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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에서 기술이 ‘디자인 민주화’에 미친 영향과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에 관한 문헌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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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_2019.04.10 심사기간_2019.05.01-14 게재확정일_2019.06.05

그래픽 디자인에서 기술이 ‘디자인 민주화’에 미친 영향과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에 관한 문헌연구

A Literature Study on the Effects of Technology on the‘Democratization of Design’and the Roles of Future Designers in Graphic Design

이봉만_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 나건(공동저자)_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Lee, Bong Man_International Design school for Advanced Studies, Hongik University / Nah, Ken_International Design school for Advanced Studies, Hongik University

차례 1. 서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1.2. 연구내용 및 범위

2. 기술과 디자인 민주화

2.1. 디자인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준 도구로서의 기술 2.2.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한 보편적 디자인의 확산 2.3.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디자인 민주화’

3.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 3.1. 중재자 및 퍼실리테이터 3.2. 함께 디자인하기 3.3. 컴퓨팅 디자이너 3.4. 사회적 혁신

4. 결론 및 제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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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에서 기술이 ‘디자인 민주화’에 미친 영향과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에 관한 문헌연구

A Literature Study on the Effects of Technology on the‘Democratization of Design’and the Roles of Future Designers in Graphic Design

이봉만_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 나건(공동저자)_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Lee, Bong Man_International Design school for Advanced Studies, Hongik University / Nah, Ken_International Design school for Advanced Studies, Hongik University

요약 본 연구는 그래픽 디자인에서 기술이 ‘디자인 민주화’에 미친 영향과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에 관한 문헌연구이 다. 기술의 발전은 디자이너에게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 준 동시에 모두가 디자인하는 ‘디자인 민주화’가 이루어 졌다. 그동안 전문가 역할을 담당했던 디자이너의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전문 디 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연구 방법은 디자인과 기술, 디자인 민주화 키워드를 바탕으로 단행본, 학술·학위논문, 정기간행물, 온라인 자료 등을 바탕으로 문헌연구를 진행한 후, 그래픽 디자인 관점에서 디자인 민주화에 대한 사례를 조사하였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디자인 전문가의 최근 저서와 강연자료를 통해 디자인 패러다임 변화를 고찰한 후,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 하였다.

연구결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디자이너가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적인 것이다. 앞으로 디자이 너는 자신의 감각과 역량을 대중과 함께 소통을 통해 공유해야 하고,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더 잘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디자이너는 과거 소수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기술 및 데이터를 사용하여 수백만 또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족시키는 ‘컴퓨팅 디자이너’의 역할이 요 구되며,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혁신’의 중심에 서야 한다.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 대, 미래 디자이너는 모두 다 할 줄 아는 ‘통합적 디자이너’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This paper presents literature study on the effects of technology on ‘democratization of design’

and the roles of future designers in graphic design. Technological development has opened new possibilities of creation for designers and, at the same time, led to ‘democratization of design’, which means that everyone can be a designer. There have been big changes to the roles of designers who have served as experts. The present study was conceived by the problematic consciousness that the roles of professional designers needed to be redefined. As for methodology, the investigator conducted literature research based on books, scientific treatises, dissertations, regular publications, and online materials with the keywords of design, technology, and democratization of design and examined democratization cases of design from the perspective of graphic design. In addition, changes to the design paradigms were examined based on the recent books and lecture materials of design professionals with global influence before the redefinition of designers’ roles. The findings show that the ‘ability of collaborative work’ became an essential requirement for designers due to the technological developments. In the future, designers should share their senses and capabilities with the public through communication and serve as ‘facilitators’ to help diverse members of the society do better design. They are also required to play their roles as ‘computational designers’ to satisfy millions or billions of users with technology and data instead of the old design for the privileged few and stand at the center of ‘social innovation’ to solve various issues faced by the society. These findings indicate that designers will need to play the roles of ‘integrated designers’ capable of doing everything in the future era when everyone can do design.

중심어

기술

디자인 민주화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 그래픽 디자인

ABSTRACT Keyword

Technology Democratization of Design

Future Designers Role Graphic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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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오늘날 기술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으며, 빠른 속도로 눈부신 혁신을 일으키며 패러 다임의 전환을 재촉한다. 세스 엘리스(Seth Ellis, 1994)는 70년대는 기술의 시대(The Engineering Era), 80년대는 마케팅의 시대(The Marketing Era) 그리고 90년대부터는 디자 인의 시대(The Design Era)라고 정의1)하였고, 이후 ‘기술과 디자인’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디자인 민주화(Democratization of Design)’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켰다. 기술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디자인 민주화 는 그동안 전문가 역할을 담당하던 디자이너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스티븐 헬러(Steven Heller, 2017)는 “오늘날 디자인계가 전통의 그래픽 디자인과 다변화된 미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디지털 디자인이 격렬하게 맞부딪히고 섞여드는 ‘과도기적’ 시대”라고 통찰한다. 그는 이를 토대로 ‘기술과 디자인’이 서로 맞물려 발전하는 과정에서 현대의 디자이 너는 다 할 줄 알아야 한다며, 통합적인 디자이너의 역량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디자이너는

