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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 협업의 제도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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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 협업의 제도화 방안

- 이탈리아 네트워크계약을 중심으로 - 산 업 경 제 분 석

KIET KIET

2009년 도입된 이탈리아의 ‘네트워크계약’은 기업 간 협업 모델을 계약의 형태로 공식 화한 제도이다. 참여 기업들은 계약 내용을 기초로 혁신, 해외시장 개척 등 다양한 경 제적 활동을 유연한 방식으로 공동 수행할 수 있다. 동 제도의 도입은 이탈리아 산업에 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중소기업과 산업지구의 발전에 중요한 정책적 의미를 갖는다.

네트워크계약은 2010년 18건의 계약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617건의 계약이 체결되 었으며, 현재까지 누적된 계약 건수는 2,579건, 참여기업 수는 1만 2,917개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지만, 인구와 기업이 밀집된 중·북부 지역의 광역권과 로 마, 밀라노 등 대도시권에서 높은 참여 비중을 나타낸다. 서비스업의 비중이 52%를 차 지하며, 그 중 전문, 과학 및 기술 분야의 비중이 가장 높아 기업 혁신 역량의 강화라는 제도의 도입 목표에 부합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개별 네트워크의 외연과 지역 간 연 계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참여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혁신 등의 성과 사례들이 지속 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이탈리아의 제도를 참고한 ‘중소기업의 네트워 크형 협력사업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마련되었으나, 의결 과정에서 폐기된 바 있다. 이 탈리아 네트워크계약의 사례는 기업 간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환경의 개선과 제도 적 측면의 보완이 우선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기업 간 네트워킹의 강화는 저성장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전통산업과 중·저위 기술 분야의 성장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 다. 이러한 기업 간 협업 네트워크의 활성화 정책은 지역 클러스터의 발전과 긴밀히 연 계되어야 한다.

(2)

이탈리아의 거의 모든 산업 부문에는 중소기업 이 잘 발달해 있다. 오랜 시간 각 지역에 뿌리를 내려 온 토착 중소기업들은 지역산업의 동력이자 중추이다. 특히 종업원 10인 미만의 극소기업(마 이크로기업)들은 전체 기업 수의 95%에 이를 정 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이 창출하는 고용 과 부가가치는 전체 경제의 각각 47%와 30%에 달 한다. 이탈리아의 소규모 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 도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견주어도 매우 높은 수 준이다.1)

그러나 2000년대를 거치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가진 문제점들이 부각되었다. 세계화 로 인한 시장개방의 확대와 글로벌 경쟁의 심화 로 많은 기업들이 그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 수 출과 해외 아웃소싱 등에 주력하였으나 뚜렷한 성 과를 내지 못하였고, 섬유·의류, 기계 등 전통 제 조업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김계환 외, 2015).2)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혁신적인 소규모 기업들은 다양한 제품 들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쉽다. 의사결정체계가 단순하여 오늘날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상 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 러나 가족 중심의 폐쇄적인 기업 문화가 고착화될

1) 한 예로 독일의 경우 극소기업은 83%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들의 고 용 및 부가가치 비중은 각각 19%와 15%로 이탈리아와는 큰 차이를 보 임(김경석(2014), 「메이드 인 이탈리아」, 21세기북스).

2) 김계환 외(2015), 「고품질 제품의 경쟁력 요인 분석 : 독일, 프랑스, 이탈 리아 사례」, 연구보고서 2015-770, 산업연구원. 섬유·의류산업을 중심 으로 본 이탈리아 중소기업의 규모별, 지역별 최근 실태와 그 변화 추이, 한계점 등의 논의는 제5장을 참조

경우 그 혁신적 면모를 잃어버리기 쉽다. 해외투 자, 인수 및 합병과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업 위험을 지나치게 기피하여 외연 확장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이탈리아 정부와 학계 및 산업계는 자국 중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다른 유럽 국가 들은 물론 아시아 신흥국의 중소기업에 비해서도 낮은 경쟁력과 시장성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우려 와 비판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네 트워크계약이라는 독창적인 제도를 도입하였다.

네트워크계약은 체구가 작은 여러 중소기업들을 하나로 묶어서 사업의 여러 측면에서 규모의 경 제를 창출하고 혁신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이 다.우리나라도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중소 기업진흥법)」에 따라 기업 간 협업을 지원하는 협 동화지원제도와 협업사업승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기업 간 협업문화가 산업계에 잘 정착되어 있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로는 이어 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3) 지난해에는 이탈리 아의 네트워크계약 제도를 참고한 ‘중소기업의 네 트워크형 협력사업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하 ‘네 트워크 협력사업법(안)’)이 의원발의를 통해 국회 상임위원회까지 상정되었지만 의결 과정에서 폐 기된 바 있다.

