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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론 제01주: 철학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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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식론

제 1 주

(2)

인식론이란 무엇인가?

알다시피 이 수업은 인식론을 배우는 시간이다. 따라서 우선 인식론이란 무엇인가를 먼저 논할 필요가 있다. 인식론은 지식과 정당화된 믿음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가능한지를 묻고 대답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이 물음들을 묻고 답하는 것이 꼭 철학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심리학, 수학 등에서도 믿음이 지식이 되거나 정당화되는 조건들을 선험적이거나 후험적인 방식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식론=df지식과 정당화된 믿음을 다루는 학문 이라는 정의는 실패할 것이다.

(3)

인식론이란 무엇인가? (계속)

이런 문제는 어떤 주제를 철학과 과학에서 각각 다루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긴다. 예를 들어 물체들(bodies)이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것은 물리학과 형이상학에서 각각 수행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앞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인식론=df지식과 정당화된 믿음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 이 정의는 인식론을 심리학이나 수학 등의 과학으로부터 구별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인식론이 무엇인지 이 정의를 통해 알려면 다음 일반적 물음의 답을 먼저 알 것이 요구된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4)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서 Walter Sinott-Armstrong은 다음과 같이 논하고 있다 : 당신은 철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 그 물음은 너무 추상적이다. 또 그것은 논쟁의 여지가 많은 물음이다. 철학자들 스스로도 이 물음에 일치된 의견을 제공하지 못한다. 물론 "philosophy" 라는 이름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그리스어 어구에서 파생되었지만 그게 무언가? [물론] 유구하고도 영광스러운 철학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전통이 존재하지만, 그이들은 온갖 주제들을 온갖 방법으로 탐구해왔다. 그이들이 모두 철학자가 되도록 만드는 공통점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이지는 전혀 명료하지 않다. (위 글은 그가 봉직하고 있는 다트머스 대학 철학과 사이트의 전공 소개 웹페이지에서 게시되어 있다.)

(5)

철학의 목표

이러한 난점에도 불구하고, Sinott-Armstrong교수는 철학이 다른 학문으로부터 구별되는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고 주장한다: 많은 철학자들이 내가 말하는 것에 시비를 걸겠지만, 나는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모델을 제공하고자 한다. 내 의견으로는 철학은 목표와 방법에 의해서 구별된다. 철학의 목표는 바로 체계적인 세계관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는 특수한 종류의 대상들을 다룬다. 반면 철학은 모든 것들이 함께 어떻게 서로 물려들어가는지 다룬다. 예를 들어서, 당신이 물체(bodies)에 대해서 배우고자 한다면 물리학 수업을 들을 것이다. 만일 당신이 마음(minds)에 대해서 배우고자 한다면 심리학 수업을 들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마음이 어떻게 물체에 관련되는지, 또는 물리학이 어떻게 심리학에 관련되는지 배우고 싶어 한다면, (심리)철학은 바로 당신을 위한 과목이 될 것이다. ... 그는 목표와 방법의 차이들에 의거해서 철학과 여타 학문을 구분할 것을 제안하지만, 여기까지는 목표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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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목표 (계속)

그런데 이 구분이 주제의 차이에 의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 목표는 또한 어떤 주제든 철학의 이름 아래 탐구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철학은 다음과 같은 [방대한] 하위 분야들을 포괄한다: 종교철학, 법철학, 물리학의 철학, 수리철학, 컴퓨터의 철학, 예술 철학, 음악의 철학, 문학의 철학 등등. ... 즉 철학과 여타 학문들은 공통된 주제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에서 다룬 인식론과 심리학+수학의 관계를 상기해 보라), 각 학문 X에 대응하여 X의 철학이 존재한다. 다만 철학의 목표에 대한 그의 논의대로라면 X1의 철학, X2의 철학, ... 등은 서로 맞물려 체계적인 세계관을 이뤄야 한다.