“디지털 세계의 양손잡이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였다.2) 시장은 디자이너에게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미디어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능력은 물론 다가올 미래의 그것까지도 해석해줄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아드리안 쇼네시(Adrian Shaughnessy, 2013)는 “전통적 인 디자이너의 역할이 변하고 실제로는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3)라고 하며, 기술이 발달하고, 세계가 갈수록 복잡해짐에 따라 디자이너가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IDEO 공동 창립자인 빌 모리지(Bill Moggridge, 1943-2012)는 “모든 것을 하나 로 묶는 간단하고 쉬운 디자인 원칙이 있다면, 사람들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다.”4)라고 하였으 며, 바르트 반 데르 쉬렌(Bart van der Schueren, 2016)은 “기술의 발전은 디자이너의 상상력 을 막는 물리적 한계를 타파하며 동시에 모든 사람을 디자이너로 만든다. 하지만 전문적인 감각을 가진 이는 여전히 소수일 것이다. 앞으로 디자이너는 자신의 감각과 역량을 대중과 함께 공유해야만 한다. 함께 디자인하는(co-design) 행위는 미래의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다.”5)라고 하며, 미래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였다. 이와 같이 기술은 모두에게 창작의 기회를 열어주었고, 디자인을 민주화 시켰으며, 우리 모두를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어떤 논리로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영역을 구분해야 하는가? 전문 디자이너가 설자리는 어디이며, 어떤 해결책을 준비해야 하는 가? 본 연구는 전문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1.2. 연구 내용 및 범위

본 연구는 기술이 ‘디자인 민주화’에 미친 영향과 디자이너의 역할에 관한 문헌연구이다. 연구 방법은 첫째, 디자인과 기술, 디자인 민주화 키워드를 바탕으로 단행본, 학술·학위논문, 정기간 행물, 온라인 자료 등을 바탕으로 문헌연구를 진행하였다. 둘째, 그래픽 디자인 관점에서 디자 인 민주화에 대한 사례를 조사하였다. 셋째,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디자인 전문가의 최근 저서와 강연자료를 통해 디자인 패러다임 변화를 고찰한 후,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디자이 너의 역할을 재정의 하였다. 연구 범위는 애플의 매킨토시가 출시된 이후, 그래픽 디자인 분야 에 큰 변화를 가져왔던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시대적 배경을 한정하였고, 디자인 민주화 의 대상은 그래픽 디자인으로 제한하였다.

1) Seth Ellis, 「Toward the Design Era: The Evolution of the Designer as Functional Interface with Marketing and Engineering」, Design Management Journal Summer, 1994, pp.31~34

2) 스티븐 헬러, 베로니크 비엔, 『기술과 디자인-디지털 세계의 양손잡이 디자이너』, CABOOKS, 2017, p.8 3) Creative Bloq Staff, ‘The State of Design Education’, Creative Bloq, August 13, 2013,

https://www.creativebloq.com/state-design-education-8133968 (Retrieved April 5, 2019) 4) John Maeda, ‘Remembering Bill Moggridge’, Creative Leadership, September 11, 2012,

http://creativeleadership.com/cl/in-memory-of-bill-moggridge.html (Retrieved April 9, 2019) 5) 전종훈, ‘디자인 종말 이후의 디자인’, 허프포스트코리아, 2014년 7월 8일, 2014년 9월 7일 수정,

https://www.huffingtonpost.kr/harry-jun/story_b_5562271.html (2019년 4월 8일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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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술과 디자인

2.1. 디자인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준 도구로서의 기술

1984년 애플의 매킨토시(Macintosh) 출시 이후 컴퓨터 혁명이 일어났다. 매킨토시는 대지(하 드보드) 작업을 하는 양쪽 손이 나오는 영상을 보여주며 “이것이 그래픽 디자이너가 하는 일입 니다.”라는 해설이 나오는 TV 광고를 내보냈다. 이는 매킨토시만 있으면 그래픽 디자이너가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애플은 30초의 짧은 영상만으로 기존의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낡고 구시대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이른바 데스크톱 출판(DTP)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래픽 디 자인의 가치가 가장 크게 하락할 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 려 디자이너에게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준 도구가 되었다. 그러면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소통, 미학, 스타일에 있어서 문화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되었다.6)

