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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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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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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도 느낀다. 무엇보다 출원 규모와 특허 기 술 내용 등 우리 지재권 역량이 뒷받침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잘나가는’ 일본 기업은 동경의 대상이 었다. 특히 소니 워크맨을 들고 다니면 주위에서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아이들은 크맨을 사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 고 부모를 졸라댔다. 그런데 지금은 주위의 외국인 동료들에게서 아 이들이 삼성 제품을 사달라고 조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럴 때면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다.

지식 기반 경제에서 특허로 대변되는 ‘지식재산’이 가지는 의미 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만큼, 요즘은 특허 관련 뉴스를 참 많이, 쉽게 접한다. 특히 기업의 흥망성쇠가 자사 보유 특허에 따라서 결 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특허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 이 메가톤급 스피드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텔레비전, 뉴스, 라디오, 잡지 등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특 허와 관련된 중요한 뉴스가 연일 쏟아져 나온다.

또 특허만큼 국가의 기술력, 정보력, 인프라, 경제력을 반영하는 것도 드물다. 작년에 ‘세기의 특허소송’이라 불린 삼성과 애플의 소 송을 보면서 일반 국민들도 특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국 법원 은 2012년 8월에 삼성이 애플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 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국 법원은 애플에게 2,500만 원의 배상액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개도국 관련 사업을 하다 보니 개

도국 공무원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그들을 만나면 “한국의 지식재 산을 통한 경제 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WIPO에서 근무하기 전에 나는 한국 특허청에서 내가 출원, 심 사 등의 행정업무를 전자화한 특허정보시스템 ‘특허넷’의 국제협력 업무를 총괄했다. 특히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시스템을 벤치마킹하 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한다.

그럴 때면 개도국을 돕는다는 점에서 국제기구 공무원으로서 업 무상의 만족감도 느끼고, 한국형 시스템 구축을 통해 얻은 것인 만

장준호

WIPO 개도국 IT 지원 총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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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하이테크 시대에 특허는 아주 기술적이고 전문적이라는 인식 이 확산되었다. 이에 삼성을 포함해 한국의 다른 기업들도 전문 기 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이공계 우수 인력 유치 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삼성에 취직이 되어 한국에 들어왔다.

당시는 한국에서도 특허에 대한 열기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어서, 국내 기업도 대기업을 위주로 특허출원을 확대하고 있었다. 특허청 도 정부 차원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인 심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특히 심사 적체 해소를 위해 이 공계 박사학위 소지자들을 심사관으로 특채했다.

나도 특허청에 지원을 해서 특허청에 들어와 주요 IT 프로젝트 를 추진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산하 지재권전문가그룹 의 의장을 담당하면서 국제 전문가로서 인정받아, WIPO에서 P5(유 엔 내 고위직급)로 일하게 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첨단기술 중심의 특허 급증, 빠른 기술의 성장, 시장의 성장 둔화 등 특허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를 둘러싼 전 지구적인 환경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이제는 일반 기업, 대학, 연구소까지도 특허를 활용하여 적극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즉, 이제는 특허가 단순한 기술자산을 넘어 돈이 되는 시대가 되 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의 특허 분야에서의 위상 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이 특히 선명하게 대비되는 것은 각자의 홈

그라운드에서 이루어진 소송이었고, 같은 날 선고되었으며 정반대 의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해서 나 라마다 제도상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렇게 미국 법원이 대놓고 천문 학적인 금액을 삼성에게 배상하라고 할 수 있는 것도 국력이 뒷받침 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을 표적으로 삼아 세계 각국 에서 소송전을 벌이는 것을 보고, 20년 전 나와 특허의 만남이 떠올 랐다.

내가 석·박사 공부를 하던 199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일본에게 빼앗긴 세계경제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지재권 전략을 강화하고 있었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많은 미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을 표 적으로 특허 분쟁을 일으켰다.

당시 미국 반도체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일본 반도체업 체 7개 사와 한국 삼성전자를 D램 제조에 관한 특허권 침해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국제분쟁 초보’

시절이었기 때문에, 분쟁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ITC와 연방항소 법원CAFC에서 모두 패소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8,500만 달러(약 800억 원)의 배상금을 TI에 지 불해야 했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국제 특허분쟁에 대응할 만한 전문 인력을 보유하지 못했다. 그것이 가장 큰 패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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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개발원조 공여국으로 역할 변화를 이룬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 9월에 연간 10억 원 규모를 지원하는 한국신 탁기금을 WIPO에 기탁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인 데,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지식재산권 교육과 기술 이전 등을 지원하 기 위한 것이다. 나는 2004년도에 첫 번째 파견자로 스위스에 왔다.

나의 역할은 사업 자금을 관리하고 대개도국 사업을 기획 집행하며, WIPO 내 한국측 전문가 양성으로 한국·WIPO 간의 협력 채널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개도국들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한국의 특허 정책 모델 에 관심이 많았다. 많은 개도국들이 우리나라를 개도국의 롤모델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1945년 해방 이후 경제 개발 과정에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공적개발원조ODA를 받았던 한국 정부 가 국제 사회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거듭났다.

특히 2년여의 준비 끝에 2012년 9월, 우리 정부의 무상 원조를 담당하는 코이카의 자금을 확보해, WIPO와 한국 특허청이 공동으 로 아프리카 지역지식재산권기구ARIPO의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 는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특허 분야 개도국 지원사업의 큰 획을 긋는 사업이라 하겠다.