(7)

철학의 방법

여기까지 Sinott-Armstrong교수는 철학이 어떻게 그 목표에 있어서 과학과 구별되는지 논했다. 그러나 그는 철학은 또한 그 방법에 있어서도 과학과 구별된다고 제안한다: 이처럼 서로 상이한 논제들이 제기되었을 때, 갈등과 역설이 생겨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유명한 예로는 자유의 역설(paradox of freedom)을 들 수 있다: 심리학을 포함한 과학은 우리로 하여금 (1) 모든 행위가 선행하는 원인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믿게 만든다. [반면] 법을 비롯하여 잘못을 저지른 자를 비난하거나 벌주는 흔한 관행들은 우리로 하여금 (2) 어떤 행위들은 자유롭게 행해진다고 믿게 한다. 그러나 "자유"라는 말의 바로 그 정의는 (3) 미리 결정된 어떤 행위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제안한다. 불행히도, (1)-(3)이 모두 함께 참일 수는 없으므로, 이 세 주장을 모두 포함하는 세계관은 부정합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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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방법 (계속)

Sinott-Armstrong은 개념분석(conceptual analysis)이라는

방법이 자유의 역설---그리고 다른 철학적 문제들---의 실마리를 제공함을 지적한다: 철학자들은 이같은 역설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그것들이 제공하는 지적 자극으로 인해 철학자들은 그런 역설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야기하는 부정합성으로 인해 철학자들은 그런 역설들을 싫어하기도 하는데, 때문에 철학자들은 그것들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역설들을 풀기 위해 자주 이용되는 방법들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개념분석이다. 자유의 역설에 대항하여, 예를 들자면, 어떤 철학자들은 자유를 결정론과 양립가능한 방식으로 분석하고는 하는데, 이것은 (3)을 공격하는 결과를 낳는다. 다른 철학자들은 자유를 미리 전제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난과 처벌을 설명하고자 하며, 이들은 (2)를 거부한다. 또 다른 철학자들은 결정론과 인과관계를 (1)에 의심을 드리우는 방식으로 분석한다. 이 주장들 가운데 하나는 포기되어야 한다. 개념분석은 이중 어떤 주장이 포기되어야 하는지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9)

철학의 방법 (계속)

개념 분석의 방법은 때때로 약간 까탈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개념 안의 불명료성이나 부정확성이 종종 부정합적인 세계관을 초래하는 원인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정합적인 세계관이라는 철학적 목표는 철학자들로 하여금 개념분석의 방법을 채택하게 한다. 그렇지만 Sinott-Armstrong은 이러한 개념 분석에 더해서 보다 후험적인 방법도 사용된다는 것을 인정한다: 철학자들은 다른 방법도 사용한다. 많은 철학자들이 심리학, 생물학, 그리고 물리학에서의 경험적 발견들을 전통적인 철학적 문제들을 해명하기 위해 이용한다. (윤리적 문제들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진화의 산물인가?) 또다른 철학자들은 논리학과 수학에서의 형식적 업적들을 [철학적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 이용한다. (괴델이 증명한 불완전성 정리는 컴퓨터가 인간이 하는 것처럼 사유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가?) ...

(10)

철학의 방법 (계속)

철학에서는 이처럼 선험적, 후험적 방법들이 모두 동원된다고 주장된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많은 것들---특히 후험적 방법들---은 철학이 아닌 다른 개별과학에서도 이용되는 방법들이다. 아마도 이 방법들 가운데 철학에 고유한, 따라서 Sinott-Armstrong 이 제안하는 것처럼 철학을 다른 학문으로부터 구별해 줄 수 있는 방법은 개념분석 뿐일 것이다. 그러나 개념분석의 신뢰성은 상당한 논란거리이다. 우리는 단지 개념분석에 의해서 물=dfH2O임을 확립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는 총각=df결혼하지 않은 남자임을 단지 개념분석에 의해서 확립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나요?)