매킨토시 이전에는 그래픽을 만드는 소프트웨어가 따로 없었기 때문에 그래픽 디자이너는 인 쇄기술을 활용해 지면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매킨토시의 등장은 종이와 잉크를 이용한 전통적인 표현 방식에서 탈피해 픽셀과 빛을 사용하는 디스플레이로 새로운 미디어(new media)를 가지게 되었다. 존 라세터(John Lasseter, 2011)는 “기술은 예술에 영 감을 불어넣고, 예술은 기술에 도전한다.”7)라고 말하며, 창작과 기술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하였다. 이렇듯 기술의 발전은 모두에게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줬으며, 오늘날 디자이너는 고도로 발달한 기술의 힘을 빌려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식으로 디자인해왔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컴퓨터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다음과 같이 표출하였다. 폴 랜드(Paul Rand, 2008)는 “손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당신이 젓소나 컴퓨터 오퍼레이터와 다른 것이 바로 그점이다.”8)라고 하였고, 브루노 무나리(Buruno Munari)는 “그래픽 디자이너는 보통 소소한 스케치를 수백 개 한 다음, 그중 하나를 고른다.”9) 라고 하였으며, 나이절 크로스(Nigel Cross, 2011)는 “디자이너들은 스케치를 통해 문제와 해결책 간의 ‘대화’를 이끌어 낸다.”10)라고 하였다. 이들의 공통된 견해는 디자인에서 디자이 너의 스케치 능력은 중요한 도구이자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효진과 나건(2019)은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와 환경에서도 진정으로 모두가 디자인을 직접 할 수 없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11)라고 하였다. 이와 대립되는 견해로 존 마에다(John Maeda)는 “똑같은 일을 백 번이든 만 번이든 반복하라고 명령해도 컴퓨터는 결코 불평하지 않는다.”12)라고 하며, 그는 디자인과 기술의 접점을 찾고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실현시켰다.13) 전자의 견해는 디자 이너의 우뇌적 능력인 직관적 사고를 강조한 반면, 후자의 견해는 디자이너의 좌뇌적 능력인 분석적 사고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디자이너라면 디자인 씽킹과 로지컬 씽킹이 균형 을 이뤄야 하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디자이너의 필수 역량이기도 하다.

2.2.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한 보편적 디자인의 확산

레프 마노비치(Lev Manovich, 2006)는 ‘불러오기(Import)/보내기(Export)’14)라는 글에서 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 미적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특정 전문가만이 알고 있는 기술, 표현, 언어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타고 다른 분야로 퍼져나감에 따라 새로운 ‘메타 미디어’의 개념이 탄생했으며, 서로 다른 분야의 특성을 한데 뒤섞은 ‘복합성’이 요즘 등장하는

6) 스티븐 헬러, 베로니크 비엔, 앞의 책, p.65 7) 전종훈, 앞의 온라인 자료

8) Michael Kroeger, 『Paul Rand: Conversations with Students』, Princeton Architectural Press, 2008, p.44

9) Sara Bader, 『The Designer Says: Quotes, Quips, and Words of Wisdom 』, Prinston Architectural Press, 2013, p.29 10) 나이절 크로스, 『디자이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안그라픽스, 2013, p.25

11) 김효진, 나건, 「제4차 산업혁명시대 ‘디자인 민주화’를 위한 전략 연구: ‘디자인’ 용어간의 관련도 분석을 통하여」, 홍익대학교 박 사학위 논문, 2019, p.8

12) Sara Bader, 앞의 책, p.23

13) 이수진, 『뉴미디어 아티스트, 기술을 활용한 예술가들』, 커뮤니케이션북스, 2016

14) Lev Manovich, ‘Import/Export, or Design Workflow and Contemporary Aesthetics’, manovich, winter 2006, http://manovich.net/index.php/projects/import-export(Retrieved April 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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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예술 작품에서 자주 눈에 띈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기술의 발전이 낳은 새로운 의미의 보편성이며, 그래픽 디자인의 전통적인 미적 가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또한, 앨런 럽튼 과 줄리아 럽튼(Ellen Lupton and Jullia Lupton, 2007)은 ‘보편적 디자인의 역습(Univers Strikes Back)’ 에세이에서 “의사소통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전례 없이 모든 사람이 시각언 어를 다룰 수 있게 됐다.”15)라고 말한다. 오늘날 전문가 비전문가에 관계없이 모두 같은 도구 와 기법, 소스를 공유하여 한결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렇게 양산된 결과물은 서로 비슷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며, 범세계적 시각언어를 더욱 공고히 한다. 이러한 디자인 사회는 새로운 ‘보편성’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며 문화적 정체성을 말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다며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16) 마노비치와 럽튼이 우려했던 ‘보편적 디자인’은 이제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로, ‘보편적 디자이너’로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2.3.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디자인 민주화(Democratization of Design)’

2.3.1.‘디자인 민주화’의 용어 정의

윌리엄 코퍼스웨이트(William S. Coperthwaite, 2002)는 “모든 사람들이 미래를 디자인하는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도록 자신들의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격려할 때에만 진정한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있다.”라고 하며, 민주주의를 간단하게 ‘활발한 참여이자 활발한 실험’이라고 정의하였다.17) 기 본지폐(Gui Bonsiepe, 2006)는 민주주의와 디자인 사이의 관 계에 대한 논의는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를 민주화하기 위한 절차로서 기술과 산업화의 역할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고 마침내 자유와 조작의 영역으로서 심미의 양면적인 역할에 대해 생각해 야 한다고 밝히면서, 디자인과 민주주의 관계를 표현할 때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지만 사업적 관점에서의 민주주의 용어를 간단하게 해석해서 디자인에 적용하면 참 여의 의미에서 지배적인 시민들이 스스로 자기 결정을 위한 공간을 열어주는 주제로 이는 ‘자 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18)라고 하였다. 이에 대한 사례 로 2010년 의류 브랜드 갭(GAP)은 새로운 로고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가 소비자의 강력한 항의로 기존 로고로 회귀했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로고 리뉴얼은 온갖 악플과 3만여 명이 참여한 반대 서명 운동으로 발표 1주일 만에 중단되었다. 윌리엄 코퍼스웨이트와 기 본지폐가 말하는 ‘디자인 민주화’는 최범이 정의한 ‘시민 디자인’과 맥을 같이한다. “시민 디자인이란 시민이 주체가 되는 디자인을 가리킨다. 시민이 디자인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시민이 디자인의 중심으로서 그 방향, 결정, 향유에서 주도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시민 디자인이 란 ‘시민 주체 디자인’이며, ‘시민 중심 디자인’이고 ‘시민 주도 디자인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디자인의 주체를 관과 전문가로부터 시민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디자인을 좁은 의미의 전문 영역을 넘어서 확장된 사회적 활동으로 인식하는 것이다.”19)