본고의 논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이탈리

3) 중소기업청의 협업사업 승인은 2015년 기준 연간 12건, 참여 기업 수 는 28개에 불과하며 취소도 7건에 이름(산업통상자원위원회(2015.11.),

“중소기업의 네트워크형 협력사업 촉진에 관한 법률안 일부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 p.6).

1.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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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에서 시행 중인 네트워크계약이란 무엇이고 실 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 특성을 살펴본 뒤, 이 러한 제도가 도입된 배경을 살펴본다.

다음으로 그동안 체결된 계약 및 참여 기업의

현황 등 세부 내용을 통해 제도의 운영 성과를 간 략히 평가한다. 끝으로 이탈리아의 네트워크계약 이 제공하는 정책 시사점을 도출하고 논의를 맺 는다.

2. 이탈리아 네트워크계약의 제도적 특성과 도입 배경

(1) 네트워크계약(Network Contract)4)이란?

네트워크계약은 이탈리아의 독특한 기업 간 협 업 모델을 공식화한 제도이다. 제도의 최초 구상 은 금융위기 직후 이탈리아 정부가 산업 부문의 긴급 지원을 위해 2009년 2월에 마련한 명령(Law Decree 5/2009) 제3조에 네트워크계약이 포함된 것에서 시작하였다.5) 동 명령은 같은 해 4월 법 률(Law 33/2009)로 채택(전환)된 이후 2012년까 지 총 4차례의 개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6) 법률에 정의된 네트워크계약의 가장 중요한 목 표는 둘 또는 그 이상의 기업들이 하나 또는 그 이 상의 경제적 활동을 보다 유연하게 공동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계약이라는 공식화 된 틀은 참여기업들이 혁신 역량과 경쟁력을 향

4) 이탈리아어로는 Contratto Di Rete로 번역(http://contrattidirete.regis- troimprese.it/reti/, 검색일자 : 2016년 5월 18일)

5) 기업 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이 처음 소개된 것은 이보다 1년 이른 Law Decree 112/2008과 동 명령의 채택 버전인 Law 133/2008에 의해서 임. 그러나 2008년까지는 기업 네트워크를 계약의 방식으로 구체화하 는 것에는 이르지 못함(로마 상공회의소, http://www.rm.camcom.it/

reteimpresa/, 접속일자 : 2016년 5월 24일).

6) 현 제도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반영된 개정법률(Law 221/2012) 을 ‘네트워크계약법’이라 칭하기로 함.

상시키고 시장성과를 개선하는 제도적 기반을 제 공한다. 협력의 유형은 네트워크계약법의 정의에 따라 협업(Collaboration), 교환(Exchange), 공동 사업(Joint exercise)으로 구분된다.7)

모든 네트워크계약 건에는 고유의 명칭과 번 호, 상호 간 공유된 공통의 전략과 산업 분류에 따 른 경제적 활동 영역이 설정된다. 네트워크계약 의 주요 참여자는 중소기업들이지만 참여 여부를 기업의 규모에 따라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대기 업도 참여가 가능하다. 이탈리아 내에서 기업 활 동을 수행한다면 기업의 국적에도 제한이 없다.

이탈리아 정부는 네트워크계약의 준비와 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비용의 절감을 위해 표준 화된 계약지침을 마련해 두고 있다. 계약서의 내 용에는 계약 참여자의 정보, 신규 참여자의 참여 사유, 네트워크의 전략적 목표와 공통의 영역, 네 트워크의 주요 사업 활동, 계약의 운영 방식 등이

7) 반면 국내의 ‘네트워크 협력사업법(안)’은 정부의 예산 지원이 수반되 는 하나의 협력 형태(네트워크형 협력사업)만 정의함. 네트워크계약제 도의 취지는 중소기업들이 각자 계약의 틀을 이용하여 유연하게 협력 의 방식을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있음. 즉 국내 제도가 ‘사업’에 초 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이탈리아의 제도는 ‘계약’에 방점을 찍고 있다 는 점에서 구별됨.

(4)

의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각 참여기업 들의 권리와 의무, 참여자 추가와 같은 공동 이슈 에 대한 결정 원칙, 계약의 성립과 종료 원칙, 계약 의 유지 기간, 계약의 해제 및 파기 조건, 의사결정 과정 등이 명시되어야 한다.

<표 2>에 제시된 바와 같이 일부 결정은 계약 참여자 간 협의에 따라 선택항목으로 분류된다.

