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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석사 사 사학 학 학위 위 위 작 작 작품 품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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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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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석사 사 사학 학 학위 위 위 작 작 작품 품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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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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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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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슈 슈 슈크 크 크림 림 림 빵 빵 빵 있 있 있어 어 어요 요 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 2 26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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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작

작품 품 품개 개 개요 요 요

작품 <눈 나라에 간 사막여우>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사람 처럼 의인화 시킨 동화다.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고 맘껏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은 사막여우라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지만 결국 하고 싶 은 이야기는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대한 것이다.사람에 대한 편 견이나 잘못된 생각이 상대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우리들은 잘 모른다.

어릴 때부터 나와 다르게 사는 삶이나 모습,인간이든 동물이든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마음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특히 아이들은 놀이 를 좋아한다.요즘은 혼자 하는 놀이가 많이 확산되어가고 있다.그러나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혼자가 아닌 또래와 어울려서 놀면 자연과 호흡하 게 되고 자연에 순응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자연과 더불어 노는 놀이는 아이들의 영혼을 맑게 해준다.소재로 썰매를 끌어들인 것도 놀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화합을 예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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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이와 복실이>는 결손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한 소년의 성장과 정을 그린 작품이다.엄마를 잃은 외로운 소년은 겉으로 보기에는 거칠고 난폭해보이지만 속마음은 여린 아이이다.강아지를 통해서 사랑을 받고 싶던 부식이는 사랑만을 갈구하는 선을 넘어서 진정한 사랑을 줄 줄 아는 아이로 성장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슈크림 빵 있어요!> 는 용서에 관한 이야기이다.어린이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을 그렸다.그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는 용서라는 것을 배운다.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발자국의 역할을 한다.그 발자국을 따라 가 는 것이 아이들이다.슈크림 빵을 소재로 용서를 베푸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닮아간다.그 용서를 받은 사람은 또 누군가를 용서하며 살 것이다.사람들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얽히고설 키는 이 세상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것은 사랑과 용서라는 생각을 해 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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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눈 나 나 나라 라 라에 에 에 간 간 사 간 사 사막 막 막여 여 여우 우 우

불덩이 같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해님,그 해님은 발을 디딜 수도 없 을 정도로 모래를 뜨겁게 달궈놓았어요.해님과 이야기하는 동물은 아무 도 없답니다.모두들 한낮에 해님을 피해 모래구덩이에 숨었어요.해님의 단짝 친구는 사막의 모래뿐이에요.모래만이 해님과 이야기를 하지요.

그 사막에 몸집은 고양이처럼 작지만 귀는 당나귀처럼 커다란 사막여우 가 살고 있어요.사막여우는 열심히 웃음을 뿌려대는 해님이 미웠어요.해 님은 쌩글쌩글 웃고 있지만 그럴수록 사막여우는 더위로 인하여 모래구덩 이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에요.다행히도 사막여우는 당 나귀처럼 커다란 귀를 부채처럼 사용할 수가 있었어요.양쪽 귀를 팔랑팔 랑 부채질하면 한결 숨쉬기가 편해지죠.그렇게 두 귀로 부채질을 하다가 스르륵 잠이 들곤 했죠.

드디어 해님이 사막에서 실컷 놀고 제풀에 지쳐,서쪽 하늘 끝 아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어요.사막여우는 모래구덩이에서 조심스럽게 기어 나 와 사방을 둘러 본 후 사푼사푼 모래를 밟아보았어요.아직 덜 식은 모래 가 발바닥을 간지럼 태워요.간지럼을 참지 못한 사막여우는 모래위에서 이리 폴짝 저리 폴짝 재주를 부리면서 뛰어다녀요.모래가 바스스,바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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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소리에 사막여우 친구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해요.사막여우처 럼 발이 빠르고 귀가 큰 날쥐가 나오고,그 뒤를 따라 땅다람쥐도 나와요.

모두들 답답한 동굴에서 나와 시원한 저녁 바람을 쐬면서 뛰어다녔어요.

날 쥐가 큰 귀를 흔들면서 사막여우를 쳐다봤어요.

“사막여우야!모래언덕으로 올라가서 썰매 타자.”

“그래 좋아!땅다람쥐야 너도 같이 가자.”

땅다람쥐는 모래 바닥에 뒹굴다 말고 벌떡 일어났어요.

“난 너희들처럼 커다란 귀가 없잖아 어떻게 썰매를 타지?”

“지난번 지나가는 비행기에서 떨어진 플라스틱 조각이 있어.그것을 이 용해서 타면 될 꺼야.”

그들은 모래언덕을 열심히 올라가요.올라가는 등 뒤로 바람은 사르르, 사르르 물결무늬를 그리고 있어요.모래 언덕을 다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사막은 파도치는 바닷가처럼 바람결에 출렁 거렸어요.

제일 높은 모래언덕에서 땅다람쥐는 플라스틱을 배에 깔고,사막여우와 날쥐는 큰 귀를 접어 가슴에 대고 모래 썰매를 타죠.바람처럼 쌩하니 밑 으로 내려가요.낮 동안 모래구덩이 속에서 갑갑했던 마음이 바람결에 시 원하게 날아가 버렸어요.모래썰매를 타려고 또 올라가요.타고 내려오는 것은 아쉽게도 금방이고,모래언덕을 오르는 일은 조금 힘이 들어요.그래 도 사막여우와 친구들은 오르고 또 오르고 몇 번이고 모래썰매를 타요.

사막여우는 그냥 타는 썰매보다 내기를 해보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 요.

“얘들아,누가 빨리 내려가는지 내기하자.”

“그래.내기를 하면 더 재미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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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와 친구들은 모래언덕 위에서 시합을 시작해요.

“준비!땅!”

쌩하고 동시에 내려가요.그러나 이상하게 플라스틱 썰매를 타고 내려간 땅다람쥐가 항상 일등을 했어요.다시 한 번 내기를 해 보지만 플라스틱 썰매를 탄 땅다람쥐를 이기지 못해요.사막여우와 날 쥐는 은근히 화가 나요.그들은 땅다람쥐가 타고 있던 플라스틱 썰매에 다 같이 올라탔어요.

썰매는 달리는 말처럼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내려갔어요.

“와~ ”

사막여우와 친구들은 환호성을 질렀어요.혼자 타는 썰매보다 다 같이 타 는 플라스틱 썰매가 더 재미있어요.사막여우와 친구들은 밤사이 즐겁게 놀고 새벽이 되어서야 모래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깊고 달콤한 잠에 빠졌 답니다.

다음 날 잠에서 깨어난 사막여우는 모래구덩이에서 고개만 내밀어 봐 요.오늘도 해님이 모래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그때 훅!하고 얄미운 해님이 뜨거운 열로 사막여우의 얼굴을 할퀴려고 하는 순간,팔랑거리며 콧등에 올라앉는 것이 있어요.

그것은 작고 예쁜 엽서 한 장이었죠.엽서 속에는 하얀 눈이 덥혀있고, 눈 위에 복슬복슬한 털옷과 장갑,모자를 쓴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어요.

한 아이는 눈사람에게 땡글땡글한 돌멩이로 눈과 코를 만들어 주고,다 른 아이는 길쭉한 나뭇가지로 팔을 만들어 주고 있어요.또 노란색 털옷 을 입은 아이는 모래놀이 할 때 쓰던 연두색 장난감 양동이를 눈사람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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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위에 씌워 주고 있고,옆에는 눈밭을 뒹구는 강아지가 있어요.모두 하 얀 눈사람처럼 눈옷을 입고 있어요.눈사람과 아이들의 웃는 웃음소리가 엽서 속에서 까르르~까르르~ 들리는 것 같아요.사막여우는 엽서 속으 로 막 뛰어 들어가고 싶었어요.

‘엽서속의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촘촘하게 덥혀있는 모습은 마치 사막여우가 사 는 모래언덕과 조금 비슷하지만,느낌이 이곳과는 달랐어요.사막여우는 그곳에 가보고 싶어졌어요.그곳의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죠.