빅터 파파넥(Victor Papanek)과 에치오 만지니(Ezio Manzini)가 주장한 ‘모두가 디자이너’는 톰 우젝(Tom Wujec)이 말한 ‘디자인 민주화’를 가능하게 해 줄 연계 개념으로 기존의 일반적 인 문화 관련 시장에서만 흐르던 ‘디자인 민주화’는 전문 디자인 영역으로 새롭게 침투해서 전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쓰는 오픈 소스 지식, 정교한 디자인 소프트 웨어 도구뿐 아니라 플랫폼을 통한 자신의 디자인 배포, 적극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의 참여 등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20) 또한 디자인의 실행, 생산, 만들어지는 과 정, 디자인이 가르쳐지는 것들이 변화하면서 ‘디자인 민주화’의 서막을 열었으며, 이에 크라우 드소싱 플랫폼은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영역을 활용해서 비즈니스 수행 방법 자체를 변화시켜

15) Lupton, Ellen & Jullia, ‘Universe Strikes Back’, 2007. An edited form of this essay was published as “All Together Now”, Print 61(no.1), January-February, 2007

16) 헬렌 암스트롱, 『그래픽 디자인 이론 그 사상의 흐름』, 비즈앤비즈, 2009, p.13 17) 윌리엄 코퍼스웨이트, 『핸드메이드 라이프』, 돌베게, 2004, p.27

18) Gui Bonsiepe, 「Design and Democracy」, Design Issues, Vol 22, 2006, p.27~29 19) 최범, 시민 디자인 2020 정책 연구, 서울디자인재단, 2013

20) Keith Owens, ‘The Democratization of Design: If We’re All Now Designers, What of Design?’, Columns Magazine Fall 2013, Vol 30, 2013,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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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적인 관행과 시민 디자이너를 등장하게 해주었고 결국 디자인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역할 또한 변화시켰다.21) 디자인 평론가 최범(2018)은 “한국에서 디자인 민주주의 기획을 이야기 하자면 그것은 시민 디자인(Civic Design)이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모던 디자인에서처럼 엘리트에 의한 ‘위로부터의’ 기획도, 민예 운동에서와 같은 ‘낭만적 민중주의적 태도’도, 중산 층 취향의 타협적인 ‘굿 디자인’도 아닌, 시민의 구체적 삶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형성해가는 디자인 기획이다”라고 하였다.22) 이처럼 ‘디자인 민주화’라는 용어는 과거 국가와 자본을 위한 디자인과 스타 디자이너가 지배하는 것이 아닌, ‘신 대중’과 함께 소통·공유함으로써 함께 디자 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2.3.2.‘디자인 민주화’의 사례

1984년 출시된 애플(Apple)의 매킨토시(Macintosh)는 개인용 컴퓨터를 싸고 작게 만드는 것이 가능한 퍼스널 컴퓨터를 개발 및 판매함으로써 컴퓨터의 민주화를 가져왔다. 애플이 전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면, 어도비(Adobe)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시켰다. 어도비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이 만나면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으며, 동영상, 디자인, 사진, 웹 제작에 필요한 모든 사용자를 위한 크리에이티 브 그래픽 디자인 툴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디자인 민주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최근 20년 동안 애플과 어도비의 혁신 주기는 21세기 미디어 도구 발전에 박차를 가하며 발전 추이를 앞당겼다.

구분 기업 디자인 민주화 방식

하드웨어 애플(Apple) GUI를 통해 컴퓨터의 접근을 쉽게 하여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줌.

소프트웨어 어도비(Adobe) 모든 사용자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그래픽 디자인 툴과 교육 프로그램 및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콘텐츠 제작이 가능.

클라우드 기반 온라인 그래픽 툴

캔바(Canva) 온라인 그래픽 디자인 도구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디자인 윅스닷컴(wix.com) 웹 제작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홈페이지를 디자인

크라우드소싱 기반 디자인 마켓

비핸스(Behance) 온라인 포트폴리오 플랫폼으로 창조적인 전문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다른 사람의 창조적인 작품을 찾아볼 수 있음.