먼저 계약으로 설립된 네트워크에 ‘Rete Soggetto’

라는 독자적인 법인격을 부여할 수 있다. 네트워 크계약 목표의 달성 여부를 측정하는 수단과 방 식에 대한 내용도 선택사항이다. 관리기구인 공 동협의체(L’organo comune)의 구성과 네트워크 선도기업의 지정, 그리고 개별 참여자가 출자한 지분으로 구성된 공동투자기금(common equity fund)의 구성과 기금의 관리 조직도 선택항목에 포함된다. 그 밖에 기금 운영의 원칙이나 향후 기

금 운영의 성과를 측정할 지표들에 대한 정의도 선택사항이다.

네트워크계약은 주로 동종 업종 내 기업 간 체 결되는 컨소시엄 협약이나 일시적 목표를 위해 기 업들이 연합하는 ATI(Associazione Temporanea d’imprese)와는 구별되는 특징을 갖는다. 먼저 네 트워크계약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협력체를 구성하 는 동기가 혁신 역량과 경쟁력의 강화라는 보다 장기적인 목표에 있다는 점이다. 컨소시엄이나 ATI의 구성은 주로 정부의 입찰 사업에 공동 참여 하려는 단기적인 목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8) 또 한 네트워크계약은 이탈리아의 지역산업 클러스 터를 구성하는 산업지구(Industrial District)와의 연계성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 협력 대상으로

8) 단 컨소시엄의 경우 대규모 R&D 사업에 대한 공동 투자를 위해 구성되 는 경우도 있음.

<표 1> 이탈리아 네트워크계약의 입법 과정

법률명(발효일자) 입법 과정 및 내용

Law 33/2009 (2009.4.9)

- Decree Law 5/2009(2009.2.10)*의 전환으로 기업 네트워크를 계약을 통해 구현하는 네트 워크계약의 관리방식(governance) 을 최초로 구상

* “위기에 처한 산업부문 지원을 위한 긴급조치(Urgent measures that support industrial sectors in crisis)”의 내용에 네트워크계약이 포함

Law 99/2009

(2009.7.23) - 1차 개정, 참여 대상 기업을 모든 비즈니스 조직 형태로 확대 Law 122/2010

(2010.7.30)

- Law Decree 78/2010를 전환한 개정 법률로 네트워크계약(제42조)에 관한 조항의 중요 내 용들을 수정

- 공동투자기금(common equity fund)의 설립을 선택 사항으로 개정

Law 134/2012 (2012.8.7)

- ‘Decree Development’, Decree Law 83/2012를 전환한 개정법률 - 계약의 표준화 및 절차 단순화(디지털 서명→기업 등기소 제출) - 자산 및 부채 책임 범위를 공동기금의 범위 내로 규정(유한책임) - 구성된 네트워크에 법인격(legal personality) 부여 허용 Law 224/2012

(2012.12.11) - 산·학 협력 네트워크의 R&D 투자에 세액공제(tax credit) 혜택 부여 Law 221/2012

(2012.12.18)

- 개정 개발명령(Decree Law 179/2012)의 전환으로 개정된 법률 - 네트워크의 법인격 내용 구체화, 정부 입찰사업 참여 자격 부여

자료 : 로마 상공회의소(http://www.rm.camcom.it/reteimpresa/, 접속일자 : 2016년 5월 23일), 네트워크계약 공식 홈페이지 (http://contrattidirete.registroimprese.it/, 접속일자 : 2016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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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된 분야를 제외하면 사업부문의 통합 의무나 간섭이 없어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 협

력의 방식이 구체적인 법령으로 제도화되어 있어 협력 과정에서 분쟁이나 논란의 발생 가능성도 상

<표 2> 네트워크계약서의 주요 포함 내용

주요 내용 계약서 포함 여부

계약 참여자 ^ 개인명 또는 기업명, 신규 참여자의 참여 사유 의무

법인격 부여 ^ 네트워크 자체에 독자적인 법인격(legal entity) 부여(Rete Soggetto) 선택

계약 목적 ^ 혁신(및/또는) 경쟁력 향상의 대상 의무

모니터링 ^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측정 수단 및 방식 선택

계약 운영

^ 개별 계약 당사자의 권리 및 의무

^ 참여자 추가 또는 공동 이익 이슈에 대한 결정 원칙 의무

^ 관리기구인 공동협의체(L’organo comune)의 구성 또는 네트워크 책

임 운영자의 지정 선택

^ 공동 목적 또는 네트워크의 필수 활동의 실행 원칙 의무

^ 공동기금의 설치 및 각 참여자의 지분 참여율(평가 기준 포함) 선택

^ 기금 운영의 원칙 선택

계약 기간 ^ 자율성 부여(단, 계약 목적에 부합할 것을 추천)

^ 비경쟁협약(Patto di non concorrenza)의 경우 5년을 초과할 수 없음 의무 지분 구성의 변동 ^ 타 기업의 참여 허가 방식(과정 및 필수 요건) 의무

^ 네트워크 탈퇴 사유, 성과에 대한 개별 기업의 권리 선택

네트워크 선도기업 ^ 외부 전문가 또는 내부 계약자 중 선택 가능 선택

의사결정 과정 ^ 의결권 실행 및 회의 진행 방식(중재원칙, 정족수, 의장, 회의개시 등),

항소절차 등 의무

자료 : 로마 상공회의소(http://www.rm.camcom.it/reteimpresa/, 접속일자 : 2016년 5월 24일).

