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吳明)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졸업(1966) / 뉴욕주립대학교(Stony Brook) 대학원 졸업(공학박사, 1972) / 1997 뉴욕주립대학교(Stony Brook) 명예인문학 박사 / 원광대학교 명예경영학 박사(1999) / 파라과이 아순시온국립대학 명예박사(2009) / 체신부 차관(1981) / 체신부 장관(1987) / 뉴욕주립대학교(Stony Brook) University Professor(1985~현재) / 대전세계박람회(EXPO) 정부대표 겸 조직위원장 (1989) /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1993) / 교통부 장관(1993) / 건설교통부 장관(1994) / 동아일보사 사장・회장(1996) / 아주대학교 총장 (2002) / 과학기술부 장관(2003) /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2004) / 건국대학교 총장(2006) / 현 KAIST 이사장, 현 웅진에너지・폴리실 리콘 회장
주요 상훈
벨지움 훈장(1989) / 청조근정훈장(1990) / 포르투갈 훈장(1993) / 헝가리 훈장(1994) / 금탑산업훈장(1994) / BIE(국제박람회기구) 골드메 달(2007)
“IT 융・복합, 다양한 산업발전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KAIST 이사장, 웅진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
사공호상|국토연구원 글로벌개발협력센터 소장
오명 KAIST 이사장은 한국통신혁명의 주역, 한국 IT의 대 부로 꼽힌다. 2000년대에 도래할 정보화사회를 대비해 장기전략을 세우는 등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IT강국으 로 자리잡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오 이사장은 여기에 머 물지 않고 정보복지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정보 복지사회란 정보화에 있어서만큼은 소외계층이 없고 지역 에 관계없이 고르게 잘살 수 있는 사회다. 지난 10월 24 일 UN-GGIM(Global Geospatial Information Management) 창립총회가 개최되면서 IT를 활용한 공간 정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정보 화사회를 일구어낸 오 이사장을 만나보았다.
▶ 사공호상(이하‘사공’): 이사장님께서는 1980년 청와 대 경제비서관으로 관직에 입문한 뒤 1987년 체신부 장 관을 시작으로 교통부, 건설교통부, 과학기술부 장관, 부 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늘 새로운 분 야에 도전하여 큰 성과를 거두셨는데요. 최근에는 웅진에 너지・폴리실리콘의 회장으로 재직하시며 신사업으로 떠
오르고 있는 태양광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계신 것 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녹색에너지로서 태양광 사업의 전망은 어떠한지요?
▶▶ 오명(이하‘오’): 현재 세계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에너지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는 앞으로 그 사용 비율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원고갈과 그에 따른 채취비용 증가도 문제지 만 더 중요한 것은 화석에너지의 사용은 필연적으 로 이산화탄소 및 유해가스의 배출과 같은 환경오 염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깨끗한 신재생에너지의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중에서도 태양광이 가장 중요한 역 할을 하리라고 봅니다. 태양광산업은 풍력이나 지 열 등과 달리 장소에 따른 구애가 적고 지구 어느 곳에서나 태양빛이 들어오는 곳이면 무한히 이용 할 수 있습니다. 설치 및 사용도 편리하기 때문에 향후 점차 에너지산업에서의 비중이 커지리라 생 각합니다.
최근 유럽경제의 위기 등으로 인해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이 불확실해지는 등 태양광 밸류체인 의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 습니다. 많은 기업들의 진출과 추가증설로 인한 시 장포화와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 나 이는 태양전지 시장의 확대에 있어 불가피한 과 정이며 태양광 단가가 일반 전기료와 동일하게 되 는 시점인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에 도달하는 시기를 앞당기리라 생각합니다.
그리드패리티 달성을 통해 태양광이 화석연료 에 비견되는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태양전지의 수 요를 대폭 확대시켜 오히려 큰 성장의 기회가 될 오명
것입니다.
▶사공: 이사장님께서는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과학기술 행정체제를 새로 개편하셨습니다.
전국 자동전화 사업, 4MD램 반도체 개발, IT기술을 통한 정보통신 혁명을 주도하여 한국을 IT강국으로 키우셨습 니다.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아쉬움이 남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오: 어느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역시 대전엑스포를 들 수 있겠습니다.
1993년 대전엑스포는 개발도상국이 주최한 최 초의 엑스포였습니다. 당시 세계 변방의 분단국가 로만 알려져 있던 한국이 108개국, 33개의 국제기 구가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엑스포를 개최한 것 입니다. 여기에 1,40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전 문가들로부터 가장 성공적인 엑스포로 평가받고 있기도 합니다.
올림픽의 경우, 해당 국가에서 시설을 만들고 문화행사 등을 준비하지만 IOC에서 경기 전반을 관장합니다. 그러나 엑스포의 경우는 주최국이 바 람직한 인류의 발전방향을 보여주는 전시관을 준 비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선진국이 아니면 개 최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으로 는 처음 도전하여 성공하였기 때문에 이후로 개발 도상국이 개최할 수 있는 물꼬를 틀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대전엑스포는 21세기 뉴밀레니 엄으로 향하는 이정표를 제시한 행사였습니다. 미 국의 우주왕복선‘컬럼비아호’, 러시아의 우주정 거장‘미르’를 유치하여 국민들의 눈앞에 우주시 대를 펼쳐놓았습니다. 또한 당시만 해도 희귀했던
PC를 행사장 곳곳에 배치하고 가상세계라는 낯선 개념을 체험해볼 수 있게 해 정보화에 대한 국민들 의 인식 제고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런 기억들 때문인지 내년에 열릴 여수엑스포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저는 대전엑스포의 인연으로 여수엑스포 유치를 돕기도 했습니다. 여수엑스포 를 계기로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시대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공: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정보통신 선진국으로의 성장을 이끌어온 성과 뒤에는 이사장님의 리더십이 무척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있었을 것입니다. 이사장님께서는 가장 존경받는 공직자로 꼽히고 계시기도 합니다. 이사장 님의 리더십 원칙은 무엇입니까?