라우드소싱 (Loud Sourcing)

온라인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으로 공모전 방식을 통해 기업들이 플랫폼에 등록된 디자이너들에게 작업을 의뢰하는 방식. 누구나 공모전 개최하고 참여할 수 있음.

오픈 디자인 소스

셔터스톡(Sutterstock) 게티이미지(Gettyimages) 포토리아(Fotolia) 등 다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으로 로열티 프리 스톡 이미지, 사진, 비디오 및 음악 소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음.

<표 1> 그래픽 디자인 관점에서‘디자인 민주화(Democratization of Design)’ 사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투자자이자 경영의 구루인 가이 가와사키(Guy Kawasaki, 2014) 는 “매킨토시가 컴퓨터를 민주화시켰고, 구글이 정보를 민주화 시켰으며, 이베이가 커머스를 민주화 시켰다면, 캔바(Canva)는 디자인을 민주화 시켰다.”라고 하며 캔바 서비스를 평가했 다. 캔바의 사명 또한 사용하는 언어에 상관없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디자인을 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 민주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캔바는 2012년 호주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으로 현재 포춘 500대 기업 중 40%의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그래픽 디자인 툴로서 디자이

21) Katja Fleischmann,「The Democratization of Design and Design Learning」, International Journal of Art & Sciences, 2015, pp.101-106

22) 최범, ‘디자인은 ‘생활 민주주의’경험하는 수단… ‘시민 디자인’으로 확장해야’, 경향신문, 2018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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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들이 미리 만들어 놓은 템플릿과 소스들을 활용해 일반인의 그래픽 디자인의 진입을 쉽게 하였으며, 디자이너가 참여하지 않아도 이를 활용하면 고품질의 산출물을 만들어 낼 수 있 다.23) 또한, 윅스(Wix)는 2006년 설립된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웹 제작 플랫폼이다. 윅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의성과 코딩의 한계를 넘어 누구나 손쉽게 전문적인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약 1억 명이 선택하였다.

비핸스(Behance)는 ‘온라인 포트폴리오 플랫폼’으로 창조적인 전문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 시하고 다른 사람의 창조적인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시작된 라우스소싱(Loud Sourcing)은 ‘온라인 디자인 콘테스트 플랫폼’으로 누구나 공모전을 개최하거나 디자이너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플랫폼에 등록된 디자이너들에게 공모전 방식을 통해 작업을 의뢰하는 시스템으로, 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디자인을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최저 가격으로 디자인을 제공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라우 드소싱은 “기존의 부풀려진 디자인 의뢰 비용과 일 방향 소통, 제한된 선택 기준을 제시하였던 업계 구조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강점으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하지만, 이는 기업의 관점에서 디자인의 장벽을 낮춘데 반해, 디자이너 입장에서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하락은 불가피한 셈이 다. 인쇄 매체에서 디지털 매체로의 흐름 변화로 인해 스톡(stock)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스톡이란 라이선스 동의가 되어 출판, 광고, 뉴스 등에 판매되는 상업 콘텐츠를 말한다. 온라인 을 통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판매하고, 콘텐츠가 필요한 사람은 콘텐 츠를 선택하고 구입할 수 있다. 이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저렴한 비용으로 콘텐츠를 이용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셔터스톡(shutterstock)이며, 셔터스톡은 글로벌 크리이 에이티브 플랫폼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비핸스와 라우드소싱, 셔터스톡과 같은 크라우스 소싱(crowdsourcing)24) 플랫폼 환경은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영역을 활용하여 비즈니스 수행 방식을 변화시켰고, 협업적인 관행과 시민 디자이너를 등장시켰다. 결국 디자인 과정에서의 디자이너 역할 또한 변화시킨 것이다.25)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현재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디자인 민주화’는 전문 디자이너들이 많은 신경을 쓰는 또 다른 트렌드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한 사용자 친화적인 그래픽 디자인 툴과 소스들이 대거 양산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스티븐 헬러 (Steven Heller, 217)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디자인 원칙, 타이포그래피, 컬러 이론 심지어 마케팅에 대한 어떠한 교육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 전통 적으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다루던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한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는 당연 히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법이다. 조악한 디자인의 출판물은 순진한 독자들의 눈을 어지럽히 고, 수준 낮은 인터페이스는 부주의한 사용자들이 사이버공간을 방황하게 만든다.”라고 하며

‘디자인 민주화’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재능 있는 사람들이 이 분야에 유입되고 있다고 말한다.26) 프로그 디자인(frog design)을 창업한 하르트무트 에슬링거(Hartmut Esslinger, 2015)는 “디자인 민주화나 크라우드 소싱은 비용 절감을 위해 디자인을 상품처럼 생각하는 까닭에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디자인 품질은 민주주의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디자인은 분명 소수 전문가의 분야이고 실제 디자인적 사고는 좌뇌 성향을 가진 사람의 브리핑을 평범하게 만들고 그 한계를 드러내 보일 때가 많다.”라고 하며, 이런 상황에서 그는 “유행하는 평범함을 따르지 말라(Never Accept Trendy Mediocrity)”라고 조언하였다.27) 이들의 공통된 견해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패러다