<표 3> 이탈리아의 기업 간 협업방식의 유형별 특성 비교

네트워크계약 컨소시엄 협약 ATI1)

법인격 부여 부여 (일반적) 미부여2) 미부여

핵심 목표 혁신 역량 및 경쟁력 강화

직접적인 시장성과 창출 (공동 입찰, R&D 공동 투자 등)

직접적인 시장성과 창출 (공동 입찰) 계약 기간의 설정 사전 고지 기간까지

(지속성 높음) 사전 고지 기간까지 연계된 공동 업무의

종료 시까지(일시적) 산업지구와의 연계성 강함(단, 원거리 기업 간

협업도 포함) 약함 약함

사업부문 간 통합 통합 필요 없음 통합이 일반적 통합 필요 없음

제도화 ○ × ○

정부 지원 ○ × ×

주 : 1) ATI(Associazione Temporanea d’imprese)는 이탈리아의 법률(n. 406/1991)에서 정의하는 기업 간 일시적 연합(tempo- rary association) 형태를 말하며 주로 공공입찰 참여를 위해 설립됨.

2) 계약을 통한 비법인 합작(joint venture)이 일반적이나 장기적 목적하에 법인형(incorporated) 합작 방식으로 설립되는 경우도 있음.

(6)

대적으로 낮다. 또한 협동 사업에 소요된 자금에 대한 세액공제 등 정부의 지원이 병행된다는 점 도 차이점이다.

(2) 도입 배경과 정책적 목표

1) 네트워크계약과 중소기업 정책

네트워크계약은 중소기업 간 협업을 유인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와 이탈리아 정부가 추진해 온 중소기업 정책들과 관련되어 있다. 중소기업 은 이탈리아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고용 의 80% 이상, 부가가치의 67% 이상을 창출하여 국민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중요한 정책 대상이다 (OECD 2014).9) 이탈리아의 경우 종사자 10인 미 만의 극소기업이 전체의 95%를 차지하여 이들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것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향 상시키는 데 특히 중요하다(Massari et al. 2015, p.132).10) 실제로 이들 극소기업군의 생산성은 중 간 규모의 기업군(종사자 50~250인)에 비해 턱없 이 낮아 이탈리아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어 왔다(OECD 2014, p.21).

네트워크계약은 기업 간 협업을 촉진하여 이탈 리아 산업구조가 가진 규모의 취약성을 관계역량 (relational capabilities)의 강화를 통해 해결하려 는 정책적인 시도이다. 기업의 규모가 확대되는 과정은 꼭 일차원적인 현상이 아니라 다차원적

9) OECD(2014), Italy : Key Issues and Policies, OECD Studies on SMEs and Entrepreneurship, OECD Publishin. g, Paris. http://dx.doi.

org/10.1787/9789264213951-en, pp.20~21.

10) Massari F. S., M. T. Riggio and D. Calace(2015), “Legal and Mana- gerial Implications of the Italian ‘Contratto Di Rete’,” Management, 10(2), pp.131~148.

(multidimensional)인 변화로도 이해할 수 있다.

네트워크계약은 개별 기업의 규모를 키워 경쟁력 을 갖춰가는 일반적인 진로에서 탈피하여 기업 간 상호협력을 통해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힘든 혁신 활동을 자극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접근법이다.11)

2) 네트워크계약과 지역산업 정책

이탈리아 산업지구는 특정 업종 및 기능에 특 화된 기업, 유관 협회, 연구소, 대학 등 관련 기 관들의 자생적인 집적을 통해 형성되었다(김계환 외 2015, pp.177~178). 여기에는 가족경영 중심 의 기업문화와 지역을 중요시하는 공동체 중심의 국민성 등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였다(한국유럽학 회 2011).12)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산업지구 는 개방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 다. 먼저, 개인주의와 기득권 중심의 폐쇄적 문화 가 산업지구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산업지구 간 협 력(inter-cluster cooperation)과 개방형 혁신을 어 렵게 만들고 있다(Massari et al. 2015, p.135). 또 한 오랜 기간 굳어진 기업과 유관기관들 간의 비 공식적인 거래 관행과 불투명한 유착 관계는 부패 가능성을 높이고, 세계적 기준에 맞는 제도적 규 율과 원칙으로 대체되지 못하게 한다는 우려도 있 다(OECD 2014, p.21). 이러한 우려는 이탈리아의

11) 2008년 EU 집행위원회가 공표한 ‘중소기업법(Small Business Act)’에 서는 중소기업을 더 이상 대기업으로 이행하기 전의 과도기적 단계로 보지 말고, 그 자체를 독창적이면서 장점을 가진 개체(entity)로 인식하 고자 하였음(Massari et al. 2015, p.132).

