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삶의 안전이
곧 도시의 안전입니다”
-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
인터뷰│이상은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email protected]) 서울시는 지난 5월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로 선정되었다.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 선정은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라는 방향 아래 재난 예방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는 서울시의 노력이 국제적인 공감대를 얻은 결과다. 이번 호 이슈와 사람에서는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을 만나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재난회복력 강화 종합계획 수립 과 도시를 중심으로 한 방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상은(이하 ‘이’) 이번 호 월간국토는 ‘불확실성 시대의 도시방재’라는 주 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본부장님께서는 오랜 기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방재시설과 제도에 어떤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준기(이하 ‘김) 도시는 여러 가지 복합된 사회간접자본에 의해 성립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그에 따른 편리하고 유익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몸과 같이 도시 시설물도 아픔을 겪고 상처를 입 으며 늙어갑니다.
시설물은 잘 짓는 것만큼이나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람의 몸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큰 병을 예방하듯 시설물도 지속적인 관심과 점검 을 통해 관리해야만 사전에 문제 발생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 니다.
이제 도시는 개발만이 아니라 안전에 중점을 둔 도시관리 체제로 바뀌 어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과거 개발의 시대에는 부족한 인프라 시설을 빨리 짓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유지관리에 대한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사전예방 을 중시하는 안전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도시기반시설의 유지관리를 부담과 비용이 아닌, 도시경쟁력과 도시 브랜드를 제고할 수 있는 생산성 있는 미래 산업으로서의 인식전환이 필요 합니다.
이 서울시에서 발표한 ‘서울시 안전관리 기본계획’은 지자체에서 마련한 국내 최초의 선제적 재난예방 시스템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기존의 방재정책 또는 안전정책과 비교할 때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었다 고 볼 수 있을까요?
김 ‘서울시 안전관리 기본계획’은 지난 2014년 자치단체 최초로 수립한 도시안전에 관한 중장기 종합 계획입니다. 그동안 중앙정부에서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 안전관리기본계획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1년 단위로 안전관리계획을 세워 추진했던 것에서 더 나아가 서울시 실정에 맞게 재난 및 사고 유형별 로 세분화하고, 발생빈도와 피해규모를 감안하여 중점관리대상(17종), 일반관리대상(49종)으로 구분 하여 관리토록 하는 등 종합적인 안전대책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계획 수립과정에서 관련기관과 함께 전문가 자문, 시민 설문조사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마련 되었다는 것도 주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광화문 일대 침수나 우면산 산사태로 인해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 국가적으로 자연재해에 경각심을 갖게 되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당시 서울시가 주 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많은 전문가, 시민단체와 의견을 수렴하며 기술적으로 높은 수준의 토론회를 이슈와 사람 140
김준기
도시방재 패러다임을 이상기후 체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시민이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공청회, 정책박람 회 등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도시안전 포럼을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교량, 터널 등 시설물 안전점 검도 시민과 함께 실시함으로써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민 삶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자연재해나 인적재해의 직접적인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각종 첨단 경보 장치나 방어시설을 설치한다고 해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것이 재 해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재해가 재난으로 최대한 확대 되지 않고 가능한 빠르게 복구될 수 있도록 복원력을 행정시스템과 시민 사회에 배양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서울
시는 최근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서울시는 시민사회와 함께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진행하시는 계획이 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 서울은 세계 여러 도시들과 손잡고 예측하지 못한 재난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고, 재난발생 시 신 속한 복구를 위해 ‘세계 100대 재난 회복력 도시(100RC)’에 가입했습니다.
이는 록펠러 재단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런던, 파리, 로마, 몬트리올, 뉴욕, 시카고 등이 가입되어 있으며 한국에선 서울이 유일하게 선정됐습니다.
서울시는 향후 2년간 록펠러재단 100RC로부터 10억 원 상당의 비용과 전문 컨설팅, 소프트웨어 등 을 지원받아 서울의 재난회복 역량을 키워나가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100RC의 민간, 공공 및 비영리 부문 파트너인 EPA, Microsoft, THE WORLD BANK 등으 로부터 종합계획 수립 및 실행에 필요한 리스크 관리 기법, 빅데이터 활용 및 분석 기법, 예산 확보 기 법, 도시기반시설 구축 기법 등을 지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재난대책이 시설물 붕괴, 화재, 홍수 등 서울에서 자주 발생해온 재난의 예방과 복구 대책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새로 수립할 계획에는 100RC 도시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전 세계 대도시들의 공동 문제에 대해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내용 등을 담은 포괄적·혁신적인 재난 관리 계획이 될 것입니다.