여러 날을 고민 끝에 사막여우는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사막여우는 힘 든 여행이 될지 모르지만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선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 기 시작했어요.사막여우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여행을 떠났어요.주소가 적힌 엽서를 들고,물어물어 찾아갔어요.사막여우는 기 대에 부풀어 눈 마을을 찾는 여행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드디어 엽서속의 모습과 똑같은 마을을 찾았죠.사막은 은빛 모래가 뿌 려져 있는데,이곳은 은빛보다 더 새하얀 눈이 반짝거리며 뿌려져 있어요.

사막의 하늘은 해님이 매일 찾아와서 뜨거웠지만,이곳은 손대면 쩌 엉 하고 깨질듯 차가운 하늘이 있어요.또 모래는 손으로 움켜잡으면 바스 스,바스스 손가락 사이로 쏟아지지만,눈은 뽀드득 뽀드득 동그랗게 잘 뭉쳐져요.그러나 모래사막과 눈 마을은 같은 것이 있어요.그것은 모래사 막에도 아이들이 없고,이 곳 눈 마을에도 아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 어요.

엽서에 그려진 그림처럼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눈사람을 만드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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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은 보이지 않았죠.실망한 사막여우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눈밭을 걸 어 봐요.엽서에 그려진 모습처럼 눈사람을 만들려고 눈을 뭉쳐서 굴려 봐요.그러나 혼자 만드는 눈사람은 재미가 없었죠.

‘아이들과 같이 놀고 싶었는데…….’

멀리서 초록색 지붕이 보여요.그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에요.사막여우 는 사람이 사는 창가로 다가가서 창문 안쪽을 몰래 살펴봐요.집안에는 털모자를 쓴 남자 아이가 소리치며 울고 있어요.

“엄마!나 밖으로 나가서 놀고 싶어요!”

“애야,안 된단다.눈의 여왕이 너를 데려가면 어쩌려고 그러니,며칠 전에 개구쟁이 인 동식이도 밖으로 나갔다가 사라져 버렸대!”

“그래도 나가서 놀고 싶단 말이야!”

사막여우는 아이와 엄마가 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왜냐하면 아이들을 만나서 같이 뛰어 놀고 눈사람도 만들려고 했는데,아이들이 모 두 집 안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막여우는 고개를 떨구고 산으로 갔어요.동굴을 찾아 하룻밤을 자고 내일 사막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어요.힘없이 산언덕으로 올라가니 조그 마한 동굴이 보여요.

그 동굴 속에서 잠자리를 알아보려고 걸어 들어가요.동굴 속은 좁은 입구와는 달리 안으로 들어 갈수록 점점 넓어져요.사막여우는 갑자기 무 서운 생각이 들었어요.동굴 속에 다른 큰 동물이 살기라도 한다면 큰일 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사막여우는 몸을 최대한 옹크리고 눈에는 힘을 주며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어요.동굴 끝에서 불빛이 보여요.

발소리를 내지 않고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가니,한쪽 벽면에 횃불이 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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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있고,사람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빽빽하게 통나무로 만든 감옥이 보여요.사막여우는 조심스럽게 안을 들여다봤어요.그런데 그 속에는 울 고 있는 아이들이 있어요.사막여우는 너무나 반가워 와락 통나무기둥을 잡고 아이들에게 다가갔어요.

“얘들아,너희들은 왜 이곳에 갇혀있는 거야?!”

아이들은 갑자기 나타난 사막여우를 보고 깜짝 놀랐죠.

“너는 누구니?”

“아참,나는 사막여우야.아주 먼 사막에서 너희들을 만나러 왔어.이 사진처럼 하얀 눈밭에서 너희들과 친구가 되어 눈사람을 만들며 신나게 놀고 싶어서 왔어.”

사막여우는 가슴에 소중히 간직한 작고 예쁜 엽서를 꺼내서 보여줬어 요.아이들은 엽서 속의 사진이 자신들이라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여요.

“이 엽서를 보고 이곳까지 왔는데 너희들이 보이지 않더라.그래서 하 룻밤 자고 모래사막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야.”

사막여우는 반가워서 들뜬 목소리로 말했어요.

“우리들은 눈의 여왕에게 잡혀왔어.지금은 눈의 여왕이 눈 위에서 노 는 아이를 잡으러 떠나고 없어.우리들도 눈밭에서 맘껏 뛰어 놀고 싶어”

“그런데 왜?”

사막여우는 아이들에게 물어 봤어요.

한 아이가 말을 해요.

“눈의 여왕은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면,그 발자국의 주인을 찾아내서 이 동굴에 가두고 있어.”

“눈의 여왕이!눈의 여왕은 착하다고 들었는데 왜 그런 못된 짓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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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야?”

사막여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요.

“사실은……, 우리들 때문이야.”

“너희들 때문이라고?”

그 중에 개구쟁이인 동식이가 이야기를 시작해요.

“지난겨울 눈이 많이 내리던 날,우리들은 친구들 여럿이 모여서 눈사 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면서 놀고 있었어.”

사막여우는 두 귀를 곧게 세우고 동식이를 처다 봐요.

“한참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얼굴이 하얗고 다리 한쪽이 없는 아이가 절뚝거리면서 다가왔어.

자기도 같이 끼여 달라고 했어.그런데 우리들은 그 아이의 이상한 모습 이 무섭기도 했고,우리와 달라서 싫었어.그래서 그 아이와 놀지 않았지.

오히려 다리병신이라고 놀리고 눈을 뭉쳐서 던졌어.” 다른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그 아이는 울면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는데,나중에 알고 보니 눈의 여왕 아들이었어.우리들이 노는 것을 보고 같이 놀고 싶어 했는데…….” 동식이는 말끝을 흐려요.그러자 얼굴이 동그랗게 생긴 송이가 말을 이 어서 해요.

“우리들은 친구가 되어주지 못했어.그 뿐만 아니라 그 아이의 마음이 아프게 놀리고 눈을 뭉쳐서 던졌지!!눈의 여왕은 이 모습을 보고 우리들 을 미워하기 시작했어.”

여기저기서 수군수군 거리는 소리가 들려요.

“우리들이 너무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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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이는 후회하는 눈빛으로 다음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그 다음해에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우리들은 신나게 밖으로 뛰어 나가 놀기 시작했지.그런데 갑자기 눈의 여왕이 무서운 얼굴로 나타나서 눈보 라를 일으키며,그 속에 우리들을 둘둘 감아 이곳으로 데려왔어.그 후로 눈 위에서 놀던 아이들을 한명씩 잡아 갔어.”

“눈의 여왕은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보고,어떤 아이가 나와서 놀았는 지 금방 알아채고 그 아이를 잡아다 이곳에 가뒀단다.”

“그랬구나!그래서 눈 마을에 아이들이 나와서 놀지 않았구나.” 사막여우는 두 귀를 축 내려뜨리며 말했어요.

먼저 사막여우는 아이들을 풀어 줬어요.아이들과 사막여우는 동그랗게 모여 앉아 ‘어떻게 하면 눈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까?’생각을 해 요.아이들과 사막여우는 고민을 해보지만 잘 생각이 나지를 않아요.한참 시간이 흘렀어요.갑자기 사막여우가 소리쳐요.

“눈 위에 발자국을 내지 않으면 눈의 여왕이 너희들을 알아보지 못하 고,잡아갈 수 없을 거야!발자국을 눈 위에 내지 않고 눈 위에서 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면 되는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사막여우는 낮은 나무의자에 앉아있는 아이를 보 자,사막에서 친구들과 썰매를 타던 생각이 났어요.그 순간 번개처럼 머 릿속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낮은 나무의자 다리 밑에 쇠를 달아 눈 위에서도 타면 잘 미끄러질 거 야.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게하거나 멈추게 하는 나무꼬챙이를 만들어서 밀면 앞으로 쏜살 같이 미끄러질 거야.”

사막여우는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마을언덕에서 생각 했던 대로 나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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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에 쇠를 붙인 놀이기구를 만들었어요.

아이들은 한명씩 그 놀이기구를 타고 바람처럼 쌩쌩 마을로 내려갔어 요.썰매는 정말 생각 했던 대로 눈 위에 발자국을 내지 않고도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 기구였어요.