(11)

철학의 방법 (계속)

어떤 철학자들---W. V. O. Quine 등---은

궁극적으로 분석문장(순수히 의미에 의해서 참거짓이 결정되는 문장)과 종합문장(사실에 의해서 참거짓이 결정되는 문장)

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12)

철학의 방법 (계속)

(Option)

또다른 철학자들---David Lewis 등---은 그 두 유형의 문장들을 구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판서: 분석명제에 대한 언어적 규약에 의한 정의. 규약에 대한 Davidson의 비판. 게임이론에 입각한 Lewis의 옹호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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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의 딜렘마 (Option)

A B 인정 부인 인정 A: 4년형 B: 4년형 A: 10년형 B: 풀려남 부인 A: 풀려남 B: 10년형 A: 1년형 B: 1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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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과 모략 (Option)

A B 칭찬 모략 칭찬 A: 대공원 B: 대공원 A: 반성문 B: 사탕 모략 A: 사탕 B: 반성문 A: 반성문 B: 반성문

(15)

철학의 방법 (계속)

그렇다면 이 논쟁이 어떻게 결론나건 상관없이 철학을 다른 학문으로부터 구분하는 방법론적 특징은 없을까? ...철학자들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방법들에 공통된 한 가지 특징이 존재한다: 철학자들은 권위에 의문을 제기한다. 입법가들과 판사들은 [어떤 문제를 결정할] 법이 무엇인가를 선언할 권위를 가지고 있고, 종교에 의해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경전들이 존재함에 반해, 철학자들은 누구에게도, 어떤 것에도 특별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철학적] 주장들은, 그것이 무엇에 기인하건 간에, 철저한 검토를 받게 되어 있다. 상식조차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철학자들은 [가끔] 매우 이상한 관점들을 내세우고는 한다. 권위를 대신하여, 철학자들은 그들의 관점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논변을 사용한다. ... 토론할 점: 이 제안에는 명백한 문제점이 하나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16)

철학과 과학의 구분

요약하자면 Sinott-Armstrong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철학은 그 목표와 방법에 있어서 과학으로부터 구분된다. 2. 목표에 있어서는 체계적인 세계관을 추구한다. 3. 방법에 있어서는 선험적 개념분석을 주로 사용하되, 후험적 데이타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비판적 태도와 논변의 사용이라는 방법론적 특징을 공유한다. 토론할 점들: 이런 차이들은 철학을 과학으로부터 구분해주기에 충분한가? 구분해 준다면 그것은 연속적인 구분인가 아니면 불연속적인 구분인가? (가능한 입장들: 자연주의 대 비자연주의)

(17)

철학의 주요분야들

이러한 논쟁들이 어떻게 결론지어지건 간에, Sinott-Armstrong이 철학과 과학의 차이에 대해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해 주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세부적인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Sinott-Armstrong이 옳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철학은 앞에 언급한 목표---체계적 세계관---를 위에 논한 방법들---주로 개념분석---을 통해 추구하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은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이뤄진다: 1. 형이상학: 존재하는 것들과 그것들의 본성을 탐구한다. 2. 인식론: 지식과 정당화가 각각 무엇이고 어떻게 가능한지 탐구한다. 3. 윤리학: 의무, 가치, 덕성 등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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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론이란 무엇인가? (다시)

이제 맨 앞에서 논했던 인식론의 정의를 다시 상기해 보자: 인식론=df지식과 정당화된 믿음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 지금까지의 논의를 놓고 봤을 때, 이것은 다음과 같이 다시 쓰여질 수 있다: 인식론=df지식과 정당화된 믿음을 체계적인 세계관을 목표로하여 주로 개념분석을 방법론으로 하여 탐구하는 학문 내가 보기에 이것은 많은 철학자들이 동의할 만한 정의다.