12) 한국유럽학회(2011), 「유럽연합의 통상과 산업정책」, 유럽학연구총서 4, ISBN 978-89-268-2709-3.

(7)

산업지구에 대한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비 판적 시각으로 이어지고 있다(Ricciardi 2013).13)

네트워크계약은 그간 산업지구가 보여 온 구조 적인 폐쇄성과 비공식적 관행의 문제를 해결하려 는 정책 노력과 관련되어 있다. 즉 비공식적으로

13) Ricciardi, A.(2013), “Italian industrial districts : Recent trends(In Ital- ian),” Sinergie, rivista di studi e ricerche, no.91 : 21~58.

전수되어 오던 협력의 유산을 계약의 방식으로 공 식화하여 보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협력의 틀을 제 공하려는 의도이다. 네트워크계약이 갖는 중요한 장점은 계약이라는 공식화된 모습으로 제도를 구 현하되, 기존의 산업지구를 통한 자발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1) 운영 현황

네트워크계약은 제도 도입 이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연간 계약 건수는 2010년 18건에 서 2013년 619건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2015년 에는 연간 617건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6년 5월 초까지 체결된 계약은 총 2,579건으 로 집계된다. 참여 기업 수도 이와 비슷한 증가 추

세를 보인다. 2010년 95개 기업을 시작으로 2016 년 5월까지 총 1만 2,917개 기업이 참여하였다. 계 약 건당 참여 기업 수는 2013년 4.6개로 다소 낮았 던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5개를 약간 초과하였다.

네트워크계약의 체결 건수와 계약에 참여한 기 업의 수는 전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지 만, 인구와 기업이 밀집되어 있는 중·북부 지역 의 광역권(주; regione)을 중심으로 보다 빠르게

3. 네트워크계약의 운영 현황과 평가

<표 4> 이탈리아 네트워크계약의 운영 현황

계약 건수(A) 참여 기업 수(B)2) 평균 참여 기업 수(B/A)

2010 18 95 5.3

2011 161 828 5.1

2012 342 1,690 4.9

2013 619 2,862 4.6

2014 428 2,507 5.9

2015 617 3,477 5.6

20161) 258 1,458 5.7

합계 2,5791) 12,9171) 2) 5.3 자료 : 네트워크계약 공식 홈페이지(http://contrattidirete.registroimprese.it 접속일자 : 2016년 5월 19일).

주 : 1) 2016년 5월 10일까지의 집계 결과.

2) 중복 계산된 기업을 포함하나, 그 비중은 5% 미만임.

(8)

확산되어 왔다. 그 중 롬바르디아 주에서 가장 많 은 496건의 계약이 체결되었으며, 에밀리아로마 냐(329건), 라치오(246건), 베네토(200건), 토스카 나(163건) 주가 그 뒤를 잇는다. 참여 기업 수로 보면 롬바르디아가 2,291개 기업으로 가장 많고, 에밀리아로마냐(1,475개), 토스카나(1,286개), 라 치오(1,180개), 베네토(976개)의 순이다. 토스카 나 주의 경우 계약 건당 참여 기업 수가 평균 7.9 개에 이를 정도로 개별 네트워크의 규모가 큰 것 이 특징이다.

한 단계 하위 행정구역인 현(Provincia) 단위로 보면 대도시권에 속하는 로마와 밀라노에서 가장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 기업 수를 기 준할 때, 로마와 밀라노에 가장 많은 875개와 791 개 기업이 각각 소재하며 계약 건수는 밀라노에 196개, 로마에 190개의 계약이 운영 중이다. 이 밖 에도 지방 산업지구와의 연계를 통해 롬바르디아 주의 브레시아에서 406개 기업들이 계약을 체결 하였으며, 풀리아주의 주도 바리(361개), 토스카 나의 주도 피렌체(331개), 에밀리아로마냐의 주 도 볼로냐(316개), 우디네(315개), 모데나(306개) 현에서 모두 300개 이상의 기업들이 계약에 참여 하고 있다.

각 현에 소재한 전체 기업들 중 얼마 정도가 네

<그림 1> 네트워크계약의 광역권(주)별 분포 현황

단위 : 건, 개

자료 : 네트워크계약 공식 홈페이지(http://contrattidirete.registroimprese.it 접속일자 : 2016년 5월 19일)의 자료 를 편집하여 작성

주 : 2015년 5월 10일까지 체결된 네트워크계약 건수 기준임. ( ) 안은 참여 기업 수를 의미하며, 굵은 글씨는 계 약 건수 및 참여 기업이 가장 많은 5개 주임.

