 나름의 존재 방식이 있고, 기계들이야말로 인간의 동등한 협력자이며 기술적 활동이야말로 인간 사회를 위 아래로 소통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 문화적 매개자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포스트휴먼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주 종관계가 아닌 상호협력적 관계로 볼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프랑스 철학자 라투어(Bruno Latour)가 말한 ‘인간과 비인간 주체 간의 네트 워크(The Network of Human and Nonhuman Agency)’의 관점에 서 본다면, 포스트휴먼은 비인간 행위자를 포함하는 이질적인 요소들 과의 관계 및 교호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네트워크 사이보그(Network cyborg)’로도 개념화될 수 있다. 즉 네트워크 사이보그는 인간의 기계 화, 인간과 기계 사이의 융합을 넘어 유기체로서의 인간과 기술적으로 매개된 다른 모든 존재를 포괄하는 개념이며, 기술문명 시대 모든 존재 들의 체현방식인 동시에 그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인터페이스로 기능하는 것이다.
따라서 포스트휴먼의 커뮤니케이션은 팔, 다리 뿐만 아니라 두뇌까지 인간의 모든 신체기관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되고 인간 신체 바깥 의 모든 사물, 즉 비인간적 것들도 인간의 몸과 연결된 미디어라는 점 에서 만물지능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연출한다. 단순히 신체의 매체화 를 넘어 모든 사물의 매체적 육화가 일어나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새 로운 커뮤니케이션 특성은 음성인식에서부터 동작인식, 웨어러블, 사 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인간과 기술 사이의 전면적이고 다차원적인 인 터페이싱 또는 네트워킹을 가능케 하는 포스트휴먼 기술들 덕분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네트워크 사이보그는 생물학적 육체와 기술이 결 합된 사이보그인 동시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웨어러블 등 네트워크 인터페이스를 활용하여 사람들 간의 소통 뿐만 아니라 사람-사물, 사 물-사물들간의 소통까지 확보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과거에는 모든 기 술이 인간에 의해 구성되고 규정되었지만, 마치 ‘제2의 신체’처럼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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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문해력과 한국의 미래한 보철 장치 및 인공지능 기기들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인간-기술의 커뮤니케이션은 오히려 인간다움(Humanity)의 새로운 조건으로 기 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상황의 도래는 우리에게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네트워크 사이보그로서의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언제든지 연결되어 의사소통 가능한 그야말로 전지전능한 존재 로 등장하지만, 주어진 환경에 도발적으로 관여하면서 개인의 고유성 또는 개체성을 드러내는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 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스트휴먼 주체로서의 네트워크 사이보그는 향상된 능력을 지닌 개인들의 자율적 선택이 과잉될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가치나 방식만을 추구하는 '자유주의 우생학'의 오류 를 범할 수도 있다.
또한 비인간 행위자들까지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로 확장시키는 포스 트휴먼의 ‘탈육화된 커뮤니케이션(Disembodied Communication)’
이 인간과 기술 간의 본질적 차이, 더 나아가 자아와 타자 간의 실존 적 장벽을 초월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될 수 있다. 그 래서 인간중심적 소통에서 벗어나 비인간적 행위자까지 포괄하는 네트워크 사이보그 시대의 소통이 제대로 가능하기 위해서는 ‘통역 (Commensuration)’이 중요한 정책기능으로 대두될 것이다. 여기서
‘통역’이란 인간과 기술 한쪽의 일방적 해석이 아니라, 즉 인간들 간 의 ‘해석학적 이해(Interpretative Understanding)’ 뿐만 아니라 기 계, 사물 등 이질적 요소들과의 차이를 고려한 ‘기계적 이해(Machinic Understanding)’도 적극 포용하는 것을 말한다.
끝으로, 인공지능, 로봇 등의 기술발전에 힘입어 포스트휴먼 상황에서 인간과 기술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점차 사이보그를 닮아가는 것은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가져다 줄지 모르지만, 윤리적 진공상태에서 네 트워크 사이보그는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도록 방치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자율적 존재로서의 인간 본연의 존재성 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통을 경험하는 인간들 사이의 관계를 이어줄 새로운 윤리와 규범체계가 필요하다.
글을 마치며
앞에서 네트워크 사이보그는 인간 행위자의 사회적 관계를 넘어 인 간과 비인간, 인간과 사물 사이의 교호작용을 포괄하는 새로운 의사 소통 모델로 개념화했다. 이러한 새로운 소통모델은 기존의 인간중 심적 사고와 관점에 근본적 문제를 제기한다. 왜냐하면 기존의 인간 중심적 사회에서 배제되거나 객체화되었던 사물의 새로운 정의, 역 할, 기능 및 의미를 새롭게 부각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포스트휴먼
기술환경은 과거에 주체와 객체로 엄연히 분리되었던 인간과 여타 생명체 혹은 인간과 사물과의 비대칭성을 와해시키고 인간중심주의 (Anthropo-Centrism)에 기초해온 이전 사유체계의 일대 변혁을 요 구한다.
그러나 기술에 인간과 동등한 행위성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철 학적 논란은 지속될 것이다. 과연 네트워크 사이보그가 인간의 자유의 지가 지나치게 발휘된 과도한 행위주체성(Hyper-Agency)의 결과인 지, 아니면 인간의 실존적 조건에 반하는 행위, 즉 인간 본연의 자율적 주체성이 해체된 탈인간적 존재에 불과한 것인지, 이에 대해 포스트휴 먼의 윤리적 조건에 관한 심층적 논의가 필요하다.
더구나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기술성 (Technicity)의 본질이 결국 우리 눈앞에서 기술이 비가시적으로 사라 지는 것, 즉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채 인간과 기술, 인간과 기계 사이 의 혼종성이 극대화되는 상황을 우려했듯이, 모든 것이 기능적으로 연 결되고 기술적 특성이 보이지 않는 초연결 인공지능 사회에서 포스트 휴먼의 도덕적·윤리적 연결성을 고려한 규범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 이 요구된다.
따라서 인간소통의 본질이 기술과 기계에 의해 형해화되지 않도록 인 공지능, 로봇 등 기술적 수단들이 인간다운 소통을 촉진하도록 개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에만 네트워크 사이보그는 자유로운 인간 의 존재성을 드러내는 의사소통을 통해 그 도덕적, 윤리적 존재의 기반 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휴먼시대 인간과 기술의 소통모델 : 네트워크 사이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