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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청453-462
〈樂時調〉
453.
조오다가 낙대를 일코 춤추다가 되롱이를 일헤 늘근의 망녕을 白鷗ㅣ야 웃지마라
져건너 十里桃花에 春興을 계워노라.
▷조오다가: 졸다가
▷되롱이: 띠나 짚으로 엮은 우장
▷일헤: 잃어
▷춘흥계워: 봄 흥을 이기지 못하여
졸다가 낚싯대를 잃고 춤추다가 도롱이를 잃으매 늙은이의 망령을 백구야 웃지 마라
저 건너 십리도화에 춘흥을 겨워하노라.
454.
도 誤往면 셔고 셧쇼도 타 면 간다 深意山 모진 범도 경셰면 도셔니
각시 엇더니완 경셰를 不 니.
▷: 달리는 말
▷誤往(오왕): 말이나 소를 몰 때 멈추라고 하는 소리
▷심의산: 불교에서 말하는 수미산 의 속된 발음
▷타 : 가라고 하는 소리
▷경세 : 깨우치고 타이름
달리는 말도 멈추라 하면 서고, 서있는 소도 가라 하면 간다 심의산 모진 범도 깨우치고 타이르면 돌아서나니
각각의 사람들은 어떤 이 인데 경세를 불청하느냐.
455. 정 철(1536∼1593)-자는 계함, 호는 송 강.
물아레 그림자 지니 리우회 즁이 간다 져즁아 게 서거라 너가듸 무러보쟈 손으로 흰구룸 르치고 말 아니코 간다.
▷리우회: 다리 위에
물아래 그림자 지니 다리 위에 중이 간다
저 중아 거기 서거라 너 어디 가오 말 물어보았더니, 손으로 흰 구름 가리키며 말 안하고 가더라.
456. 서 견(徐 甄:생몰년 미상)
岩畔雪中孤竹 반갑도 반가왜라 뭇니 孤竹아 孤竹君의 네엇더니 首陽山 萬古淸風에 夷齊를 본듯여라.
▷암반 설중고죽: 바위틈 눈 속에 외로이 절개를 지키는 대나무
▷고죽군: 백이숙제(伯夷叔齊)의 아 버지
▷만고청풍: 백이 숙제의 높은 절개
암반설중고죽아 반갑기도 반가워라
대나무에게 묻나니, 고죽군이 네가 보기에는 어떠하냐?
(대나무를 보니) 수양산 만고청풍에 이제를 본듯하여라.
- 2 - 457.
랑랑 긴긴랑 지쳔치 내내랑 九萬里長空에 넌즈러지고 남 랑 아마도 이님의 랑은 업슨가 노라.
▷긴긴 사랑 - 길고도 긴 사랑.
▷내내 사랑 - 끝없는 사랑.
▷구만리 장공 - 9만 리나 되는 높 고 먼 하늘. ‘구'는 꼭 고정수 9가 아니라 무한대의 수를 의미한다.
▷넌즈러지고 - 쭉 뻗어 늘어지고.
사랑사랑 긴긴 사랑 개천같이 끝없는 사랑 구만리 장공에 쭉 뻗어 늘어지고 남는 사랑 아마도 이 님이 사랑은 끝이 없는가 하노라.
※나의 님에 대한 사랑은 9만리 장공에 닿고도 남을 만큼 끝이 없는 긴긴 사랑이다. "긴긴 사랑, 내내 사랑"은 결국 공간적 시간적으로 모두 끝이 없다는 뜻이다.
458.
물아래 셰가랑 모래 아무리 다 발자최나며 님이 날을 아무리 괴다 내 아더냐 님의 안흘 狂風에 지부친 沙工치 기픠를 몰라노라.
▷셰가락 모래: 세모래
▷괴다: 사랑한다
▷지부친: 바람에 불려간
▷사공치: 사공과 같이
물아래 세(細) 모래 아무리 밟다 한들 발자취 나며 임이나를 아무리 사랑한들 내 알던가 임의 정을 광풍에 불려간 사공같이 깊이를 몰라 하노라.
459.
랑이 엇더터니 두렷더냐 넙엿더냐 기더냐 자르더냐 발을러냐 자힐러냐
지멸이 긴줄은 모로되 애 그츨만 더라.