(19)

인식론이란 무엇인가? (계속)

따라서 우리는 "인식론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상당히 그럴 듯한 답을 가지게 된 듯하다. 그러나 설령 이것이 위 물음에 대한 올바른 답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앎에 의해 바로 인식론에 대한 깊은 이해를 획득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른 생각일 것이다. 왜냐하면, 철학의 목표가 체계적인 세계관이라면, 우리는 철학의 한 분야로서 인식론이 다른 분야들, 즉 형이상학 및 윤리학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20)

체계적세계관: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다음 주에, 우리는 (i) 형이상학과 인식론의 관계, 그리고 (ii) 윤리학과 인식론의 관계를 차례로 논의할 것이다. 이번 주에는, 그 전초작업으로서, 각각 형이상학과 윤리학이 어떤 분야인지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돌아가는 것 같지만, 이런 논의들을 통해 우리는 형이상학과 인식론의 관계, 윤리학과 인식론의 관계를 보다 잘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1)

형이상학: 개념분석

이미 말한 대로, 형이상학은 1. 무엇이 존재하고 무엇이 존재하지 않는지, 그리고 2. 존재하는 것들의 본성은 무엇인지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제 범주 K에 속하는 존재자들이 조건 C를 만족하는 존재자들인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하자. 즉 이 분석에 의하면, (A) x는 K이다=dfx는 C를 만족한다 는 문장이 참이다.

(22)

형이상학: 개념분석 (계속)

이런 개념분석은 앞 슬라이드에서 거론한 두 가지 물음에 답변 또는 최소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1. (A)는 범주 K에 속하는 존재자들이 과연 있는지 실마리를 제공한다. 왜냐하면, 한편으로, 만일 C가 만족되기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조건이라면 K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하며, 또 한편으로, C를 만족하는 존재자들을 찾아낼 수 있다면, 바로 그 존재자들이 K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물론 (A)는 존재자들의 본성에 대해서 답변을 제공한다. 만일 K에 속하는 존재자들이 있다면, 그것들은 C를 만족한다는 본성을 가진다.

(23)

형이상학: 개념분석 (계속)

이러한 개념분석의 예로서 다음 정의들을 생각할 수 있다: 1. x는 자연수이다 (x∈ℕ) =dfx=0이거나 (∃y∈ℕ)(x=y+1)이다. 2. x는 가능하다 =df x가 참인 가능세계가 있다. 3. x는 총각이다 =df ____________. (채워넣어 보시오.) 4. x와 y는 형제이다 =df ____________. (채워넣어 보시오.) 5. x는 원(circle)이다 =df ____________. (채워넣어 보시오.) 각각의 분석은, 만일 그것이 정확하다면, 그 개념을 만족하는 대상들이 존재하는지, 있다면 그 본성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두 가지 물음을 더 생각해 보자: 1. 분석의 결과로서 어떤 형이상학적 입장이 가능해질까? 2. 어떤 분석이 참인지 아닌지 판명할 규준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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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자 논쟁: 분석의 대상

다음 개념에 초점을 맞춰보자: x는 보편자이다 이 개념의 분석결과로서 세 가지 입장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번째 두 입장은 보편자가 존재한다는 함의를 공유한다: 원초주의: 보편자는 우리 개념 체계에서 너무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기 때문에 더 이상 분석할 수 없다. 환원주의: 보편자를 다른 개념으로 분석할 수 있다. 반면 세번째 입장은 보편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린다: 제거주의: 보편자는 없다.

(25)

보편자 논쟁: 원초주의

만일 보편자가 우리 개념 체계에서 기본적인 개념이라면, 다른 개념들을 분석하는데 그 개념이 사용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사소한 것 이상의 분석은 불가능하다: x는 보편자이다=df x는 보편자이다. 물론 이 입장---"원초주의"---을 받아들이더라도, 다른 개념들을 분석하는데 보편자 개념을 사용할 수 있다.

x와 y는 닮았다=df어떤 u에 대해서, u는 보편자이고, x는 u를

가지며, y도 u를 가졌다. x는 F이다=

(26)