23) 늘푸른 정훈, ‘캔바, Canva-혁신적인 그래픽 디자인용 툴’, 러닝스파크랩, 2015년 10월 6일, learningspark.co.kr/?p=1919 (2019년 4월 8일 접속)

24)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은 대중(crowd)과 외부자원(sourcing)의 합성어이다. 2006년 와이어드 매거진(Wired magagin)의 제프 하위(Jeff Howe) 객원 편집자가 제시한 개념으로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나 일반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참여자들의 기여로 혁신을 달성하면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크 라우드소싱’, 한경닷컴, http://dic.hankyung.com/apps/economy.view?seq=6712

25) Katja Fleischmann, The Democratization of Design and Design Learning, International Journal of Arts & Sciences, 2015, pp.101~106

26) 스티븐 헬러, 베로니크 비엔, 『기술과 디자인-디지털 세계의 양손잡이 디자이너』, CABOOKS, 2017,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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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환의 시기에는 앞으로 무엇이 튀어나올지를 분명히 알 수 없다. 전환은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기술 안에서 일어나는 이동을 의미한다. 또한 그 안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트렌드들이 존재하는데, 트렌드에 따르지 않되, 이에 대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3.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

지금 우리는 디자인의 전통적인 영역을 넘어 새로운 디자인 분야의 탄생을 지켜보며, ‘디자인 민주화’를 체험하고 있다. 이제 디자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물론 누구나 할 수 있는 디자인은 전문 디자인 결과물에 비해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가치 절하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전문적인 디자인 영역의 차별화를 촉진시키며 디자인 발전에 기여한다. 이는 디자인이 변혁기를 겪고 있는 과정의 증거이기도 하다.28) 스티븐 헬러(Steven Heller, 2017)는 디자인의 정의를 “다양한 플랫폼에 기반을 둔 미적, 창의적, 기술적 활동 및 전문 능력’이라고 새롭게 정의하며, 이러한 ‘과도기적’ 시대에 다 할줄 아는 “통합적 디자이너 되기”를 강조한다.29) 프랭크 바그너(Frank Wagner, 2018)는 다방면에 능통하고 시야가 넓은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능력이 있는데, 이는 “복잡한 상황을 꿰뚫어 보는 능력, 인지적 지능, 창의력, 공감 능력,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하였다. 이 장에서는 최근 세계적으 로 역향력 있는 디자인 전문가의 저서 및 강연자료를 통해 디자인 패러다임 변화를 고찰한 후,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 하였다.

3.1. 중재자 및 퍼실리테이터(mediator/facilitator)

조지 넬슨(George Nelson, 1908-1986)은 일찍이 “디자이너는 사람들과 사회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인지해야 하며, 전문성 보다는 오히려 지식과 이해의 폭넓은 기반이 필요하다”라고 하며, 디자이너의 인지적 지능을 강조하였다. 프랭크 바그너(2018)는 “디자이너는 미학적 스 타일리스트라는 기존의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중재자(mediator)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 장하면서, 디자이너는 사람들의 다양한 기대와 요구를 전달하고, 인지적 지능과 창의성을 바탕 으로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st Order Problems of Communication

Signs

2nd Order Problems of Construction

Things

3rd Order Problems of

Action Actions

4th Order Problems of

Integration Thought

Sign

Graphic Design Words, Symbols,

Images

Things Industrial Design

Physical Objects

Actions Interaction Design

Activities, Services, Processes

Thoughts Dialectical Design

Environments, Systems Organizations 출처: Richard Buchanan, ‘Creativity and Principles in the Flourshing Enterprise’, Enterprise UX 2018 강연 자료(June 15)

<표 2> 리처드 부캐넌의‘The Four Orders of Design’

또한, “디자인이 미학적, 기능적, 경제적, 환경적 욕구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에 익숙해진다면

27) 전종훈, 앞의 온라인 자료

28) 프랭크 바그너, 『디자인의 가치』, 안그라픽스, 2016, p.125 29) 스티븐 헬러, 베로니크 비엔, 앞의 책,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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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디자이너는 사회적으로 한층 더 강한 추진력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30) 댄 브라운(Dan Brown, 2017)은 “디자이너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ion)이며, 사람들과 일하 는 법을 배워야 한다”31)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견해로 리처드 부캐넌(Richard Buchanan, 2018)은 ‘The Four Oders of Design’에서 네번째 디자인을 ‘변증법적 디자인(Dialectical Design)’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대화와 토론을 의미한다. 그는 조직내 매우 높은 수준의 전략 적 대화에서, 핵심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디자이너의 역할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되 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덧붙여, 전 세계는 지금 사회적 혁신과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프로젝 트가 있으며, 디자이너는 이를 촉진하고 사람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32)

3.2. 함께 디자인하기(co-design)