아이들이 모두 왁자지껄 떠들면서 썰매를 타고 놀자,그 모습을 본 눈 의 여왕 아들이 머뭇거리며 밖으로 나오네요.머뭇거리는 그 아이를 제일 먼저 본 송이가,다정한 눈빛을 보내요.그리고 조금씩 다가가 얼른 손을 내밀었죠.눈의 여왕의 아들은 두려워하던 마음을 걷어버리고 슬며시 송 이의 손을 잡았어요.그 때 동식이와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그들에게 몰려왔어요.

“와~와~ 얼른 와서 같이 놀자!”

아이들은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썰매를 태워줬어요.사막여우와 함께 다 같이 다정한 친구가 되어 썰매를 타고 씽씽 달려요.추운 겨울 날씨인데 도 아이들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껴요.그 따뜻함을 느낀 아이들은 눈의 여왕아들을 다시는 놀리지 않았죠.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 을 알기 때문이에요.

그 아이도 사막여우와 아이들이 만든 썰매를 타는 것이 다른 어떤 놀이 보다 제일 재미있다고 하네요.‘깔 깔 깔 깔’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눈 마 을 구석구석에 뿌려져요.눈 마을은 하얀 눈옷을 입고,아이들은 눈처럼 깨끗한 사랑을 입었어요.

왁자지껄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 소리에 눈의 여왕은 새파래진 얼굴 로,분노에 찬 눈을 크게 뜨고 차가운 눈보라를 일으키며 서둘러 눈밭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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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왔어요.

“아이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러나 눈밭에 도착한 눈의 여왕은,아이들이 자신의 아들과 썰매를 타 면서 다 같이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그때 마침 눈의 여왕 아들의 썰매가 옆으로 기우뚱 대며 쓰러져요.그러자 아이들은 모두 그 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고 일으켜줘요.눈 위에 발자국을 내면 눈의 여왕에게 잡혀갈지도 몰라요.그러나 아이들은 눈의 여왕 아들에게 다가가 눈 위에 발자국을 냈어요.한 아이가 눈을 뭉쳐 던져요.순간 여기 저기서 눈을 뭉쳐 던졌어요.아이들은 신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눈싸움을 시작했어요.눈싸움을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 어요.이마에 땀을 닦던 송이가 눈 위에 벌렁 누웠어요.눈 위에 누워 팔 다리를 위 아래로 움직여요.그러자 눈 위에 천사의 날개가 그려지네요.

다른 아이들과 눈의 여왕 아들도 다 같이 따라 해요.눈 밭 위에는 많은 아이천사가 날아다니는 그림이 그려져요.사막여우도 얼른 따라 해봐요.

그러자 날개를 쫙 펼친 하얀 천사 그림이 눈 위에 그려져요.아이들은 서 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까르르르 웃어요.밝게 웃는 아들과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얼어버린 눈의 여왕 가슴에 조금씩 밀려들어 갔어요.가슴이 따뜻 해지는 순간,눈의 여왕 눈에서 맑은 눈물이 떨어졌어요.아이들을 원망하 는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이 서서히 녹아내린 거예요.

그 후로 눈 요정은 아이들을 잡아가지 않았어요.오히려 아이들이 나와 서 뛰어 놀 때 불꽃이 팡팡 터지듯,새하얀 눈 폭죽을 펑!펑!터트려 주 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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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부

부식 식 식이 이 이와 와 와 복 복 복실 실 실이 이 이

“빵!빵!”

커다란 이삿짐차가 경적을 난폭하게 울립니다.

부식이는 길 한가운데로 가다가,경적 소리에 깜짝 놀라 넘어질 듯 옆 길로 피합니다.

“뭐야,씨 깜짝 놀랐잖아!우리 동네에 누가 이사 오나?”

앞서가던 이삿짐차는 이층짜리 단독주택 앞에서 멈췄습니다.

차에서 여자 아이와 아줌마가 내립니다.여자 아이의 가슴에는 하얀 털 이 복슬복슬한 강아지가 안겨 있습니다.그 여자 아이는 사랑스러운 듯 강아지를 쓰다듬어 줍니다.강아지는 고개를 쳐들고 여자아이의 턱을 핥 아줍니다.그러자 여자아이는 강아지와 뽀뽀를 합니다.

“엑!어우,더러워!”

부식이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토하는 시늉을 합니다.어떻게 강아지와 뽀뽀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부식이는 언덕배기를 올라서서 집 대문을 밀어 봅니다.학교에서 돌아 온 부식이를 맞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그래도 놀이터보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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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먼저 갑니다.혹시나 엄마가 집에 와 있기를 기대하면서…….

부식이는 대문 밖에서 마루 위에다 가방을 휙 내던지기가 무섭게 뛰어 갑니다.집 근처 놀이터로 가는 길에 상가가 있습니다.1층 상가에 강아지 를 사고파는 애견센터를 지날 때,유리창 너머로 부식이를 쳐다보며 애처 롭게 짖어대는 강아지가 보입니다.조금 전에 여자 아이가 안고 있던 강 아지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가 한 발을 들고 촉촉한 눈으로 부식이 를 쳐다봅니다.

강아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강아지 한 마리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그러나 부식이는 저렇게 예쁜 강아지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나옵니다.

‘에이,강아지는 더러워!’

부식이는 생각을 떨치고 놀이터로 달리기 시작합니다.놀이터에는 아직 이른 오후라 그런지 아이들이 없습니다.모두들 학교 끝나고 학원으로 갔 을 것입니다.학원에서 늦게 돌아온 아이들은 놀이터를 지날 때 부식이를 보면서 부러워합니다.그러나 부식이는 학원에 가는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학원에 가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부식이는 혼자 그네를 탑니다.조금씩 움직이던 그네가 점점 빠르게,점 점 멀리 하늘을 향하여 올라갑니다.몸이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아 그네 줄 을 꽉 잡습니다.눈을 감고 타면 더 아슬아슬하니 재미있습니다.

부식이는 놀이터에서 제일 좋아하는 그네를 실컷 타고 정글짐으로 갑니 다.타잔처럼 성큼성큼 밧줄을 잡고 올라갑니다.꼭대기까지 단숨에 올라 가서 동네를 한눈에 내려다봅니다.촘촘하게 박힌 집들이 반 아이들 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그중에 부식이네 집도 보입니다.다른 집들보다 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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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높은 곳에 있어서 외로워 보입니다.정글짐에서 내려와 미끄럼틀로 갑 니다.부식이는 꼭대기에 올라서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려는 순간 미끄 럼틀 끝에 한 여자아이가 등을 보이고 앉아있는 것이 보입니다.

“야!비켜!”

소리를 질렀지만 그 여자아이는 못 들었는지 가만히 있습니다.

부식이는 더 큰소리를 지릅니다.

“야!비키란 말이야!”

그래도 여자아이는 꼼짝 하지 않고 앉아있습니다.

“야 너 빨리 안 비켜!야!너 귀먹었어!”

씩씩대며 소리 질렸지만 여자 아이는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부식이 는 여자아이 때문에 화가 납니다.

“야,너 다쳐도 몰라!”

부식이는 몸을 뒤로 젖히고 다리를 들어 올리자 한껏 가속이 붙었습니 다.미끄러지면서 밑에 있던 여자아이와 쾅!하고 부딪치고 맙니다.여자 아이는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넘어졌습니다.

부식이는 씩 웃었습니다.

“거봐 내가 비키라고 했잖아!”

여자아이는 비틀거리며 일어났습니다.원망스런 눈초리로 부식이를 쳐 다봅니다.

얼굴에는 모래가,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습니다.부식이도 여자아이를 빤히 쳐다봤습니다.그런데 그 여자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본 강아지를 안고 있던 여자아이였습니다.

“뭘 쳐다봐!니가 잘못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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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부식이를 쳐다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치!바보 같은 기집애!”

부식이는 미안한 마음이 슬며시 들었습니다.그러나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는 싫습니다.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졌습니다.부식이는 뒷걸음 을 치다가 돌아서서 뛰기 시작했습니다.여자아이가 보이지 않는 거리에 서부터 천천히 걸었습니다.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상가1층에 있는 애견센터를 지날 때 또 조금 전에 보았던 강아지가 부 식이를 보며 아는 체라도 하듯 짖습니다.