▶▶오: 21세기의 훌륭한 리더는 오케스트라의 지 휘자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휘자가 혼자 수십 명의 연주자들을 일일이 지 시하며 끌고 나갈 수는 없습니다. 지휘자는 연주자 사공호상
들 각자가 열심히 연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모든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조화를 이루도록 이 끄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때문에 리더는 똑똑하고 적당히 게을러야 합니 다. 일명‘똑게이론’입니다. 조직원들이 하는 일에 일일이 간섭할 것이 아니라 커다란 방향을 잡아주 고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지켜보는 것, 이것이 바 로 리더의 역할이고 원칙입니다.
구성원들을 이렇듯 한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신뢰와 사랑을 얻어야 합니다. 그 리고 내가 먼저 조직원들을 정말로 아끼고 사랑해 야 합니다. 성공에 대해서도 조직원들에게 그 공을 돌릴 줄 알고 때로는 잘못을 덮어줄 수도 있어야 합니다.
칭찬도 중요합니다. 시의적절한 칭찬은 사람들 의 성장을 이끌 뿐만 아니라 언제나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의욕도 북돋울 수 있습니다. 사랑 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흐름을 기억해야 할 것입 니다.
▶사공: 지난 7월 제주에서 열린 한 특강에서 이사장님 께서는 미래의 산업과 문화를 바꿔놓을 스마트혁명에서 도 IT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스마트코리아 는 IT와 융합될 때 가능하다고도 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오: 이제는 BT(Biology Technology), NT(Nano Technology), ST(Space Technology) 의 시대라며 IT는 한물 갔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 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BT, NT, ST도 모두 IT라 는 나무를 기반으로 열린 열매들입니다. 즉, IT가 발전해야만 모두가 발전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IT와의 융합이 다양한 산업의 발전을 이끌며 얼마 나 빨리 IT와 결합하는지가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합니다.
이미 많은 예들이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 원(ETRI)과 현대중공업이 공동개발한‘IT 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은 선박 내 모든 기능을 실시 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네트워크시 스템입니다. 기존 선박에서는 내부에 설치된 80km에 달하는 유선케이블을 통해 복잡하게 구성 되었던 시스템이 IT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무선으 로 선박 내외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통 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IT 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은 연간 500억 원 의 선박건조비용 절감, 1조 8천억 원의 시장창출 효과를 내어 해외수주에서도 큰 경쟁력이 되고 있 습니다.
▶ 사공: 2011년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UN- GGIM 창립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총회 는 최근 동일본 지진, 인도네시아 쓰나미 등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자연재해에 대해 공간정보를 활용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자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형성 됨에 따라 각국의 고위급 공무원들과 국제기구의 대표들 이 모여 관련 논의를 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사장 님께서는 이러한 세계적 움직임과 한국의 대응방향을 어 떻게 생각하십니까?
▶▶오: 공간정보 분야의 국제협력 필요성에 대해 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논의되기 시작되었습니 다만 아시아・태평양,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각 지역별로 협력체계가 이루어지다 보니 글로 벌 문제 대응에 있어서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UN이 주도하여 글로벌 공간정보관리를 위한 메커니즘 구축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협력 체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자리인 UN-GGIM 창립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전 세계 공간정 보 분야 종사자들에게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 의 기회입니다.
이번 총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선진정책과 최신 기술을 홍보하여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국제 공간 정보 분야의 허브로 발돋움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공: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라는 자서전을 쓰 기도 하셨습니다. 칠순이시던 2009년에 아흔아홉의 나 이를 바라보며 새로운 30년을 설계하셨는데요. 어떤 계 획을 세우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오: 골드만삭스는 2050년에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이를 인용 하여 기사를 낸 바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 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 많은 젊은 이들이 좌절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길게 보고 힘을 냈으면 합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는 맨손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냈습니다.
단기간에 국민소득을 100배나 성장시키는 엄청난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그분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예전보다 삶의 질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열심히 노 력하면 우리나라는 더욱 발전할 것이고, 지금과 같 은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사공: 이사장님께서는 교통부와 제1대 건설교통부 장 관을 지내시며 경부고속철도와 인천국제공항 건설, 고속 도로 버스전용차로제 시행, 물류현대화 마스터플랜 수립 등 굵직한 국토개발사업을 추진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국 토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실 것으로 판단되는데요. 국토연 구원의 연구진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오: 산업육성정책과 마찬가지로 정책육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안목입니다. 국토연구 원은 먼 미래의 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연구기관입 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에 진입했습니다. 국격 에 맞는 옷을 디자인해야 합니다. 시류에 맞춰 자 꾸 바꾸다 보면 계획이 누더기가 됩니다. 전체적인 플랜 속에서 하나씩 이뤄나가십시오.
국토연구원의 연구진들은 국민들의 삶의 터전 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눈앞의 성과 에 연연하기보다 넓은 시야와 인내를 가지고 본연 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토의 균 형발전과 풍요롭고 안전한 국토 구현을 위해 매진 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오명 이사장은 최근 웅진그룹의 녹색산업을 총괄하는 웅 진에너지・폴리실리콘 회장에 취임하였다. 정보화 사회를 진두지휘하던 오 이사장이 녹색산업에 몸을 담게 된 것은 아마도‘미래’라는 공통점이 있어서일 것이다. 누구도 예 측하지 못하는 미래에 계속 도전하고, 또한 커다란 성공을 일구어낸 오 이사장은 이제 최고의 미래산업으로 손꼽히 는 신에너지와 IT를 융복합하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