▷두렷더냐: 둥글더냐
▷넙엿더냐: 넓적하더냐
▷발을러냐: 발(길이로)로 밟겠더냐
▷자힐러냐: 재겠더냐
▷지멸이: 매우 지루하게
▷애 그츨만: 애(창자)가 끊을만
사랑이 어떠하더냐? 둥글더냐? 넓적하더냐?
길더냐? 짧더냐? 발로 잴수가 있는 것이냐?
사랑하는 동안은 지루한 줄 모르되 남의 애를 끊을 만 하더라.
※미묘한 사랑의 실상을 문답형식으로 노래하고 있다.
460.
오도 죠흔날이오 이곳도 죠흔곳이 죠흔날 죠흔곳에 죠흔사람 만나이셔 죠흔술 죠흔안쥬에 죠히놀미 죠해라.
▷죠흔 날이: 좋은
▷이곳도: 이 곳도
오늘도 좋은 날이요 이곳도 좋은 곳이다 좋은 날 좋은 곳에 좋은 사람 만나 있어 좋은 술 좋은 안주에 좋이 놂이 좋아라.
- 3 - 461.
明時節雨紛紛 제 나귀 목에 돈을걸고 酒家ㅣ 어듸오 뭇노라 牧童아
져 건너 杏花ㅣ 니니 게 가 무러 보읍소.
▷청명시절 - 청명 무렵. 청명은 24 절기의 하나. 춘분과 곡우 사이.
▷우분분 - 비가 어지러이 뿌리는 모양.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모 양.
▷주가이 - 술집이. 주막이.
▷행화 - 살구꽃.
청명시절 봄비가 내릴 때, 나귀 목에 돈을 걸고 주막이 어디 메오 묻노라 목동아
저 건너 살구 꽃 날리니 그곳에 가 물어 보시오.
462. 송시열
山도 절로절로 綠水도 절로절로
山 절로절로 水 절로절로 山水間에 나도 절로 절로 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녹수: 나무사이로 흐르는 물
청산도 자연 그대로이며 흐르는 맑은 물도 자연 그대로라
산과 물이 모두 자연의 뜻을 따르니 산수간에 묻혀 사는 나도 자연 그대로
이와 같이 자연 속에서 절로 자란 몸이니 늙어 가는 것도 자연의 순리대로 따라 가리라.
※만물이 자연 속에서 생겨났고, 자연의 섭리 속에서 변화해 간다. 따라서 자연속의 자신도 자연과 동 화되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아가리라는 것을 노래하고 있다.
♧작가소개
■서 견: 생몰년 미상
⇒고려말의 문신으로 이천 사람이다. 공양왕 3년(1391) 사헌장령(司憲掌令)이 되었으며, 다음해에는 성 헌(省憲), 김진양(金震陽), 이확(李 ), 그리고 다른 여러 간관(諫官)들과 함께 조준(趙俊), 정도전(鄭道 伝), 남은(南誾), 윤소종(尹紹宗) 등을 탄핵하였다. 그러나 곧 정몽주(鄭夢周)가 피살되고 이성계(李成 桂)와 조준, 정도전이 실권을 장악하자 김진양(金震陽) 등과 함께 유배되었다. 그 해에 공양왕이 원주 (原州)로 추방되고 고려가 멸망하자 서견은 금양(禁養)에 살면서 북녘을 향하여 앉는 일이 없었으며, 종신토록 한양성(漢陽城)을 마주하지 않았다. 간관들이 서견은 혼란을 꾀하는 자라 하여 처벌을 주장 함에, 태종이 말하기를 ‘서견은 고려의 신하로서 고국을 잊지 않고 있으니, 이는 백이(伯夷), 숙제(叔 )와 같은 무리인데, 어찌 죄를 내리겠는가’ 하고 불문에 붙이었다. 나라가 망하고 왕씨(王氏)의 대통 이 끊어졌는데도 끝까지 마음을 고치지 않았으니 그 충성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정 철(1536∼1593)
⇒자는 계함, 호는 송강. 고산 윤선도, 노계 박인로와 더불어 조선조 3대 작가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 히며, "단가에 윤고산, 장가에 정송가"이라고 일컬어지는 가사의 제 1인자이다. 그의 시가집 '송강가사 '에는 관동별곡,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과 같은 장가를 비롯하여, 장진주사, 훈민가 등과 같은 단가 77 수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