부식이도 강아지를 애처롭게 쳐다봅니다.그러나 갑자기 알 수 없는 화 가 치밉니다.그 순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강아지를 향해 손바닥으로 세게 탁,탁 칩니다.강아지가 유리창에 붙어 있다가 놀라 떨어지면서 성 난 소리로 컹,컹 짖습니다.

안에 앉아 있던 애견센터 주인은 고개를 돌려 밖을 보고 쫓아 나옵니 다.부식이는 순간 뛰기 시작했습니다.

“야!너 거기 서지 못해!”

문을 열고 나온 아저씨가 달아나는 부식이 뒤통수에 대고 소리를 질렀 습니다.

“할머니 빨리 밥 줘!나 배고파 죽겠어!”

부식이는 밤늦게 돌아온 할머니에게 소리칩니다.

할머니는 머리에 이고 있던 푸성귀가 담긴 고무 통을 내려놓으셨습니 다.고무 통 안에는 부식이가 좋아하는 햄버거도 있습니다.부식이는 할머 니가 햄버거를 건네기도 전에 그것을 잽싸게 집어듭니다.그리고는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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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벗기면서 먹기 시작합니다.할머니는 부식이가 먹는 모습을 측은한 듯 쳐다봅니다.

“쯧쯧,어린 것이 엄마도 없이 제 때에 밥도 못 얻어먹고…….”

부식이는 햄버거를 맛있게 반쯤 먹다가 할머니를 쳐다봅니다.어느 정 도 배가 불러오자 할머니 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할머니도 먹을래?”

“할미는 배불러,너 많이 먹어라.”

부식이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에 들러 가방을 내던져 놓고 놀이터 로 내려갑니다.오늘도 혼자서 놀이 기구들을 타봅니다.그런데 하늘이 회 색 크레파스를 칠한 것 같이 변하기 시작합니다.하늘을 보니 구름이 놀 이터로 급하게 몰려옵니다.미끄럼틀 위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던 부식이 얼굴 위로 빗방울이 떨어집니다.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은 이내 후 두둑 떨어지기 시작합니다.그래도 부식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놀았습니다.

잠시 후 빗방울이 더욱 더 굵어졌습니다.부식이는 하는 수없이 미끄럼 틀을 받치고 있는 기둥 밑으로 들어갑니다.빗방울이 미끄럼틀 철판을 두 드리기 시작합니다.

빗방울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습니다.

‘쪼로로록 똑,쭈르르룩 뚝’

빗물은 슬픈 음악이 되어 부식이의 마음속으로 촉촉이 젖어들었습니다.

부식이는 쪼그리고 앉아 땅바닥에다 나뭇가지로 얼굴을 그려봅니다.제 일 먼저 할머니를 그려봅니다.이마와 입 주위에 주름도 그려 넣습니다.

키득키득 웃음이 나옵니다.내 얼굴도 동그랗게 그렸습니다.또 무엇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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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까 생각하는데 엄마 얼굴이 그리고 싶어졌습니다.그러나 엄마 얼굴이 떠오르지를 않습니다.엄마가 마지막으로 집을 나갈 때 모습을 생각해내 려고 애를 썼지만 자꾸자꾸 희미해졌습니다.

그냥 동그라미를 그리고 곱실한 파마머리를 그려봅니다.엄마 얼굴에 눈을 그려 넣으려는 순간,엄마가 사무치게 보고 싶어집니다.

‘엄마!’

순간 목이 메고 코끝이 시큰거렸습니다.오늘 학교에서 숙제 안 해왔다 고 선생님은 병따개로 병뚜껑을 따듯 부식이의 코를 잡아당길 때보다 더 시큰거립니다.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묽은 콧물도 따라서 떨어집니다.또 다시 떨어지는 코를 힘껏 들이마시는 순간 미끄럼틀 다른 받침대 옆에서 낑낑대는 강아지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나는 쪽으로 가보았습니다.그곳에는 몸집이 작고 하얀 털이 빗물에 젖어 떨고 있는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부식이는 강아지 곁으로 갔습니다.강아지는 부식이를 보자 살며시 꼬 리를 흔듭니다.부식이는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어 봅니다.애완견센터 유 리창 너머로만 보던 강아지를 직접 만져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부식이 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 강아지를 가슴에 안아봅니다.잠시 후 따뜻한 부 식이의 체온이 퍼지자 강아지는 스르륵 눈을 감습니다.

부식이는 주위를 둘러봅니다.아무도 없습니다.누군가 금방이라도 강아 지 주인이 나타나 강아지를 데려갈 것 같습니다.부식이는 얼른 강아지를 가슴에 품고 빗속을 달렸습니다.

강아지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 부식이는 강아지 털에 묻은 빗방울을 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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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니다.그리고 부엌으로 가서 먹을 것을 찾습니다.아침에 먹다 남은 김치찌개 생각이 났습니다.김치찌개에 들어 있는 돼지고기를 건져서 그 릇에 담아 강아지에게 줍니다.

“야!이리 와서 이것 먹어!”

“낑~낑~”

강아지는 먹이를 보고도 가까이 오지 않습니다.

“이상하다.왜 안 먹지?배고플 텐데.어서 먹어.”

한껏 다정한 목소리로 밥그릇을 강아지 쪽으로 밀어줍니다.그래도 강 아지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먹으려 들지를 않습니다.부식이는 강아지 가 얄미워졌습니다.

“기껏 맛있는 돼지고기를 건져왔는데…….먹기 싫음 관둬!”

부식이는 밥그릇을 매몰차게 치웁니다.강아지에게 무심한 척 텔레비전 을 봅니다.

그런데 텔레비전 화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강아지 얼굴만 떠오릅니 다.자꾸 강아지가 걱정이 됩니다.부식이는 슬며시 일어나 강아지에게 물 을 떠다 줍니다.물그릇을 강아지에게 밀어주고 머리도 쓰다듬어 줍니다.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고 쳐다보면 볼수록 자꾸만 마음이 흐뭇해졌습니 다.그리고 혼자 있을 때처럼 외롭지 않습니다.

강아지는 물을 조금씩 핥아먹기 시작합니다.부식이는 그 모습을 대견 하게 쳐다봅니다.

“강아지야,물이라도 많이 먹어.오늘부터 너는 내 친구야.

참,너의 이름을 만들어줘야지.뭐라고 할까?!털이 복슬복슬 하니까

‘복실’이라고 불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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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실아,복실아!”

순간 강아지가 고개를 들고 부식이를 쳐다봅니다.부식이는 강아지가 자 기 이름을 알아들었다고 생각하니 신납니다.

“복실아~ 복실아~”

자꾸자꾸 불러봅니다.부식이는 ‘복실’이라는 이름이 부를수록 정이 갔 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뛰어 갑니다.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복실이 생각 에 가슴이 설렙니다.언젠가 ‘바이킹’이라는 놀이기구를 탄 적이 있는데 그 때처럼 가슴이 간질간질하고 풍선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입 니다.

방구석에 있던 복실이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부식이를 보고 짖습니 다.낯선 사람인줄 알았나 봅니다.

“복실아~ 복실아~ 나야,나”

그러자 복실이는 금세 경계를 풀었습니다.그러나 기운이 없는 듯 구석 으로 돌아가 납작하게 엎드립니다.

“왜 이렇게 기운이 없니?내가 맛있는 것 줄게.” 부엌으로 갔지만 복실이에게 줄만한 것이 없습니다.

두리번거리던 부식이는 작년부터 모아 두었던 빨간 돼지저금통을 털었 습니다.돼지저금통 속에서 동전이 수북이 쏟아졌습니다.부식이는 엄마가 집에 돌아오면 선물을 사드리려고 모아둔 것입니다.