(9)

트워크계약에 참여 중인지 살펴보기 위해 이탈리 아 기업센서스를 이용하여 그 비중을 산출해 보 았다. 로마와 밀라노는 0.27% 수준으로 비교적 참여 비중이 낮은 반면, 키에티 현과 우디네 현 의 참여도는 각각 0.99%와 0.77%로 비교적 높았 다. 전반적으로 아직 참여도가 높지 않지만, 2013 년부터 매년 2,500개 이상의 기업들이 꾸준히 계 약을 체결하고 있어 참여도는 더욱 확대될 것으 로 보인다.

<그림 2>의 가운데 원형 그래프는 계약에 참여 하는 기업들의 대분류 기준 업종별 분포를 나타 낸다. 서비스업에 속한 기업들이 52%로 가장 비 중이 높고, 광공업 부문이 26%로 그 뒤를 잇고 있 다. 농립어업과 건설업은 각각 11%와 10%의 비 중을 보인다. 먼저, 좌측 원형 그래프는 광공업 부 문 내 세부 업종별 기업 분포를 나타낸다. 1차 금

속 제조업과 금속가공제품 제조업 분야에 속한 기 업들이 20% 비중으로 가장 많고, 식·음료품 제조 기업들이 14%의 비중으로 뒤를 잇는다. ‘패션 강 국’ 이탈리아의 명성에 맞게 섬유제품과 의복, 의 복액세서리, 모피제품, 가죽, 가방 및 신발 제조 분야 기업들도 13%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우측 원형 그래프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포함 된 서비스업의 업종별 분포를 나타낸다. 가장 비 중이 높은 업종은 전문, 과학 및 기술 부문으로 21%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사실은 네트워 크계약의 운영 목표 중 하나가 혁신역량의 강화 에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취지가 잘 반영된 결과 라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 을 포함한 도매 및 소매업 부문이 16%, 정보통신 서비스 부문이 13%의 비중을 차지한다. 관광업이

<표 5> 주요 10개 지방(현)의 네트워크계약 운영 현황

단위 : 개, %, 건 현(Provincia) 네트워크계약

참여기업 수(A)

참여 비중1)

(A/총 기업 수) 네트워크계약 건수 주(Rigione)

로마 875 0.27 190 라치오

밀라노 791 0.27 196 롬바르디아

브레시아 406 0.39 93 롬바르디아

바리 361 0.43 78 풀리아

피렌체 331 0.36 54 토스카나

볼로냐 316 0.36 75 에밀리아 로마냐

우디네 315 0.77 37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모데나 306 0.58 62 에밀리아 로마냐

나폴리 280 0.16 55 캄파니아

키에티 271 0.99 56 아브루초

자료 : 네트워크계약 공식 홈페이지(http://contrattidirete.registroimprese.it 접속일자 : 2016년 5월 25일), Industry and Services Census 2011(http://dati-censimentoindustriaeservizi.istat.it/, 접속일자 : 5월 25일)의 자료를 편집하여 작성

주 : 1) 해당 현에 소재한 모든 법적 형태의 기업들(자영업, 합작기업 포함) 중 네트워크계약을 체결한 기업의 비 중을 의미

(10)

발달한 이탈리아 서비스산업의 특성으로 인해 여 행 사업을 포함한 사업지원 서비스업(11%)과 숙 박 및 음식점업(7%)의 비중도 총 18%로 비교적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2) 평가

본고는 계약 단위인 개별 네트워크의 외연과 지역 및 업종 간 연계성의 추이를 통해 이탈리아 의 네트워크계약의 성과를 간략히 평가한다. <표

6>을 보면 개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기업 수는 2011년 이후 점차 증가하여 네트워크의 외연이 확 장되는 추세를 보인다. 개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기업 수는 2013년 평균 4.6개에서 2016년 평균 5.7 개로 증가하였다. 최근에는 최대 61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네트워크계약이 체결되기도 하였다. 10 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네트워크가 전 체 계약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5.5%

에서 2016년 12.8%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기업들의 설립 지역과 주력 업종이 다양해지면

<그림 2> 네트워크계약의 업종별 분포와 세부업종별 비중

단위 : 건, %

자료 : 네트워크계약 공식 홈페이지(http://contrattidirete.registroimprese.it 접속일자 : 2016년 5월 25일)의 자료를 편집하여 작성.

주 : 2016년 5월 10일까지의 집계 결과임.