앞서 살펴보았던 폴 랜드(Paul Rand)나 브루노 무나리(Buruno Munari)처럼 스케치 능력을 강조했던 전통적인 디자이너들의 성공 이면에는 단순한 통찰을 넘어 훨씬 복잡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거에는 ‘골방안의 디자이너’가 가능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더 이상 그런일은 일어 나지 않는다. 과거 그들의 작업방식을 부정하는것이 아니다. 디자인의 패러다임 변화는 더 이상 ‘혼자서 일하는 디자이너’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디자이너는 혼자서 일하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의 작업을 디자인 컨셉을 정의하고 그림과 프로토타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디자이너는 기껏해야 본인에게 할애된 시간의 50%를 아이디어를 만들고 다듬는데 사용한다. 나머지 50%

혹은 그 이상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조정하고, 디자인 방향을 검증하며, 디자인안 결정을 협상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데 쓴다.33)

아드리안 쇼네시(Adrian Shaughnessy, 2013)는 “전통적인 디자이너의 역할이 변하고 실제로 는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34)라고 하며, 기술이 발달하고, 세계가 점점 더 복잡해짐에 따라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댄 브라운(Dan Brown, 2013)은 그의 저서 ‘함께하는 디자인(Designing Together)’에서 다음 세가지 이유로 디자이너는 기여 자(Designer as Contributor)라고 정의하였다. “첫째, 디자이너는 비록 자신이 프로젝트에 참 여하는 유일한 디자이너라고 해도 완전히 독립적으로 작업하지 않는다. 둘째, 참여자로서 디자 이너는 리더, 조력자, 전문가, 비평가, 감독, 저자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한다. 결국, 디자이너는 프로젝트에 다향한 기술을 제공하고 여러 가지 책임을 지게 된다. 셋째, 유능한 디자이너가 되려면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역할 사이를 유연하게 옮겨 다닐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유연성을 위해서는 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35) 기여자로서의 디자 이너는 큰 팀원의 일원으로서 형태를 만들고, 구체화하며, 독특한 시각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기여자가 된다는 것은 제어권을 포기 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으로 제어권을 찾아간다는 의미다. 또한, 바르트 반 데르 쉬렌(Bart van der Schueren, 2016)은 “기술의 발전은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막는 물리적 한계를 타파하며 동시에 모든 사람을 디자이너로 만들지만, 전문적인 감각을 가진 이는 여전히 소수일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디자이너는 자신의 감각과 역량을 대중과 함께 공유해야 하며, 함께 디자인하는(co-design) 행위는 미래의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다.”라고 하며,

30) 프랭크 바그너, 앞의 책, pp.159-160

31) Dan Brown, ‘The Secrets of Creating Great Design Workshops’, Medium, December 7, 2017,

https://medium.com/eightshapes-llc/the-secrets-of-creating-great-design-workshops-1e3476b548bf(Retrieved April 5, 2019)

32) Richard Buchanan, ‘Creativity and Principles in the Flourshing Enterprise’, Enterprise UX, June 19, 2018,

https://rosenfeldmedia.com/eux2018/uncategorized/trip-notes-creativity-principles-flourishing-enterprise-richard-b uchanan/(Retrieved April 5, 2019)

33) 댄 브라운, 『함께하는 디자인: 모든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협업과 갈등 그리고 마음가짐에 대하여』, 위키북스, 2014, p.48

34) Creative Bloq Staff, 앞의 온라인 자료 35) 댄 브라운, 앞의 책,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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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였다. 함께 디자인하기 위해서 디자이너는 그들의 도구를 이용해 디자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존경, 겸손, 공감과 같은 행동을 내면화해야 한 다.36) 페트룰라 뷔론티키스(Petrula Vrontikis)는 “공감(empathy)능력은 성공한 디자이너가 지녀야 할 비밀병기다. 이는 디자인 과정에 활기를 돋우고, 신뢰를 구축하며, 사람들이 감성적 인 아이디어를 추구하도록 만든다.”37)라고 하며 디자이너의 공감능력을 강조하였다.

3.3. 컴퓨팅 디자이너(computational designer)

실리콘 밸리의 디자인 전문가인 존 마에다(John Maeda, 2017)는 디자인을 세 가지 카테고리 로 구분하였다<표 2>. 첫째, 물리적인 물건이나 제품을 만드는 ‘고전적(classical) 디자인’, 둘째, 고객이 제품 및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심층적인 통찰력을 통해 혁신하는

‘상업적(commercial) 디자인’, 마지막으로 프로그래밍 기술 및 데이터를 사용하여 수백만 또 는 수십억명의 사용자를 즉각적으로 만족시키는 ‘컴퓨팅(computational) 디자인’이다.38) 그는 미래 성공적인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컴퓨팅(computational) 디자인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오늘날 많은 유명 대학의 경제학과들이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커리큘럼에 적용했고, 컴퓨터에 능숙한 디자이너들이 테크놀러지 회사의 모든 부 분에 필요해졌음을 설명하며, 이미 IBM과 McKinsey&Company와 같은 회사들은 디자이너를 고위직으로 승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시대에 요구되는 디자인과 디자이너는 단순히 종래의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물질들-코드(code), 단어들(words) 그리고 목 소리(voice)-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디자이너라고 설명하였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 게 될 챗봇(chatbot)과 보이스 인터페이스(voice interface)를 다룰 줄 아는 디자이너들이야말 로 미래가 필요로하는 디자이너라는 것이다.39)