엄마는 자주 검은색 고무줄로 머리를 묶고 계셨습니다.대형 마트에 같 이 간적이 있는데 엄마는 핀 가게에서 한참동안 머리핀을 만지작거리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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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그 핀은 반짝거리는 보석같은 것이 박혀 있고 색 색깔의 구슬이 달 려 있었습니다.가격을 물어본 엄마는 시무룩해졌습니다.부식이가 가게에 가격을 물어보니 이만 오천 원이라고 했습니다.부식이는 그날 이후 돼지 저금통에 저금을 했습니다.엄마가 돌아오면 꼭 그 핀을 선물할 겁니다.

‘조금은 써도 되겠지.’

부식이는 동전 중에서 백 원짜리 스물두 개를 가지고 슈퍼마켓으로 갑 니다.

“아줌마,천하장사 소시지랑 쥐포 한 마리 주세요.아이스크림 한 개도 요.”

부식이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소시지랑 쥐포가 들어있는 비닐봉지 를 들어봅니다.

‘이거라면 복실이가 잘 먹겠지?’

부식이는 잘 먹는 복실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즐거워합니다.

부식이는 복실이에게 소시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자르고 쥐포도 잘라서 그릇에 담아 줍니다.그러나 복실이는 끙끙 냄새만 맡아보고는 제 자리로 돌아갑니다.

“좀 먹어라”

부식이가 복실이에게 사정을 해봅니다.

“이렇게 맛있는 것을 왜 안 먹니?”

부식이는 울상이 됩니다.

“얼른 먹고 기운차려!나랑 약수터에 산책도 가고 놀이터에서 같이 뛰 어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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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낯설어서 그러니? 네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이제부터는 이곳에서 나랑 살자.내가 진짜로 잘 해줄게.너 목욕시켜줄까?기분이 좋 아질 거야”부식이는 복실이가 자기의 말을 알아듣는 듯 계속 말을 합니 다.

벌떡 일어난 부식이는 황토색 고무통에 물을 받습니다.따뜻한 물을 주 전자에 끓여서 붓고 찬물을 섞어서 미지근하게 만듭니다.그 물에 들어가 지 않으려는 복실이를 가까스로 담그고 씻깁니다.

수건으로 정성스럽게 털에 묻은 물기를 털어냅니다.복실이 털이 어제보 다 윤이 나고 반짝거립니다.보드라운 털을 뺨에 비벼봅니다.볼에 스치는 복실이 털이 엄마가 시집올 때 해왔다는 목화솜 이불처럼 보드랍고 포근 합니다.

“복실아,재미있는 놀이터에 갈까?”

커다란 눈만 껌벅거리는 복실이를 안고 놀이터로 갔습니다.

놀이터에는 부식이보다 한참 어린 유치원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부 식이가 강아지를 안고 놀이터에 나타나자 몇몇 아이들이 호기심어린 눈빛 을 보내며 다가옵니다.

“강아지다!아이 예쁘다.오빠,만져 봐도 돼요?”

“으응,대신 살~ 살~ 만져야지 돼.”

부식이는 안고 있는 강아지를 아이들 쪽으로 자랑스럽게 내밉니다.아 이들은 서로 만져보려고 야단입니다.그때 모자를 쓴 아이가 소리칩니다.

“형아!이 강아지 저 벽에 붙어있는 사진이랑 똑 같은 것 같아!”

“무슨 사진?”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봅니다.놀이터 옆에 서 있는 굵고 커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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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줄기에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그 종이위에는 부식이가 안고 있는 강 아지 사진이 있습니다.사진 속에는 복실이 보다 크고,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와 복실이를 안고 있는 여자아이가 함께 있습니다.그리고 그 사진

밑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습니다.

‘강아지를 찾습니다!!

위 사진의 강아지를 보거나 보호하고 계시는 분은 꼭 연락 좀 주세요.

제 딸아이가 제일 사랑하는 강아지입니다.

그리고 아직 어린 새끼를 어미개가 그리워합니다.

매일 울고 있는 제 딸아이와 어미 개를 생각해서라도 꼭 연락 바랍니다.

연락처:000-000-0000’

부식이는 강아지를 안고 정신없이 집으로 뛰어 왔습니다.얼마나 복실 이를 꽉 안고 왔던지 팔이 아팠습니다.사진 속에 본 여자아이 얼굴이 낯 이 익었습니다.

“어디서 봤는데…….”

“개를 어떻게 키우려고…….개 한 마리 키우려면 얼마나 돈이 많이 드 는지 알기나 알아?!”

할머니가 화를 내십니다.그래도 부식이는 듣는 시늉도 하지 않고 복실 이를 안고 있습니다.복실이에게 낮에 주었던 소시지와 쥐포를 다시 줍니 다.복실이는 소시지를 조금 먹더니 물을 핥아 먹습니다.

“할머니,복실이가 밥을 잘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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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개는 원래 주인이 주는 밥 아니면 잘 안 먹는다 하더라!그러 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그러지 말고 주인 찾아 가게 경찰서 에 갖다 주거라!

개나 사람이나 정들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법이야.그 개도 제 주인 생 각이 나는지 밥도 잘 안 먹고,어제 밤에도 밤새 끼깅끼깅 대더라.시끄러 워서 할머니도 잠 한숨도 못 잤다!”

“싫어!내가 키울 거야!내가 밥도 주고 똥도 치워주고 목욕도 씻겨 줄 거야.”부식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복실이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습니다.

그날 밤 부식이는 엄마를 만납니다.학교에서 돌아와 대문을 연 순간 우물가에서 엄마가 빨래를 하고 계십니다.

“엄마!엄마,언제 왔어!”

“응,조금 전에 왔어.우리 부식이 그동안 건강하게 잘 있었지?!할머니 말씀도 잘 듣고…….”

“으응”

부식이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실은 할머니 말씀도 잘 안 듣고 말썽을 피워 할머니 속상하게 한 적이 많았거든요.

“부식아,얼른 손 씻고 와 엄마가 통닭 사왔어.”

“정말!와!맛있겠다.”

엄마랑 부식이는 마루에 앉아 통닭을 먹습니다.엄마는 연신 살을 발려 내서 먹여줍니다.통닭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살코기가 너무 맛있습니 다.

“엄마도 먹어.엄마,내가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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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식이는 닭다리를 엄마 입에 넣어줍니다.엄마는 행복한 듯 웃으시면 서 받아드십니다.그때 요란한 대문소리가 났습니다.우락부락하게 생긴 아저씨 두 사람이 들어옵니다.엄마와 나는 깜짝 놀라 쳐다봅니다.

“야!너 빌려간 돈 다 갚기 전에는 집에 갈 수 없다고 했지!근데 어딜 도망가!”

아저씨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윽박지릅니다.

부식이는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엄마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 습니다.두 아저씨는 엄마를 낚아채더니 끌고 가려고 합니다.

“아저씨가 뭔데 우리엄마 데려 가는 거야!이 손 놔!우리엄마 데려가 면 가만 안 둘 거야!”

부식이는 날쌔게 뛰어 올라 아저씨 팔뚝을 꽉 깨물었습니다.

“아얏!”

한 아저씨는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집니다.엄마는 무서운지 부식이를 와락 끌어안고 벌벌 떨고 있습니다.한 아저씨는 씩씩거리며 엄마와 부식 이를 떼어내려고 합니다.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결국 엄마는 두 아저씨 손에 끌려가고 있습니다.부식이는 끌려가는 엄마를 잡으려고 뒤 쫒아가 지만 발이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간신히 한 발을 떼어 놓으면 다음 발 이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부식이는 지금 엄마를 놓치면 영영 못 볼 것 같았습니다.

“엄마!안 돼.가지마!흐흑…….가지마!엄마!제발 가지마!”

“부식아!애야!얘가 왜 이리 잠꼬대가 심하냐?”

할머니는 부식이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엄마 꿈꿨니?쯧쯧…….무심한 것 어째 연락 한 번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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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 일인데도 눈물이 줄줄 흐릅니다.부식이는 오랫동안 흐느껴 웁니 다.그때 복실이가 나타나 눈물을 핥아줍니다.위로해주려는 듯 큰 눈망울 로 부식이를 쳐다보면서 연신 핥습니다.복실이를 가슴에 꼭 끌어안았습 니다.

“복실아,너도 집에 가고 싶니?엄마 많이 보고 싶어?”

