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하면 전자나 반도체 산업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시절 이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존재하고 있었던 것 같다. 현재 국제 삼극특허(미국ㆍ유럽ㆍ일본에 동시 출원되는 특허) 취득 건수 에서 우리나라는 영국 등을 뛰어넘어 미국·일본·독일·프랑스 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조선해양 분야에서도 특허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 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대형조선소 3개사의 특 허 출원건수가 모두 합하여 연간 10여건에 불과할 정도였지 만, 지금은 약 2,000여건에 이를 정도로 양적으로 큰 성장이 이루어졌다.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연구개발 사업의 경우 특허분석을 반드시 병행하여 기술개발 방향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R&D 투자계획의 선행단계로 특허분석을 강화하 고 있는 추세에 있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술독점 을 통한 무한경쟁 시대 도래에 대한 적극적 대응방안의 하나 로써의 특허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특허 활성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특허기술의 전략적 측면
부가비용 발생과 분쟁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일차적 활동
해외 조선소나 기자재 업체의 국내에서의 특허출원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 해양구조물, 크
루즈선, 잠수함 분야에서의 세계 유수 회사와 국내 중소형 기 자재 업체의 특화된 특허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액화천연가스운반선 원천기술에 대한 부가비용인 로 열티 지급은 생각 외로 우리가 얻어야 할 이익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으며, 이제는 정부 및 국내 조선소, 국내 기자재 업체의 공동 노력으로 기술적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조선해양 분야에서는 시추설비를 비롯 특정 기자재의 경우 몇몇 기업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기자재조달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원가상승의 가장 직 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육상건조공법과 관련된 국내 동종사 사이에서의 특허 분 쟁이나 국제적인 이슈가 되었던 해양구조물의 이중시추탑 (Dual Derrick) 기술의 경우 특허를 통한 기술선점의 중요성 을 국내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 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특허에 대한 무관심은 로열티 지급에 의한 직접적인 손실뿐만이 아니라 잠재적 특허분쟁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산업분야의 평균적인 특허 동향과 전략의 경우 [그림 2]에서와 같이 로열티 부담을 줄이거나 경쟁사의 특 허공격에 대한 방어형태의 경향이 강하며, 점차 경쟁력 강화 및 직접적인 수익 창출의 방향으로 개선되어질 것으로 예상 된다.
그림 2. 주요 국가의 특허전략 비교
BSNAK, Vol. 48, No. 2, June 2011 43
이수호 (대우조선해양)
기술보고
특허, 무한경쟁시대를 대비하는 최고의 선택
기술보고 ▶▶▶ 특허, 무한경쟁시대를 대비하는 최고의 선택
44 대한조선학회지┃제 48 권 제 2 호 단순할수록 파워가 강한 특허권리
특허를 어렵다거나 특정한 일부 연구원이나 엔지니어들이 하는 특별한 활동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제법 있다. 그러나 특 허는 생각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할 만큼 어려운 작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업무에 적용되고 있는 방법을 기술적ㆍ논리적 사 고를 통해 개량하고 개선한다면 특허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 해질 것이다. 다만, 개선제안과 다른 점은 지금까지의 업무에 적용되는 방법에 대한 정의가 내부적인 것이 아닌 국내외의 다른 회사,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기술 또는 방법까지도 포함 하여 차별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원천특허 또는 개념특허의 경우 실질적으로 특허를 통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특허선진국의 경 우 전체 출원 건의 약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1961년 잠 수함이나 어뢰의 프로펠러 소재로 개발된 제진합금 소노스 톤(Sonoston)과 같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 바탕이 된 원천특허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원천특허가 접근하기 매우 어려운 기술로 지레짐작되기 쉽 지만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보기로 하자.
기존 항로 대비 40% 이상 노선단축이 가능한 북극항로 의 효과적인 개척을 위해서는 얼음을 깰 수 있는 능력을 가 진 쇄빙화물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화물선의 앞부분을 얼음을 깨는 전용 쇄빙선과 같이 투박하게 만들 면 일반 항해지역에서는 물의 저항을 많이 받아 효율이 떨 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때 등장한 아주 단순한(?) 아 이디어가 DAT (Double Acting Tanker)라고 불리는 ‘앞으 로도 갈 수 있고, 뒤로 갈 수 있으며, 옆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배’이다([그림 4] 참조). 즉, 일반 항해 시에는 날렵한 선수 방향으로 고속항해하고, 얼음지역을 항해할 때는 투 박하게 만들어진 선미 방향으로 얼음을 깨면서 항해할 수 있도록 고안된 화물선이다. DAT 특허기술을 등록한 발명 가에는 시장선점과 함께 많은 로열티 수입을 안겨 주었음 은 물론이다.
