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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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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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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어원

1886년 2월 22일자 한성순보에 게제 된 한국 최초의 광고로 일컬어지는 독 일인 오퍼상 에드워드 마이어Edward Meyer의 ‘덕상세창양행고백德商世昌洋 行告白’에는 ‘넓을 광廣’과 ‘알릴 고告’로 이루어져서 ‘넓게 알린다’는 의미를 가진 ‘광고(廣告)’라는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告白고 백’이 ‘광고’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덕상세창양행고백 (1886년 2월) 덕상세창양행고백

알릴 것은 이번 저희 세창양행이 조선에서 개업하여 호랑이, 수달피, 검은 담비, 흰 담비, 소, 말, 여우, 개 등 각종 가죽과 사람 머리카락, 소, 말, 돼지의 갈기 털, 꼬리, 뿔, 발톱, 조개와 소 라, 담배, 종이, 오배자, 옛 동전 등 여러 물건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손님과 상점 주인들이 가지 고 있는 이러한 물건은 그 수량이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모두 사들이고 있으니, 이러한 물건을 가지고 저희 세창양행에 와서 공평하게 교역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특별히 알려드립니다.

알릴 것은 이번 세창양행이 조선에서 개업하여, 외국에서 자명종시계, 들여다보는 풍경(peep show), 뮤직박스, 호박, 유리, 각종램프, 서양 단추, 각색 서양 직물, 서양 천을 비롯해 염색한 옷과 선명한 안료, 서양 바늘, 서양 실, 성냥 등 여러 가지 물건을 수입하여 물품의 구색을 맞추 어 공정한 가격으로 팔고 있으니 모든 손님과 상인이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나 노인이 온다 해도 속이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저희 세창양행의 상표를 확인하시면 거의 잘못이 없 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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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온 여러 가지 물품

서양 천, 각색 염료, 서양 주머니, 녹색 염료, 표백한 서양 천, 갖가지 서양 단추, 표백한 주머니, 호박, 두꺼운 옥양목, 서양 허리띠, 서양 쪽빚, 시계, 면으로 된 고운 천, 램프, 서양 무명천, 들 여다보는 풍경, 낙타 천, 유리, 서양 실, 성냥, 서양 바늘, 뮤직 박스.1)

이 보다 앞서 1882년 부산에 있는 일본 상법회의소에서 발간한 조선신보에

‘광고’라는 낱말이 기사 중에 실려 있기는 하지만, 이 잡지는 일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광고사에서는 제외된다. 재미있는 것은 ‘광고’가 ‘넓게 알린 다’는 축자적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광고의 근본적인 목적은 ‘넓게 알 리는 것’이라기보다 ‘물건을 사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광 고에서는 정보전달 기능이 주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호소해서 물건을 사게 만드는 설득기능이 핵심인 셈이다. 좀더 과격하게 말하면, 광고의 모든 카피는 ‘우리 물건 많이 사세요’라는 표현으로 귀결될 수 있다. 아마도 ‘넓게 알린다’라는 표현은 ‘광고’의 표면적 의미였을 것이다. 이제는 광고 산업이 공 장에서 생산된 물품을 대중적인 소비자에게 한꺼번에 알리는 수단으로 등장 하던 시대는 지났다. 매체의 변화에 따라서 과거보다 더욱 더 세분화된 시스 템이 요구된다. 마치 방송Broad-casting과 대비되는 협송Narrow-casting이 라는 술어 등장처럼, 널리 알린다던 ‘광고’가 ‘협고狹告’로 불려 질 날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2) 마치 이것은 2007년 지구촌 마케팅의 키워드인 ‘긴 꼬리 Long Tail 경제학’3)과 닮았다. 전체를 타겟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량이 적더라도 타겟을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에서 광고에 해당되는 용어는 두 개인데, ‘advertising’과 ‘advertisement’

가 바로 그것이다. 전자는 ‘돌아보게 하다’, ‘주위를 돌리다’라는 뜻의

‘adverter’(to advert)의 동명사형으로 ‘광고행위’ 또는 ‘광고 과정 전체’를 의 미하고, 후자는 낱낱개의 구체적인 광고와 관련 있다. 독일어의 경우 우리

1) 신인섭 (1990: 55이하)에서 재인용.

2) 다음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현대의 시장은 점점 세분화, 분중화 되어 가고 있다. 이는 고객의 기호에 맞 추어 나가야 한다는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거꾸로 고객의 기호를 더욱 세분화시키고 있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마케팅에서도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마케팅에서 특정 개인을 중심으 로 하는 1대1의 개인 마케팅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사용 온라인 서비스와 인터넷 미디어 이용자의 급속한 증가, 그리고 사 이버스페스를 통한 전자상거래 등이 마케팅 전략의 대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환경의 변화에 따라 광 고 대상도 개인화되고 마케팅시스템도 1대1 마케팅환경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따라서 광고 전략도 소비자의 발견에 초점을 맞추어 소비자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박혜숙/이종호/서동수 (2005: 226).