“낑~낑~”

부식이는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왜 이리 학교에 일찍 가냐?”

“오늘부터 학교에서 ‘새천년 아침 체조’한다고 일찍 오라고 했어.”

“그렇다고 밥도 안 먹고 가냐?”

“점심 때 급식 많이 먹으면 돼!”

부식이는 가방을 메고 복실이를 할머니 모르게 안고 급히 뛰어나옵니 다.다행히 길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사 온 여자아이의 집 앞에 서서 대문을 노려봅니다.그리고 결심한 듯 초인종을 누릅니다.초인종소리가 경쾌하게 연주되자 집안에서 인터폰 을 들었습니다.부식이는 인터폰 화면에 얼른 강아지를 보여줍니다.화면 에 강아지만 보이게 합니다.

“누구세요?”

인터폰 화면을 보던 아줌마는 눈을 크게 뜨면서 호들갑스럽게 딸아이를 부릅니다.

“소연아!구름이가 왔어!얼른 나와 봐!”아줌마는 소연이에게 손으로 말하는 ‘수화’를 해보이면서 활짝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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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으 으 흐 흐…….”

소연이도 기쁜 듯 함박웃음소리를 냅니다.

대문이 덜컥 열립니다.

대문 앞에는 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아줌마와 여자아이는 강아지를 덥석 안으며 부비고 뽀뽀하고 난리가 납 니다.

“구름아,너 어디 갔다가 왔어!구름아,소연이 언니 안보고 싶었어?”

아줌마는 소연이에게 복실이를 맘껏 안아볼 수 있게 안고 있던 복실이를 넘겨줍니다.소연이에게 안긴 복실이는 꼬리를 정신없이 흔들면서 얼굴을 핥기 시작합니다.

“아으으흐,아으으,아흐 아흐”

소연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강아지를 안고 기쁨의 환호성을 지릅니다.

부식이는 이층집 모퉁이 전봇대에 몸을 숨기고 자신의 볼을 만져봅니 다.아직도 울고 있는 부식이의 얼굴을 복실이가 핥아줄 때처럼 느낌이 생생합니다.

“복실아~ 잘 있어!소연아,네 이름이 소연이었구나.그동안 미안했어.” 눈물이 샘솟듯 자꾸 나옵니다.그러나 가슴은 구름처럼 점점 가벼워집 니다.복실이와 소연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부식이도 행복해집니다.

부식이는 복실이를 보냈지만 소연이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자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가슴이 설레어옵니다.왜냐하면 곧 친구가 생기고 복실이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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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슈

슈크 크 크림 림 림 빵 빵 빵 있 있 있어 어 어요 요 요! ! !

‘제발,그 빵이 있기를…….’

상가 빵집 앞에서,제가 제일 좋아하는 빵이 만들어져 있기를 간절히 기도 했어요.문을 열고 빵집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구수한 빵 냄새가 풍 겼어요.저는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저는 슈크림 빵을 제일 좋아해요.잘 구워져서 노릇노릇해진 빵을 반으 로 나누면 연노란 슈크림이 삐져나와요.그 슈크림이 떨어질까 봐 얼른 혀로 핥아보세요.흠!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요.

“아줌마!제가 제일 좋아하는 빵 있어요?”

“없어.”

전에 슈크림 빵이 있던 자리로 가봤어요.그 자리에는 다른 빵이 놓여 있어요.빵집 아줌마는 제가 귀찮은 듯 퉁명스럽게 말해요.

“얘야,전에도 말했듯이 우리 가게에는 슈크림 빵 만들지 않거든!”

“왜요?”

“아무튼 슈크림 빵을 만들지도 팔지도 않을 거야.그러니 다시는 오지 마.”

“아줌마네 슈크림 빵이 제일 맛있는데요.”

“길 건너편 빵집에서 사먹으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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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는 소리를 버럭 질렀어요.아줌마는 제가 자꾸 가서 귀잖게 하니 까 정말 화가 났나 봐요.오늘,처음이 아니라 학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 는 길에 매일 들렀거든요.

아줌마네 슈크림 빵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서요.다른 빵집의 슈크림 빵 과 아줌마네 슈크림 빵은 맛이 달랐어요.아줌마네 슈크림 빵은 촉촉하게 부풀어 있고 색이 노릇노릇했어요.그 중에서 슈크림이 맛있어요.슈크림 을 혀로 핥을 때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최고예요.아줌마는 아침 일찍 가 게에 나오셔서 직접 빵을 만들었어요.학교 가는 길에 그 냄새가 코를 찌 를 때는 저도 모르게 강아지처럼 킁킁거리며 빵 냄새를 마셨거든요.

저는 오늘도 혹시나 슈크림 빵을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기대를 하면서 들렀어요.그랬더니 아줌마가 벌컥 화를 내시는 거예요.아줌마가 요즘에 이상해요.전에는 참 상냥하셨거든요.항상 노란색 앞치마를 입고 계셨어 요.노란색 앞치마를 보면 더욱더 슈크림 빵이 먹고 싶어지거든요.상냥하 게 웃으시면서 빵을 주던 아줌마가 이제는 잘 웃지도 않고 걸핏하면 화를 내세요.자주 입던 노란색 앞치마도 입지 않으세요.

저는 할 수 없이 그 빵집을 나왔어요.나오면서 아쉬움 때문에 힐끔힐 끔 뒤돌아보니 아줌마는 팔짱을 끼고 저를 노려보셨어요.저는 길 건너편 에 있는 빵집으로 가야만했어요.슈크림 빵은 저도 좋아하지만 할머니도 좋아하세요.할머니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슈크림 빵을 사오라고 하 셨거든요.

저는 길을 건너려고 보도블록에서 내려섰어요.그리고 차가오나 봤지요.

마침 차가 오지 않았어요.그러나 도로에 몇 발자국을 떼어 놓았을 때 갑 자기 무엇인가가 제 눈앞으로 달려들었어요.그리고 아무 생각도 나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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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요.

무서운 꿈을 꿨어요.저는 그 아줌마네 빵집에 들어갔어요.아줌마가 안 계셔요.그런데 그 곳에 슈크림 빵이 있는 거예요.저는 얼른 슈크림 빵을 먹었어요.하나를 더 먹으려고 빵을 입에 문 순간 아줌마가 나타났어요.

빵집 아줌마가 검푸른 얼굴로 저를 노려보았어요.

“너는 왜 내 슈크림 빵을 훔쳐 먹니?”

저는 얼른 슈크림 빵을 뒤로 숨기면서 아줌마를 처다 봤어요.

“저기...슈크림 빵을 사러왔거든요.”

“너한테는 안 판다고 했지?”

“왜요?왜 저한테 안 팔아요?”

“글쎄 안 팔아!”

아줌마는 갑자기 빵 칼을 집어 들고 저에게로 달려왔어요.저는 너무 무 서워서 털썩 주저앉았어요.막 달려오던 아줌마는 마침 바닥에 흘린 슈크 림을 밟고 미끄러져 넘어졌어요.그 틈에 저는 도망가려고 엉금엉금 기었 어요.그런데 몸이 제 맘대로 움직여지지를 않아요.아줌마는 다시 일어나 저에게 다가왔어요.잡히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아줌마에게 다리를 잡 히고 말았어요.저는 몸부림을 치면서 잡힌 다리를 빼려고 했어요.그럴수 록 아줌마는 제 다리를 꽉 움켜잡고 노려봤어요.저는 아줌마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내 다리 놔!내 다리 놓으란 말이야!”

다리가 쑥쑥 쑤시면서 아팠어요.소리를 치다가 깜짝 놀라 깨어났어요.무 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꿈속에서 무서운 것은 정말 싫어요.

눈을 떠보니 어떤 아줌마가 제 손을 꼭 잡고 계셨어요.손이 따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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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꼭 우리엄마 손처럼 따뜻했어요.

“괜찮니?”

“…….”

아줌마는 차가운 물수건을 만들어서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주셨어요.

저는 그때서야 정신이 들어 그 아줌마를 알아봤어요.아줌마를 보는 순 간 꿈이 생각나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어요.

“아줌마!여기는 왜?” .

“너 생각 안 나니?”

