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는 인구감소 문제를 두고 골 머리를 앓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 등의 인구 구조 변화와 인구감소의 문제가 한두 해에 걸쳐 제기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발표된 통계는 암울하기만 하다.
2016년의 우리나라 합계출생률은 1.17명으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른바 ‘붉은 원숭이띠 의 해’라고 불렸던 작년 한 해 동안 단 한 명의 신생아 출생신고도 없었던 읍면동이 전국적으로 15곳이나 되었 다고 한다. 이러한 소식은 특히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 로 ‘소멸’이라는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각 지 자체는 인구감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바 쁘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산장려금을 증액하 고 출산장려지원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외부인구 유인 책으로서 수도요금 감면부터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겠 다는 곳도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다른 지자체에서 꺼려
하는 군부대 유치 등을 통해서라도 인구감소를 막아보 려 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들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아니 더 욱 근본적으로 인구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일까? 경 제성장과 더불어 급속한 도시화를 경험한 우리나라 도시 는 언제나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일찍이 지속적 인 인구감소와 도시쇠퇴를 경험한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인구성장을 전제로 하는 공간계획이나 사회·경제적 인 프라 구축이 실효성이 없음을 인식하고 이른바 ‘도시축소 (urban shrinkage)’에 입각한 계획과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축소 현상에 대한 관심 이 높아지고 관련 연구들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의 대부분은 관련 이론을 검토하여 정리하고 해외사 례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중소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국 도시의 축소!
메커니즘과 그 특성을 말하다
박정일 | 계명대학교 도시계획학전공 조교수([email protected])
저성장 시대의 축소도시 실태와 정책방안 연구
Urban Shrinkage in Korea: Current Status and Policy Implications 구형수, 김태환, 이승욱 지음
86 국토 제426호(2017. 4) KRIHS 보고서
우리는 도시축소의 원인이 국가별로, 도시별로, 그리 고 시대별로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저출 산·고령화 같은 인구학적 변화에서부터 탈산업화 등 경 제여건 변화, 교외화와 같은 도시공간구조의 변화, 정치 체제 붕괴 등 구조적 변화, 그리고 환경오염, 자연재해 등의 환경적 위기까지 세계의 도시들이 경험한 도시축소 의 원인은 다양하기만 하다. 원인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 져야 한다. 한국에서도 도시축소가 일어나고 있음을 지 적하고 축소지향적이라는 새로운 틀에서의 정책방향을 제시한 기존 연구들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나 라의 도시축소는 어떠한 요인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어떠한 경로로 축소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설명하 는 데서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도시축소의 영향 요인을 실증분석으로 규명하려는 첫 시도이자, 이를 토 대로 도시 실정에 맞는 정책대안과 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뚜렷한 연구이 다. 이 보고서의 경로모형을 활용한 도시축소 발생 메커 니즘 분석은 단연 돋보인다. 먼저 도시축소에 관한 방대 한 이론과 해외사례를 종합하여 도시축소의 다양한 경로 를 도시축소의 원인과 현상, 그리고 결과로 구분하여 일 련의 다차원적 프로세스 모형으로 도식화하고, 관련 통 계자료를 수집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의 결과는 보다 실제적인 진단과 처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예컨대 축소도시에서의 1인당 재정지출은 교외화·스프롤 정도 가 심할수록, 고령화가 많이 진행될수록, 빈집의 비율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많 은 도시들이 시도하고 있는 세금혜택 혹은 신규 기반시 설 투자를 통한 외부인구 유인책이 도시축소와 재정부담 완화에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보다는 시가지 확산의 방지책 마련과 유휴시설을 활용한 노인복지시설 설치 등의 정책대안은 이 보고서에서만 찾 을 수 있는 구체적인 맞춤형 처방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인구감소 추세가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도시 에서는 고령화와 독거노인 역시 증가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축소도시에서는 빈집이 증가하고 인구밀도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나 도시외곽지역의 개발은 여 전히 성행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빈집의 증가는 읍·면지역보다 동지역에서 더 빠른 속도를 보이 고 있으며, 공실률 증가추세는 단독주택보다 공동주택에 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기존의 단독주택 중심 빈집정비사업의 한계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공동 주택 공급위주의 도시개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 다. 또한 이 보고서에서는 각 도시들이 최근 재수립한 도 시·군기본계획을 일일이 찾아 비교하였는데, 장래 목표 인구는 여전히 증가를 가정하고 있으며 시가화예정용지 도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도시외곽 개발을 부추기고 있 음을 지적한 점도 흥미롭다.
많은 도시에서 도시축소 현상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 실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현상을 겸허하게 받아들 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축소도시에 대한 처방으로 스마트 축소(smart decline), 도시 다이어트(city diet) 등과 같이 해외 성공 사례를 유행처럼 비판 없이 도 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각 도시는 특수성을 고려하 여 도시축소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이 러한 점에서 본 보고서는 앞으로의 축소도시 연구와 정책 개발에서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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