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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비한 체계적 국가재난관리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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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토 제458호(2019. 12) 국토시론

기후변화에 대비한

체계적 국가재난관리를 위한 제언

박무종 한국방재학회장 ([email protected])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이상기후의 발생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혹은 극한기후 는 해외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현실이 되 고 있다. 강수 특성의 변화는 하천이나 유역 관리에 있어 새로운 도전으로, 변 화하는 기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집중호우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에는 전국적인 가뭄 발생에 따른 용수 부족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어 치수 측면과 더불어 이수 측면에서의 기후변화 영향을 동시에 대비하여야 한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주목되고 있는 온실가스 농도는 2017년, 대 기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이산화탄 소(CO2) 배출량은 OECD 국가 중 4위(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8)에 해당하는 약 6.8억 톤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의 책임에 서 자유롭지는 않다. 다소 논란은 있지만, 100년 전과 비교하면 전 지구의 평 균기온이 0.75℃ 상승하였고, 극지방의 빙하 크기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으 며, 해수면 높이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0년간 평 균기온이 1.8℃ 상승하였으며, 강수일수 감소(▼18%)와 강수량 증가(▲17%)로 80mm/일 이상의 집중호우 일수가 1970년 18일에서 2000년 이후 27일로 증가 하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 마른장마, 가을철 슈퍼태풍 등은 반복되는 홍수와 가뭄으로 언론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가 되었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총 9개이며, 그 가운데 가을 철에 영향을 준 태풍은 3개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숫자이다.

이와 같은 기온변화, 강수일수 감소, 강수량 증가, 내습 태풍 증가 등의 현상 은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진입하고 있다는 근거로 인식되고 있다. 폭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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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가 평균 이상 발생하였던 1994년이나 2018년에 발생한 국내 가뭄을 돌이켜보면, 기후변화가 단순히 강 우의 발생특성 변화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물순환 전반에 걸쳐 과거와는 다른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 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후변화라는 외적인 요인의 변화는 우리에게 과거보다 불리한 환경으로 변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난은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유발하고, 국가 전체의 기능 및 위상에 손상을 주기 도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의 기술, 장비 및 예산으로는 구조적인 대책을 통한 방재성능 향상에 한계 가 있기 때문에 피해를 원천적으로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기후변화 그리고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현재 상황에서 당장 피할 수 없다면, 효과적인 재난안전 관리를 통하여 피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이 글에서는 ‘재난관리 패러다임과 의식의 변화’와 ‘효율적인 재난안전 관리시스템의 구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체계적인 재난관리를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재난관리 패러다임과 의식의 변화’ 관점에서는 다음 의 사항이 요구된다.

첫째, 효과적인 재난관리를 위해서는 방재분야 투자의 패 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재난 발생 후 복구를 위한 비용 지 출보다 사전에 예방적 투자를 확대하여야 한다. 예방적 투자 는 구조적, 비구조적 대책을 망라하며, 여기에는 방재시설 구축, 예경보 시스템과 더불어 방재분야 R&D 확대도 포함 된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도 방재분야 재정 도 입을 확대하여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비 부담 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재해에 대한 리질리언스(Resilience) 강화를 위한 도시방재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방재분야에서 리질리언스는 재해 발생을 흡수하고, 복구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의 발생으로 예상되는 모든 규모의 재해에 구조적인 대응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고, 극한 사상으로 인한 재해 발생 시에는 신속한 복구와 함께 재해의 충격을 저감시키기 위 한 대책을 포함하여야 하며, 도시 자체의 재해 리질리언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재 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셋째, 재해예방 대책을 대하는 시민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방재 대책들이 불필 요한 일로 치부되곤 한다. 재해예방 사업은 예산 낭비, 재해 예방을 위한 개발제한 등은 재산권 침해나 규 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재해에 대한 대비와 방재분야의 투자로 인해 피 해 규모는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2018년 밀양의 세종병원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동일하게 화재가 발생하였으나, 사전 준비와 대응의 차이가 사망자수 50명과 0명의 대조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재해에 대한 철저한 대비만이 우리 모두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활 속에서 되새 겨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 시대를 대비한 ‘효율적인 재난안전 관리시스템의 구축’을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이 요구

기후변화 그리고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현재 상황에서

당장 피할 수 없다면,

효과적인 재난안전 관리를 통하여

피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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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국토 제458호(2019. 12) 국토시론

된다.

첫째, 재난 종류별, 발생 위치별, 단계별로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 있는 재난관리기능을 통합하고, 현재 활용되고 있는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NDMS)의 확대개편을 통하여 재난현장 대응을 위한 인력, 장비, 시설 투자 재원의 통합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하여 재난을 사전에 대비하고, 갑작스러운 재난 발생 시 신 속한 대응과 복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재난안전 관리에 대한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중앙정부 주도의 재난안전 관리가 수행되고 있으며, 지방정부는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재난안전 관리를 위한 권한, 장비, 인 력, 예산 등이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효과 적인 재난안전 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제 재난이 발 생한 지역에서 재난 위험요인을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 및 저감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민간부문과의 협력체계 강화이다. 대규모 재해 발 생 시 대응을 위한 인적 · 물적 자원을 중앙 · 지방정부가 모 두 갖추고 있기는 곤란하다. 민간부문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을 체결하여, 재난 예방 및 대응과 관련하여 민간부문에 일 정 부분 권한과 함께 책임을 부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최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SNS는 시민의 의견과 재난 상황들을 실시간으로 전파할 수 있다. 재난 발생 시 시민들 이 SNS를 통하여 생산하고 공유하는 광범위한 정보는 재난 대응 ·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넷째, 4차 산업의 첨단기술을 방재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 석, 사물인터넷, 드론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재해 예측 및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을 통해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즉각적이고,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방재교육 전문가의 양성 및 제도권 교육에서의 체계적인 재난대처 교육이 필요하다. 국 민 개개인의 재난안전 의식 제고 및 재난 발생 시 대처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체험 중심의 실 질적인 재난안전교육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는 방재교육 전문기관과 전문가의 부족으로 단발성 교 육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재난교육 전문기관 신설, 방재교육 전문가의 양성과 더불어, 유치 원 · 초 · 중 · 고교 정규교육과정에 재난안전교육을 포함하여 국민 개개인의 방재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조프스키(Wolfgang Zofsky)는 「안전의 원칙」이라는 저서를 통하여 “향후 사회 를 이끌어 갈 주도적인 이념은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라 안전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제 안전은 시 민들이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가 되었다. 안전을 위한 준비와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며,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효과적인 재해 준비로 모든 시민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를 기대한다.

이제 안전은 시민들이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가 되었다.

안전을 위한 준비와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며,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이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