“뭐가요?”

“차에 부딪친 것,생각 안 나?”

“아!무엇인가가 저를 덮쳤어요.”

“그래,다행스럽게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다리만 다쳤단다.

다리에 깁스를 해놨으니 조금은 답답할 거야.” 그 때 저희 할머니가 들어오셨어요.

“아이구!너 괜찮은 겨?”

“으응,괜찮아,할머니.”

“얘야,아줌마한테 고맙다고 해라.아줌마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 다.빨리 너를 병원으로 옮겨서 응급치료를 잘 할 수 있었대.”

저는 아줌마 얼굴을 쳐다봤어요.아줌마는 미안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 봤어요.

“아니야,아줌마가 슈크림 빵만 만들어 팔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 데…….미안하구나.우리 딸도 슈크림 빵을…….”

아줌마는 말끝을 흐리면서 병실 창문너머로 눈길을 돌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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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아줌마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병실 문을 나섰어요.

할머니는 따라 나가면서 연신 고개를 숙이고 “고마워요.”라고 말하셨 어요.아줌마를 배웅해 주고 돌아오신 할머니는 깁스한 내 다리를 살살 만져 보시면서 말씀 하셨어요.

“저 아줌마 딸도 교통사고로 죽었단다.그러나저러나 너는 이만하길 정 말 다행이야.”

저는 빵집에 갔어요.아직은 목발을 짚고 가야해요.병원에서 퇴원한 후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하고 심심했거든요.할머니도 아줌마께 고맙다고 인 사를 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죠.빵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곳에는 경찰 아저씨와 아줌마가 심각하게 무슨 말을 나누고 있어요.아줌마 얼굴은 지 난 꿈속에서 본 것처럼 검푸른 얼굴로 굳어있어요.

“아주머니,그러지 마시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합의를 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어휴~,저희도 얼른 사건 처리를 했으면 해요.좀 도 와주세요.”

“그만 돌아가세요.”

아줌마는 얼음조각이 튀듯 차갑게 말하셨어요.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사실 갑자기 뛰어든 아이의 과실도 있 고…….그럼,다음에 또 뵙겠습니다.안녕히 계세요.”

눈치를 보며 인사를 하고 돌아선 경찰 아저씨는 저를 보자 아는 체를 했어요.

“얘,너 다리 다친 데 괜찮니? 그만하길 정말 다행이다.아주머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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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바로 그 남자의 딸아이예요.요 며칠 전 교통사고를 당했대요.엄마 도 없다는데 할머니랑 고생이 말이 아닌가 봐요.거기다 아빠까지 그 지 경이 됐으니.안됐지 뭐예요.아주머니 마음이야 백 번이고 알겠지만 산사 람은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용서를 하면 마음도 편안해지실 텐데.”

수다스럽게 말을 마친 경찰 아저씨는 아줌마 눈치를 보면서 빵집을 나 가셨어요.그러고 보니 그 경찰 아저씨는 제가 병원에 있을 때 병문안을 온 적이 있어요.왜 왔는지는 모르지만 병원에 왔어요.

아줌마는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어요.저는 경찰 아저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우리 집 식구들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아 빠 얘기는 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우리 아빠는 트럭을 운전하세요.

큰 트럭에 올라타서 운전하는 아빠의 모습은 무척 근사해요.요즘에 아빠 는 집에 안 계셔요.할머니가 그러시는데 회사일로 지방에 내려가시게 될 거라고 하셨어요.지방으로 내려가서 일하면 회사에서 돈을 많이 준대요.

아빠는 지방으로 내려가시는 날 저를 안아주면서 말씀하셨어요.

“아빠가 돈 많이 벌어서 올게.그 돈으로 우리 딸 좋아하는 슈크림 빵 많이 사줄게”

“응,아빠.사랑해요.”

“그래,아빠도 사랑해.” 우리는 서로 포옹을 했어요.

저는 아빠가 보고 싶어도 항상 웃으려고 노력했어요.아빠는 제가 웃는 모습이 엄마를 닮았다며,그 때가 제일 예쁘다고 하셨거든요.

아줌마는 피곤한 얼굴로 의자에 털썩 앉으셨어요.저는 아줌마 눈치를 살피면서 말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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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아줌마,정말...고맙습니다.”

아줌마는 축 늘어진 어깨 사이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 셨어요.저는 얼른 그 빵집을 절뚝거리며 나왔어요.뒤돌아보니 아줌마는 유리창 너머로,멍하니 저를 쳐다보고 계셨어요.아줌마는 어딘가 아픈 사 람 같아요.얼굴도 몸도 생기가 없고 삐쩍 말라 있어요.

“할머니 슈크림 빵 먹고 싶어요.”

제가 할머니를 졸랐어요.할머니는 걷기 힘든 저를 위해 빵집을 다녀 오셨어요.슈크림 빵을 저에게 주시면서 혼자 말처럼 말씀하세요.

“그 빵집 아줌마네 가게는 요즘 계속 문이 닫혀 있네.옆집 과일가게 아줌마가 그러는데 가게 문을 열지 않은지가 꽤 된다는데.”

저도 아줌마가 걱정이 되어요.병원에서 아줌마의 따뜻한 손길이 꼭 엄 마 손길처럼 느껴졌거든요.그런 아줌마를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슈크림 빵을 못 먹는 것 보다 더 서운해요.

다리가 다 낳았어요.제일 먼저 빵집 아줌마에게 다 낳은 제 다리를 보 여드리고 싶어요.학교 끝나고 그 빵집 앞에 가봤더니 ‘휴업’이라는 글씨 가 유리창에 붙어있어요.혹시나 하고 손잡이를 잡고 밀어 보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어요.

저희 아빠는 수영을 잘하세요.저한테 이번 여름에 수영을 가르쳐준다 고 지난 겨울에 말씀하셨어요.그러데 여름방학이 다 되가는데도 아빠는 집으로 돌아오시지도 전화도 없으세요.할머니에게 물어봐도 할머니는 한 숨만 쉬셔요.이번 여름 방학 때는 아빠가 집으로 돌아 오셔서 저랑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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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파트 단지 안에는 수영장이 있어요.우리 아파트는 일반아파트와 제 가 사는 임대아파트가 같이 붙어 있어요.많은 사람이 살고 있어서 단지 안의 수영장은 항상 북적거려요.여름방학 동안 수영장에 다니려면 지금 쯤 표를 끊어 놓아야만 해요.여름방학 때는 사람이 많아 미리 접수해 놓 은 사람만 다닐 수 있거든요.

수영장표가 다 팔리기 전에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하지 만 수영장에 가고 싶어서 아빠를 기다리는 것만은 아니예요.아빠가 무척 보고 싶어요.

놀이터에서 아빠와 같이 자전거를 타는 우리 반 친구를 봤어요.자전거 가 쓰러지지 않게 뒤꽁무니를 꼭 붙잡고 쫒아가는 친구의 아빠 등이 넓고 든든해 보였어요.우리 아빠 등은 친구의 아빠 등 보다 더 넓고 든든하셔 요.그 등에 가서 내가 매달리면 두 손을 잡고 번쩍 업어주셔요.저는 몸 이 붕 떠오르면 까르르르 웃지요.그러다 저를 등에 업은 채 빙빙 돌면 비행기 타고 날아가는 것처럼 재미있어요.

늦은 밤,아빠가 돌아오셨어요.

“아빠!”저는 큰 소리로 아빠를 부르며 달려가 품에 안기고,할머니도 나오시면서 깜짝 놀라셨어요.

“아이고~ 아범!돌아왔나.”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거리시기까지 하네요.

“네 어머님,고생 많으셨죠?”

“내가 무슨 고생을 했다고,저 어린것이 고생을 많이 했지.그래,몸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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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데는 없지?”

“그럼요.저는 걱정 안하셔도 되요.”

아빠 등에 대롱대롱 매달린 나를 예전처럼 번쩍 엎어서 비행기를 태워주 셨어요.할머니는 그만 하라고 말리셨어요.아빠 옆에는 아빠가 들고 온 케익 상자와 빵 봉투가 있어요.

“아빠,저 상자가 뭐야?”