광업/기타기계/

기타제품6%

목재/펄프/

종이/인쇄 6%

자동차/트레일러/

기타운송7%

가구제조업 3%

전자부품/컴퓨터/

통신장비5%

의료, 정밀, 광학기기/시계

5%

전기장비12%

광물제품비금속 4%

고무제품/

플라스틱3%

코크스/석유 정제품/화학, 의약제품2%

식음료품14%

섬유/의류/

가죽/신발 13%

1차 금속/

금속가공 제품 20%

서비스업6,667 52%

농림어업1,412 11%

광공업3,430 26%

건설업1,255 10%

기타153 1%

교육서비스 2%

사회복지보건 및 9%

사업지원서비스 (여행사 등)

11%

전문/과학기술 21%

도소매/수리업 16%

정보통신업 13%

숙박/음식점업 7%

운송보관업 7%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3%

3%

하수/환경 2%

여가서비스 3%

전기/가스업 1%

기타서비스업 2%

<표 6> 개별 네트워크계약에 참여하는 기업 구성의 연도별 추이1)

단위 : 개, %,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계약 건당 평균 참여 기업 수 5.1 4.9 4.6 5.9 5.6 5.7

최대 규모 계약의 참여 기업 수 70 25 48 50 53 61

5개 기업 이상 참여한 계약 비중 28.6 39.5 31.8 43.2 40.8 38.4 10개 기업 이상 참여한 계약 비중 8.7 8.2 5.5 13.0 13.3 12.8 자료 : 네트워크계약 공식 홈페이지(http://contrattidirete.registroimprese.it 접속일자 : 2016년 5월 25일)의 자료

를 편집하여 작성

주 : 1) 2010년의 경우 계약 건수가 18건(참여 기업 수가 95개)에 불과하여 제외함.

(11)

서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 및 업종 간 연계가 활발 해지고 있다. 2012년 최대 연계 지역의 수가 11개 에 불과하였으나, 2016년에는 최대 25개 지역이 연계된 네트워크도 등장하였다. 5개 지역 이상이 연계된 네트워크의 비중은 최근 5년 동안 두 배 로 증가하였으며(3.7%→7.4%), 10개 이상의 지역 이 연계된 네트워크의 비중도 0.6%에서 2.3%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네트워크계약이 기존 산업지구의 개인주의와 폐쇄적 문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개별 네트워크 내 기업들의 업종 간 연계 정도 는 특별한 추세를 보이지 않고 일정한 범위 내에 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16년을 기준으로 개 별 네트워크 내 연계된 업종은 평균 2.7개 수준이 며 최대 15개의 업종까지 연계된 네트워크가 존 재한다. 5개 이상의 업종이 연계된 네트워크의 비 중은 15%를 차지하며, 10개 이상 연계된 경우는 약 1% 수준이다.

<표 7> 개별 네트워크계약의 지역 및 업종 간 연계 추이1)

단위 : %, 개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지역 간 연계2)

계약 건당 평균 연계 지역 수 1.9 2.1 2.0 2.3 2.0 2.2

최다 연계 지역의 개수 18 11 17 20 22 25

5개 지역 이상 연계된 계약 비중 3.7 4.4 4.0 7.5 5.8 7.4 10개 지역 이상 연계된 계약 비중 0.6 0.6 0.8 1.6 1.0 2.3

업종 간 연계3)

계약 건당 평균 연계 업종 수 2.6 3.1 3.0 3.2 2.6 2.7

최다 연계 업종의 개수 14 12 23 18 17 15

5개 업종 이상 연계된 계약 비중 9.9 17.5 11.6 19.4 12.8 15.1 10개 지역 이상 연계된 계약 비중 1.9 0.6 1.0 2.1 1.0 0.8 자료 : 네트워크계약 공식 홈페이지(http://contrattidirete.registroimprese.it 접속일자 : 2016년 5월 25일)의 자료

를 편집하여 작성

주 : 1) 2010년의 경우 계약 건수가 18건(참여 기업 수가 95개)에 불과하여 대상연도에서 제외함.

2) 지역의 구분은 현(provincia) 단위 분류를 기준으로 함.

3) 업종의 구분은 표준산업분류(SIC)의 중분류(두 자리 숫자 코드)를 기준으로 함.

4. 정책적 시사점

이탈리아의 네트워크계약은 중소기업 간 협업 을 제도화하여 수평적인 차원에서 기업 간 협력 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다. 그러나 국

내 중소기업 정책에서의 기업 간 협력에 관한 논 의들은 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에서 오는 수직적인 측면에 치중해 왔던 것이 사실이

(12)

다.14) 최근 폐기된 ‘네트워크 협력사업법(안)’의 사례에서 보듯이 수평적 차원에서 기업 간 협력 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 정책 당국의 관심은 아직 까지 적은 편이다.