또, 향후 안건 설정 워크숍이 개최될 예정인데 이 자리엔 시민단체,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서울시 외 100RC 가입도시의 CRO(Chief Resilience Officer) 등이 참석하여 재난회복력 강화 종합계 획 수립을 위해 서울시가 직면한 가장 시급하고 핵심이 되는 도시문제를 선정하게 됩니다.
이상은
이슈와 사람 140
앞으로 100RC에 선정된 도시들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서울시의 재난회복력을 구축하고, 우 리의 성공사례 역시 국내외 타 도시에 전수할 것입니다.
세계 100대 재난회복력 도시 가입은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재난 예방 정책을 꾸진하게 추진해오고 있는 서울시의 노력이 국제적인 공감대를 얻은 결과입니다. 시민 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시 되는 시정이 구현될 수 있도록 재난회복력 강화 종합계획 수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조금은 다른 이야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개발된 지 오래된 도시는 그 자체로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하에 매설된 노후관로, 자산가치가 낮은 구조물, 취약계층이 밀집된 생 활환경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이 문제는 경제성이나 소유주체를 따지게 되면 대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본부장님께서는 어떤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십 니까?
김 서울의 도시기반시설은 대부분 1970년대 경제성장과 함께 조성되어 노후시설 비율이 점차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시설물별 노후화 위험도는 앞으로도 급격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시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는 1·2종 시설물과 간선하수관 로 중 30년 이상 된 시설물에 대한 실태평가조사 및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제도적 방안 마련 을 위해 올해 7월 ‘서울특별시 노후기반시설 성능개선 및 장수명화 촉진’ 조례를 제정, 공포함으로써 앞으로 노후시설물의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이 조례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는 1·2종 시설물과 간선하수 관로 중 30년 이상 된 노후시설물의 미래 수요 변화 등에 대응해 구조적으로 성능과 효율을 높이고, 치명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구조와 내구 성능을 정비하여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금 까지 도시기반시설 관리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밀 안전점검이나 진단을 하 고 그 결과에 따라 사후에 손상을 보수했지만, 이제 이 조례가 본격 시행되면 시설물에 따른 미래의 수요 및 상태 변화 등을 예측하여 사전 대응체계로 관리될 것입니다.
또한 민간 취약시설 및 재난위험시설 등의 안전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시민과 함께 점검하는 ‘우리동 네 안전감시단’, ‘더안전시민모임’ 등의 시민 거버넌스를 구성·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역 내에 서 평상시엔 시설물 상태를 관찰하고, 선제적 안전조치를 시행합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회 의에 참석해 안전사각지대 발굴 및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울시와 자치구, 시 민이 함께 취약시설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 마지막으로 안전총괄본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시민 여러분께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안전사고로 인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안전총괄본부는 각종 재해,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안전에 강한 도시를 만들어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재난발생은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시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속도를 조금 늦 추는 한이 있더라도 물샐틈없는 안전망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안전’에 최우선 가 치를 두고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후손들이 오래도록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기반시설을 만들고 유지·관리하는 데 힘쓸 것입니다.
특히 시민안전을 시민의 중요한 권리로 규정하여 인간과 공동체를 최우선으로 하는 ‘사람’을 위한 도시안전망을 만들어 보이지 않는 생활 속 안전사각지대를 발굴하고자 합니다. 시민 안전문화를 확산 하기 위해 시민과 함께하는 안전 활동을 더욱 강화하여 365일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 서울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시민 삶의 안전이 곧 도시의 안전입니다. 모든 재난을 다 막을 순 없겠지만, 서울시는 재난에 대 비한 사전예방과 철저한 관리로 시민의 안전이 도시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라는 것을 잊지 않겠습 니다.
김준기 안전총괄본부장 주요 약력
연세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 석사(1986) / 오리건주립대학 대학원 토목공학 박사(1997)
제20회 기술고등고시(1986) /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안전관리부장(2001) / 서울시 건설기획국 도로관리과장(2003) / 서울시 교통국 교통운영담당관(2006) / 서울시 도시계획과장(2008) /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시설국장(2011) /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부본부장(2013) /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국장(2014) /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 (2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