“응 케익이야.오늘 하얀 날개를 단 천사 한 분이 오셔서,너 주라고 하 면서 케익과 슈크림 빵을 주셨어.”

“진짜!진짜 천사가 케익과 빵을 줬어?”

저는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죠.그런데 이 빵 봉투에 아줌마네 빵집 이름 이 있어요.

“아빠,이것 요 앞 상가 빵집에서 사 온 거지?”

“아니야,아빠가 사 온 것이 아니라 천사 아줌마가 너 주라고 직접 주 셨어.”

“천사 아줌마?그 빵집 아줌마가 천사 아줌마야?”

“그래.”

“아줌마는 슈크림 빵을 다시는 만들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얼른 슈크림 빵이 먹고 싶어서 빵 봉 투를 꺼냈어요.

할머니와 아빠 그리고 저는 식탁에 둘러앉았어요.저는 케익에 초를 꽂 은 후 불을 붙였어요.그리고 전등불을 껐어요.순간 은은한 불빛이 우리 가족의 얼굴을 비춰주었어요.집안 가득 따뜻한 온기가 구석구석 퍼져나 가네요.할머니 얼굴과 아빠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어려 있어요.저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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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 벅차오르고 자꾸 웃고 싶어져요.할머니와 저는 아빠가 집에 돌아온 것을 축하하면서 케익에 촛불을 껐어요.내일은 아빠랑 여름방학 때 다닐 수영장 표를 끊으러 스포츠 센터에 갈 거예요.

다른 날은 눕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오늘은 잠이 잘 오지를 않아요.너 무 신나서 잠이 안와요.빨리 날이 밝고 아침이 왔으면 좋겠어요.그래도 내일을 위해서 자야겠지요.저는 이불을 머리끝가지 덮어 쓰고 잠을 자려 고 애를 써 봐요.머릿속에서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 멋진 내 모습이 떠올라요.그러다 물도 먹겠죠.저도 모르게 킥킥 웃음이 나와요.

아빠에게 자전거도 가르쳐 달라고 해야겠어요.인라인스케이트도 탈거 예요.또 일요일에는 아빠와 뒷산에 약수를 뜨러 갈 거예요.그 곳에 있는 운동기구들도 하나씩 하나씩 타볼 거예요.어휴,할 것이 너무너무 많아 요.아빠가 없어서 못 해본 것들이 많거든요.도저히 잠이 오질 않아요.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요.저는 방을 나와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할 때 주방에서 전화를 하는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요.

“아주머니,정말 고맙습니다.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지 모르겠네요.평 생 이 은혜를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아주머니가 베풀어주신 그 깊은 은혜가 저와 저희 가족을 살리셨어요.은혜에 보답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따님의 명복을 빌겠습니다.죽어야 할 저를 살려주셨으니 제 목숨 은 이제 제 것이 아니 예요.아주머니처럼 베풀면서 살겠습니다.”

누군가 앞에 있는 것처럼 연신 고개를 숙여가면서 말씀을 하셨어요.어 둠 속에서 아빠의 눈가에 무엇인가가 반짝였어요.

일요일이라 제일 먼저 수영장에 가서 접수를 하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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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뒷산에도 올라 갈 줄 알았는데 아빠는 저와 할머니를 데리고 절에 갔 어요.저는 기분이 영 말이 아니어요.기대가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니까 요.아빠에게 떼를 쓰고 싶지만 아빠의 얼굴을 보고 그만두었어요.아빠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거든요.저는 퉁퉁 부은 얼굴로 할 수 없이 아빠를 따라 나섰어요.

산에 오르니 산언덕에 있는 절이 보여요.아빠는 그 중에 가장 높은 곳 에 있는 작은 절로 가셨어요.그 절 안에는 저와 같은 여자 아이 사진이 있어요.사진 아래에는 제가 좋아하는 슈크림 빵이 그득하게 올려져있어 요.아빠는 그 사진을 보자 금방 울 것 같아요.아빠는 향에 불을 붙인 후 꽂았어요.그리고 절을 하셨어요.할머니와 저도 아빠를 따라서 절을 했어 요.절을 한 후 할머니와 저는 밖으로 나왔어요.아빠는 계속 절을 하고 계셔요.저는 작은 목소리로 할머니에게 물어보았어요.

“할머니,저 사진은 누구예요.”

“으응,글쎄다.”

할머니도 잘 모르시는지,아는데 모른 척을 하시는지 알쏭달쏭 하네요.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계셨어요.

“할머니!누구예요?”

“그래,알았다.너도 알아야겠지.할머니도 늦게 알았단다.” 제가 자꾸 여쭤보자 드디어 할머니께서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사진은 네가 교통사고 당했을 때,너를 업고 병원으로 가준 빵집 아줌마 알지.그 아줌마 딸이란다.네 아버지가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 는데 그만,휴~ 그런 아범을 용서해줬단다.쉽지 않았을 텐데…….이렇 게 따뜻한 사람을 아직까지 할머니는 본적이 없구나.상처를 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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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빵집 아줌마 일 거야.”

저는 너무 놀랐어요.할머니 말씀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용서란 어 떤 것인지 알아요.용서란 하기가 힘들지만,하고 나면 용서를 해준 사람 이 더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며칠 전 학교에서 저에게 짝꿍이 장난치다가 저를 계단에서 밀어 넘어 뜨린 적이 있어요.그때 너무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어요.짝꿍은 어쩔 줄 을 모르고 같이 울었어요.담임선생님께서는 저를 양호실로 데려가서 치 료를 해주셨죠.교실로 돌아와 짝꿍을 째려봤어요.짝꿍은 어깨를 움츠리 고 고개를 숙였어요.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미안해.”라고 말했지만 저는 그 말을 받아주지 않았어요.그 후로 짝꿍은 저를 피했어요.그 때는 짝꿍 이 미웠지만 짝꿍을 용서해주고 다시 전처럼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어요.

짝꿍을 보면 마음이 무겁고 편하지 않았어요.학교생활이 이상하게 즐겁 지 않았어요.저는 짝꿍에게 편지를 보냈어요.‘그 때 일은 내가 용서해줄 게.전처럼 사이좋게 지내자.’그 편지를 받은 짝꿍은 저에게 “고마워”라 고 말했어요.화해를 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어요.지금은 전보다 더 사이 좋은 친구사이랍니다.

저는 다시 사진이 있는 절 안으로 들어갔어요.아빠는 아직까지도 정성 껏 절을 하고 계셔요.

저는 외출할 때 마다 꼭 안고 가는 인형이 있어요.‘곰돌이 푸’인형이 에요.아빠는 이제 학교도 들어갔으니 그 인형을 놔두고 다니라고 야단을 치지만 저는 그 인형을 꼭 가슴에 안고 나오곤 했어요.그러면 할머니는 제 편이 되어주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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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둬라,제 엄마가 일찍 죽어 정이 그리워 그러는 것 같은데…….” 사진 아래에 있는 슈크림 빵 옆에 ‘곰돌이 푸’인형을 놓았어요.사진 속 여자 아이에게 주고 싶었어요.

이젠 ‘곰돌이 푸’인형과 안녕을 해요.그런데 이상하게 하나도 슬프지 가 않아요.외롭거나 허전하지도 않아요.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그리고 제가 언니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절에서 내려가는 동안 아빠얼굴을 처다 봤어요.아빠는 아무 말씀도 하 지는 않았지만 얼굴에 있던 어두운 그림자가 조금은 빠져 나간 것 같아 요.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어요.

며칠 후 학교 가는 길에 빵집 앞에서 발걸음이 멈춰졌어요.빵집 문이 열려있고 노란색 앞치마를 입은 아줌마는 바쁘게 빵을 만들고 계셨어요.

물론 구수한 빵 냄새도 솔솔 나고요.빵 냄새를 힘껏 마시는데 옆에 그림 을 그리는 판이 보여요.그 판 위에는 노란색 색상지에 청색으로 예쁜 글 씨가 써져 있네요.그 글씨들은 저를 바라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말 을 걸어요.

‘슈슈슈크크크림림림 빵빵빵 있있있어어어요요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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