이탈리아의 네트워크계약 사례는 기업의 혁신 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 정 책에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먼 저, 중소기업 대상의 추가적인 지원사업의 도입 보다 중소기업 간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업환 경의 개선과 제도적 측면의 보완 정책이 더욱 긴 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네트워크 협력사업법 (안)’은 기업 간 계약파기에 따른 분쟁 및 협력 성 과의 이윤배분에 따른 갈등 등 중소기업 간 협업 추진을 저해하는 제도적 미비점의 보완책을 모색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15) 이탈리 아의 네트워크계약에는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 하는 별도의 지원사업에 대한 내용이 없다. 대신 중소기업 협업을 유인하고 원활한 계약수립을 가 능토록 하는 구체적인 절차의 마련, 공동 R&D 투 자에 대한 세금 감면 등 기업환경 개선을 통한 간 접적 지원방식을 택하였다. 이는 새로운 지원사

14)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정의된 ‘상생협력’, ‘동반 성장’ 등의 개념들은 대·중소기업 간 협력성과의 공평한 배분과 임금 격차의 완화, 수탁·위탁 기업 간 공정한 거래의 정착,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을 통한 중소기업 사업영역의 보호 등을 정책의 목표로 설정 15) 이를 위해 동 법안은 중소기업청장은 협력사업의 공정한 질서 구축 을 위해 표준협약서를 마련하고 이의 사용을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 고 있으며, 협약당사자 간 발생한 분쟁의 효율적 조정을 위해 중소기 업청장 소속의 ‘분쟁조정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함. 그러나 중소기업 을 대상으로 하는 ‘네트워크형 협력사업’이라는 별도의 사업을 구상한 것은 제도 도입의 근본 취지와 다소 배치되는 것임. 동 법안이 의결 검 토 과정에서 폐기된 가장 중요한 사유도 법안에 명기된 지원사업의 내 용이 ‘중소기업진흥법’을 통해 이미 시행되고 있는 기존 사업들과 중 복된다는 데 있음.

업의 구상은 기존 사업의 활용성을 제고하는 것 으로 대체하고, 우선적으로 기업 간 협업의 제도 적 틀을 마련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 한다.

둘째, 기업 간 네트워크 전략은 저성장 사양산 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전통산업의 활성화와 중·

저위 기술의 비중이 높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 화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김계환 외(2015) 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등 중·저위기술 산업 의 강국들은 지속적인 경쟁력의 원천인 품질경쟁 력의 유지 및 강화를 기업 내 자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생태계를 통해 금융, 인력, 기 술, 마케팅 등 기업성장에 필수적인 여러 자원들 을 조달할 수 있도록 자국 중소기업들을 지원하 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저위기술 분야인 섬유패션산업은 ‘신뢰와 명성’의 축적을 통해 장 기간 동안 그 생태계가 형성되어 왔으며, 네트워 크계약은 이러한 이탈리아 산업이 가진 장점을 특 화시킨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중·저위 기술 주력산업과 전통산업의 품질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산업생태계 관점에서 기업 간 네트워크 형성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우리 산업의 발전 경로와 기업 문화의 강점들을 고려하 면서 동시에 프론티어 기술 산업 분야와 차별화된 정책들이 개발되어야 한다.16)

마지막으로, 기업 간 협업 네트워크의 활성화 정책은 지역 클러스터의 발전전략과 연계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지금까지의 국내 지역산업

16) 임계규모의 양적 투자를 요하는 고위기술(하이테크) 산업 분야에서는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지원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방법 을 중·저위기술 분야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음.

(13)

김창모 국제산업협력실·연구원 [email protected] / 044-287-3258

<주요 저서>

•Labor market dynamics of Eastern bloc countries during transition(2016)

•고품질제품의 경쟁력 요인 분석 :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사례(2015, 공저)

정책이 기업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는데 미흡하 였다는 기존 지역 전문가들의 견해와 사실상 동 일한 문제 인식이다. 이탈리아의 네트워크계약 은 자국 산업발전의 기틀이 되었던 산업지구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역산업의 활력 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클러스 터 정책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의 지 역산업과 클러스터 정책은 이탈리아의 산업지구 와는 유사하면서도 다른 차원의 문제에 봉착해

있다.17) 따라서 이탈리아의 네트워크계약과 유사 한 제도를 한 번에 전국의 모든 지역에 도입하는 것보다 특정 산업단지나 특구지역에 시범적으로 실시하여 그 효과를 검정해 나가는 점진적인 접 근 방식을 고려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7) 클러스터의 낮은 개방성과 함께 지역산업정책과 클러스터 발전과의 정 합성 문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역할과 기능의 배분 문제, 중앙 정부의 지원수단의 획일성 문제 등이 그것임(송하율(2015.10), “우리 나라 지역산업정책의 과제와 개선방향”, 「KIET 산업경제」, p.62).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