현재 70개 이상의 디자인 에이전시가 2004년부터 기업에게 인수되었고, 그 중 50% 이상이 2015년 이후에 인수되었다.40) 앞서 ‘디자인 민주화’의 사례 연구를 통해 살펴보았던 어도비 (Adobe)는 2012년 Behance(온라인 포트폴리오 플랫폼), 2014년 Aviary(포토 에디터), 2015년 Fotolia(마이크로 스톡 에이전시)를 인수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모든 사용자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그래픽 디자인 툴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디자인 하는 시대를 가속화 시켰다. 또한, 셔터스톡(shutter)은 2009년 Bigstock(마이 크로 스톡 에이전시)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 와같이 M&A를 통해 기술 분야의 기업가와 기업생태계를 혁신하는 것이 디자인 트렌드로 자 리잡음으로써 ‘창의력(creativity)×비즈니스(business)’의 새 패턴은 컴퓨팅 디자인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존 마에다의 세 가지 카테고리의 디자인에 대해 클레이 챈들러(Clay Chandler, 2018)는 TIME지 에 다음과 같이 기고하였다. “고전적(classical)으로 숙련된 디자이너는 다른 그룹의 디자이너의 예술적 능력을 잘 봐야한다. 상업(commercial) 디자이너는 컴퓨팅 디자이너가 결코 만난 적이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컴퓨팅(computational) 디자이너는 다른 두 그룹의 방법을 확장 할 수 없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장래에 이 세 가지 범주의 기술과 시각을 결합하는 디자이너가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논했다.41)

3.4. 사회적 혁신(social innovation)

데이비드 브린들(David Brindle, 2014)은 “사회적 혁신이란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36) 댄 브라운, 앞의 책, p.47

37) 스티븐 헬러, 베로니크 비엔, 앞의 책, p.20

38) Clay Chandler, ‘The Meaning of Design Is up for Debate. And That’s a Good Thing’, TIME, March 1, 2018, https://time.com/5180711/the-meaning-of-design-is-up-for-debate/(Retrieved April 8, 2019)

39) John Maeda, ‘Design in Tech Report 2017’, WordPress, https://designintech.report(Retrieved April 8, 2019) 40) John Maeda, 앞의 책, p.13

41) Clay Chandler, 앞의 온라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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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회관계 혹은 협동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아이디어(제품, 서비스, 모델)라고 정의한다.

즉 사회혁신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사회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시키는 혁신이다.”42) 라고 하였다. ‘사회혁신 디자인’의 석학 에치오 만지니(Ezio Manzini, 2016)는 동대문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린 ‘사회혁신을 위한 디자인’ 포럼에서 “디자인이 과거에는 기술 혁신을 보편화하기 위해 존재했다면, 이제는 사회 혁신적 아이디어를 보편화하는 데도 이바지한다.”

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에 전문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하며, 역설적으로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에는 오히려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 디자이너 의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강조하였다.43) 그의 저서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에서 전문 디자이너 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했다. “전문 디자인과 누구에게나 잠재된 능력인 보편적 디자인, 이 두 종류의 디자인이 힘을 합치면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하며, 디자인의 능력이 ‘문제해결’과 ‘의미의 생산’이라면, 디자인의 전문성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은

‘의미의 생산’ 차원이며 다른 어떤 분야의 학문보다 디자인이 가장 독창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보았다.44) 즉,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전문 디자이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4. 결론 및 제언

기술은 발전은 디자이너에게 창작의 가능성을 열어 준 반면, 모두가 디자인하는 ‘디자인 민주 화’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그동안 전문가 역할을 담당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 지난 세기 동안 디자이너들은 스스로 디자인 행위를 전담하는 주체로 여겨왔다. 그러나 오늘날 디자인이라는 행위는 전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해당되며, 모두가 디자인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패러다임 변화는 더 이상 혼자서 일하는 디자이너를 허락하지 않는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디자이너가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적인 것이다. 앞으로 디자이 너는 자신의 감각과 역량을 대중과 함께 공유해야 하며,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더 잘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시장은 디자이너에게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미디어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능력은 물론 다가올 미래의 그것까지도 해석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제 디자이너는 과거 소수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기술 및 데이터를 사용하 여 수백만 또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족시키는 ‘컴퓨팅 디자이너’의 역할 또한 요구되며,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혁신’의 중심에 서야 한다.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디자이너는 모두 다 할 줄 아는 ‘통합적 디자이너’의 역할이 필요하다 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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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David Brindle, ‘London Elderly Scheme’s Closure Fuels Row over Care Gap Crisis’, Guardian, April 24, 2014,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14/apr/24/london-elderly-scheme-closure-care-gap-crisis (Retrieved April 9, 2019)

43) 권혜진, ‘디자인으로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 사회혁신 디자인’, 연합뉴스, 2016년 6월 1일, https://www.yna.co.kr/view/AKR20160601006500005 (2019년 4월 9일 접속) 44) 에치오 만지니, 『모두가 디자인하는 시대』, 안그라픽스, 2016,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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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