특허기술은 등록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기술 요소의 구성이 단순할수록 권리의 지배능력이 강해진다고 할 수 있다. 기술이 단순할수록, 기술구성요소의 숫자가 적을수 록 배타적 독점권리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낮아지지만 반대로 경쟁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 기술을 회피하거나, 개량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림 3. 특허 포트폴리오의 구성
그림 4. 쇄빙유조선(DAT)에 관한 원천특허기술 사례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특허활동 영역
특허출원의 목적이 심사를 통해 등록하고, 경쟁사로부터 배타적 권리를 확보하거나 라이센싱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경쟁상대가 특허로 등록하지 못하도록 (공개에 그치거나 등록이 거절된 경우라 하더라도) 미리 출원함으로써 상대의 권리 선점을 막는 경우도 있으며, 특허가 아닌 논문이나 언론 등을 통해 미리 공개함으로써 공지의 기술로 만드는 일도 매 우 중요한 특허활동의 영역이 될 수 있다.
특허법의 목적이 신기술을 감추고 싶은 개인(발명가)의 욕 구와 이를 공개하고자 하는 사회(국가)의 요구의 타협안으로 사적이익과 공공이익을 공존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특허를 통해 기술을 공개한 사람에게는 합법적으로 일정 기간 독점배타적 권리를 부여하고, 일반인에게는 기술을 공 개함으로 이용 또는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다.
이수호
BSNAK, Vol. 48, No. 2, June 2011 45
따라서 특허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새로운 시 장에 진입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고 할 때 그 분야에 서 기존에 출원된 특허기술들을 파악하는 일은 시행착오를 줄 이고 그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특허분쟁의 소지를 피해갈 수 있는 해답을 얻는데 매우 유익 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그림 5] 참조).
이외에도 특허활동은 기업의 유형적 지식자산으로 인정받 고 있으며 이미지 증진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또한 기업 또는 그 구성원의 자기계발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강화된 직무발명을 통한 특허활동에 대한 개인적 보상기 준도 대폭 강화되어 있어 구성원들의 노력에 현실적인 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5. 특허기술의 전략적 활용 체계
특허는 블루오션 개척의 첨병
조선해양산업의 메가트렌드를 예로 들면 대형화, 대수심 또는 극지 등 극한영역으로 진출, 융ㆍ복합화로 요약이 되고
있는데, 이는 흔히 블루오션이라고 하는 새로운 기술과 시장 의 출현을 의미한다. 미리 아이디어를 정립하여 원천특허 기 술로 연결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앞으로의 생존을 위 해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그림 6. 경쟁력 강화수단으로써의 특허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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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대한조선학회지┃제 48 권 제 2 호 우리나라 기업이 이를 강화할 경우 특히 기술개발 투자가
축소된 일본에 대해서는 추격의 빌미를 차단할 수 있으며, 성 장잠재력이 큰 중국에 대해서는 첨단기술 영역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에 특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해외로의 기술유출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던 지난 몇 년 동안 기술에 대한 물리적 보안이 한층 강조되었지만, 궁극적으로는 특허전략을 통해 ‘원하지 않은 원천적 기술이전’에 대한 보호 장치를 강구하는 것이 실리적일 것이다.
따라서 일본에 대해서는 선형이나 복합다기능화에 대한 개 념기술의 선점, 중국에 대해서는 건조공법에 대한 기술적 방 어 차원의 특허전략의 운영이 특히 요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단순한 기술모방에 그치고 마는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나 중소 기자재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기자재 국 산화는 단기적으로는 원가절감에 기여를 하게 되겠지만 특허 등록을 통한 권리확보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부가가치를 오랫 동안 누리기가 어려워진다는 점도 지금 시점에서 눈여겨볼 필 요가 있을 것이다.
시장진입의 장벽이 되고 있는 기존 기술에 대한 회피설계, 틈 새기술 발굴, 새로운 개념의 도출과 특허를 통한 선점을 통해 개인과 회사 또는 소속기관의 안정적 성장, 나아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특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활동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림 6]에서 제시한 현재 수동적 지위에서 벗어나 기술의 독자영역을 확장하고 차별화함으로써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제품력 보완과 수익창 출의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략적 접근을 위한 노력이 매우 강조되고 있다.
아울러 특허기술을 생산하는 많은 기업과 기관, 단체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특허법이 추구하고 있는 정신인 기술공개 를 통한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적극적 기술권리 확 보를 통해 보다 많은 이익의 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수 호
■ 1965년생
■ 2009년 부경대학교 해양공학 박사
■ 현 재 : 대우조선해양(주) 산업기술연구소 연구원
■ 관심분야 : 기자재국산화, 특허
■ 연락처 : 055-680-1924
■ E-mail : [email protected]
2011년도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 2011년도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
◦ 일 시 : 2011년 11월 3일(목) ~ 4일(금)
◦ 장 소 : 목포대학교
◦ 발표신청 : 2011년 8월 20일(토)
◦ 원고마감 : 2011년 9월 30일(금)
◦ 사전등록 : 2011년 10월 20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