아프리카에 특허, 그리고 정보화시스템 하면 많은 사람들이 반 신반의하겠지만, 현재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프리카가 아 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는 조만간 아시아에 이어 세계의 제조공장을 유치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변화를 이야기해 보겠다. 글로벌 특허 생태계의 중심인 제네바에서 일을 하며 내가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이다.

첫째, 특허 출원의 급증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특허 분야에서도 한국은 기존 미, 일, 유럽 중심의 3강 체제에서 한국이 포함된 5강 체제(IP5: 한·미·일·중·유럽 5개국이 특허정책을 정례적으로 협의하는 모임)로 개편되었다(2007년). 이는 한국이 지재권 선도국으로 인정받아 특허 분야 글로벌 리더 그 룹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 차원에서 세계 최고의 심사, 심판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한국에서 등록받은 특 허를 가지고 세계무대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었던 것도 특허청 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의 라이프사이클이 점차 짧아짐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증가 하고 있다. 현재 특허 심사 처리 기간은 16.8개월(2011년)로 아주 빠 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2년에 5,081건의 특허를 취득해 미국 특 허 랭킹 2위에 올랐다.

최근 삼성전자는 애플과 구글 등 세계 최강 정보기술업체들과 강도 높은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시장을 놓고 전 세계 정보 통신업체들과 특허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SK 하이닉스가 43위(747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47위(664건), LG디스플레이가 50위(626건)를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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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조사해야 하는 선진특허문)’ 지정을 들 수 있다.

2005년 10월 WIPO에서 열린 국제특허협력조약총회PCT Assembly

에서 국제특허 심사 시 한국특허를 의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규칙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규칙 개정 이전에는 주로 해외 심사관들이 특허 심사 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특허를 참고해 심사를 진행했다. 그 런데 이번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반드시 한국특허를 조사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규칙 개정을 통해 해외에서 우리 기 업의 지재권 보호가 대폭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우리 특허 가 높은 기술적인 가치를 지녔는데도 특허심사 시 사전 조사가 강제 되지 않아, 해외에서 양산된 부실 특허가 우리 기업의 지재권을 침 해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 작업을 통해 특허심사 시 우리 특허문헌을 탑재한 검색시스템 사용을 강제했다. 이에 부실 특허를 사전에 차단 해 우리와 기술 경쟁 관계에 있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특히 중국 등 침해가 심한 개도국으로부터 우리 지재권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하 고 있다.

지난 20년간 특허제도는 짧은 시간에 매우 극심한 변화를 겪었 다. 우리나라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특허 분야에서 한국 브랜드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세계의 바 다를 연결하는 선박과 세계의 도로를 연결하는 차량,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는 휴대전화와 세계 사람들이 보는 평면 TV 모두가 한국에서 셋째, WIPO 한국인 직원 진출이 늘어난 것을 꼽을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 한국 특허의 위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 터는 특허 분야의 중추를 담당하는 WIPO 내 한국인 직원 수가 아닐 까 한다. 역시 조직사회 내에서 세는 직원 수로 나타난다.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특허 분야의 성장에 힘입어 WIPO 내 한 국인 직원 수도 1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고위직인 국장급 도 한 명이 있다. 이는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국제적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넷째, 한국어가 국제출원 공개어로 채택된 것이다.

2007년 10월 WIPO 총회에서 183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한국 어가 국제특허협력조약PCT 국제공개어로 채택되었다. 한글이 국제 특허 국제공개어가 됨으로써 국제특허 신청시 한글로 제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현재 세계 4위의 특허출원국이자 세계 5위의 PCT 출원국인 우리나라의 국제특허 취득이 급류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CT는 국제특허로 출원된 기술의 내용을 국제공용어로 번역해 서 공개하는데, 우리말이 통용되면 특허출원과 특허기술 보호가 그 만큼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이로써 특허출원이 늘면 세계의 지식재 산권 분야를 지속적으로 리드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특허문헌의 ‘PCT 최소문헌(국제특허를 심사함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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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9년 오스트리아의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부를 졸업하 고, 국제관계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은 나의 첫 직장이었고, 무엇보다 해외에서의 첫 사회 경험이었다. 그런 만큼 나 개인보다는 나를 통 해 비춰질 한국의 모습에 긴장 반 설렘 반으로 IAEA 생활을 시작하 게 되었다.

당시 원전을 운전 중인 29개국 외에도 약 60개국이 원전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등 원자력 붐이 일었다. 우리나라는 핵심 회원국으로 활발히 활동했으며, 원자력계에서 선진국이라 할 만큼 위상과 명망 이 높았다.

만들어지고 있다. 이제 한국인이 만든 제품은 세계인의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첨단기술 뒤에는 특허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술 전쟁에서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는 범정부 차원에서 더 공격적이고 전략적인 외교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 방책의 하나로 무한 경쟁 기술전쟁 시대에 우리 기업들과 긴 밀히 대화하며 다양한 협상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 우리 기업 환경 에 유리한 룰을 만들기 위해서도 글로벌 특허분쟁의 중재자인 WIPO 를 활용하는 치밀하고도 장기적인 전략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뛰어난 우리 인력을 국제기구에 더 많이 진출시켜야 하고, 더 많은 한국인을 국제기구 고위직으로 진출시켜야 한다. 그 것이 국격을 높이는 외교 차원을 넘어 국익과 직결되는 외교를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박혜원

∷ 한국국제교류재단 인사총무부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