3) 롱테일법칙이란, 상품 종류가 다양한 온라인 매장의 경우 매출의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는 판매량이 저조해 구비해 놓기 힘 든 틈새상품에서는 나온다는 법칙을 의미한다. 전체 상품의 20%에 해당하는 히트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불러일으킨다 는 오프라인 매장의 ‘파래토 법칙’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온라인 매장의 상품별 매출곡선을 그리면 틈새상품의 매출을 나타 내는 부분이 동물의 꼬리처럼 얇고 길게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용어로 불린다. 파래토의 법칙에 대해서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2001: 110)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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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광고’에 해당되는 ‘Werbung’이라는 낱말이 있다. 이것은 동사

‘werben’(‘돌아보다’, ‘되돌아가다’, ‘무엇을 얻으려고 애쓰다’, ‘무엇을 권유하 다’, ‘누구에게 간청하다’)에서 파생된 것이다. 또한 불어 ‘réclame’에서 유래 한 ‘Reklame’도 사용되는데, 이 용어는 라틴어의 ‘clamo’에서 유래하며 ‘반복 하여 부르짖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슬로건과 유사한 개념이다. 그러나 Reklame는 부정적인 의미내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Werbung’이 훨씬 더 선호된다. 이러한 Werbung의 어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서의 창세기에 따르면 최초의 광고(=Werbung)는 사탄이 뱀의 모습으로 아담 과 이브에게 사과의 맛을 보게 하고, 하느님께 불복종하도록 이끄는 행위에서 비 롯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광고하는 행위(=werben)’의 모습 은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수컷이 암컷의 주의를 ‘빙빙 도는(=wirbt)’ 행위를 할 때 또한 찾아 볼 수 있다. 결국 독일어 동사 ‘werben’은 이러한 의미에서 우선은 어 원학적으로 ‘Wirbel(회전)’, ‘wirbeln(돌다)’과 관련되어 있으며, 기본적인 말뜻으로 는 ‘sich drehen(회전하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동 사 ‘werben’은 일차적으로 특정한 동물이 자신의 파트너를 유혹하기 위해 춤추는 행위에서 찾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에 이 낱말은 인간의 ‘청혼 행위’에 사 용되어진 흔적이 있으며, 나중에는 ‘병사 모집(Soldatenwerbung)’의 예에서 보듯 주로 ‘모집(Anwerbung)’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용 의 미와는 다른 위의 예에서도 동사 werben은 이미 현재의 의미인 ‘다른 이의 주의 를 끌기 위한 능동적인 노력’이라는 뜻을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었던 것 같다. 또 한 광고와 유사하지만 주로 종교적, 정치적 사상을 대중에게 유포하는 행위는 이 에 반해 ‘선전, 포교’의 뜻을 지닌 ‘Propaganda’라는 용어가 독일어권에서는 17세 기 이래로 사용되어졌고, 20세기 후반부터는 ‘Agitation’이라는 용어도 사용되었 다.4)

따라서 영어의 ‘Advertising’과 독일어의 ‘Werben’의 의미에 기대보면, 광고 의 근원적인 의미를 ‘상대의 주의를 자기 쪽으로 끄는 것’ 혹은 ‘특정 방향으 로의 권유’로 해석하여 광고에서는 사람들이 어떠한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그리고 어떤 경우에 권유되는가를 규명하는 일이 중요하게 된다. 이 것은 심리학적 광고 분석의 단초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5) 흔히 ‘광고’와 동 의어로 ‘홍보’나 ‘선전’이 사용되기도 한다. ‘홍보’는 상업성을 배재한 기업적 이미지가 강하고, ‘선전’에는 정치적인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대영 박물관 한국실 입구에 전시돼 있는 다음과 같은 북한의 포스터를 정치선전 물 또는 정치선전포스터라고 했을 것이다.

4) 김영순/오장근 (2004: 20계속).

5) 김재휘 (2004: 11)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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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북한포스터)

물론 선전과는 달리 ‘광고’에서는 상업성이 우세하다. ‘광고’ 대신에

‘CM(commercial message)’나 ‘CF(commercial film)’라는 술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일본식 용어다. 한국어 광고에 대한 정확한 영어표현은

‘Advertisement’ 또는 축약어인 ‘Ad’이다. 또한 ‘CM송’을 ‘Commercial Music Song’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 또한 잘못되었다. 이에 대 한 반듯한 미국식 표현은 ‘Ad Music’이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