보편자 논쟁: 환원주의

그러나 많은 철학자들은 보편자 개념에 그처럼 기초적 역할을 주기를 주저한다. 어떤 이들은, 예를 들어, 우리가 빨간 개별자들은 자주 관찰하지만, 빨강 자체, 즉 그 보편자를 직접 관찰하는 일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들은 직접 관찰되는 대상들의 개념에만 기본적인 역할을 부여하고자 하기 때문에, 보편자를 다른 개념으로 환원하기를 원한다. 예를 들어, "자연적 집합 이론 (natural class theory)"은 다음 분석을 제공한다:

x는 보편자이다=dfx는 자연스러운 집합이다.

예를 들어 {달, 3, 써머셋 모옴}은 부자연스러운 집합이지만,

{민효린, 이영자, 한채영, ...}은 자연스러운 집합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집합과 자연스러움의 개념은 보편자 개념보다

(27)

보편자 논쟁: 제거주의

원초주의와 환원주의는 둘 다 보편자에 대한 실재론이다. 반면 제거주의는 보편자에 대한 반실재론적 입장이다. 다음 분석이 맞다고 해 보자: (A) x는 보편자이다=dfx는 여러 시공간적 위치에 각각 전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대상이다. 예를 들어, 이 건물의 L1이라는 장소에 소화기가 하나 있고, 주차장의 L2라는 장소에는 빨간 색 스포츠 카가 주차되어 있다고 하자. 물론 L1과 L2에는 빨간 개별자들이 각각 존재하지만, 그것들 각각은 한 장소, 즉 L1 또는 L2에만 존재한다. 반면 빨강이라는 보편자는 L1과 L2에 동시에 존재한다. 만일 (A)가 보편자 개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인데 어떤 x도 그 정의항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보편자에 대한 제거주의를 낳는다.

(28)

일반화

앞의 논의는 일반화될 수 있다. x는 K이다=dfx는 조건 C를 만족한다 는 분석을 K의 C-분석이라 하자. 이런 형태의 정확한 분석을 찾아내려고 시도했다면 다음 세 가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 원초주의: C를 만족하는 대상이 있고, C≠K이며, K의 C-분석이 정확한 그런 C는 없다. ● 환원주의: C를 만족하는 대상이 있고, C≠K이며, K의 C-분석이 정확한 그런 C가 있다. ● 제거주의: K의 C-분석이 정확한 어떤 C에 대해서도 C를 만족하는 대상들은 없다. 이 가운데 어떤 입장이 맞는지는 개념 K에 대한 참된 분석이 무엇인지, 즉 위 분석이 정확하다고 했을 때 C가 어떤 조건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29)

개념분석의 규준: 반례의 부재

다음 분석을 생각해 보자: x와 y는 형제다=df어떤 z와 w에 대해서, z와 w는 x와 y의 부모이다. 그러나 반례가 존재한다. (토론.) 다음 분석을 생각해 보자: x와 y는 형제다=df어떤 z에 대해서, x와 y는 z의 자식이다. 불행히도 이 분석에도 반례가 존재한다. (토론.) 또 다른 분석을 생각해 보자: x와 y는 형제다=df어떤 z에 대해서, x와 y는 z의 아들이다.

(30)

보편자 논쟁: 반례의 부재 (계속)

그렇지만 반례의 부재는 올바른 개념분석의 필요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은 아니다. 다음 분석을 생각해 보자: x는 심장을 가지고 있다=dfx는 신장을 가지고 있다. 진화의 우연에 의해서, 심장을 가진 동물은 모두 신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역도 성립하므로, 위의 분석에는 반례가 없다. 그러나 위의 분석이 정확한 분석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31)

개념분석의 규준: 손익분석

또 다음 분석을 생각해 보자: 명제 p는 가능하다=dfp가 참인 가능세계가 존재한다. 만일 가능세계가 없거나, p가 가능하지만 p가 참인 가능세계가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경험적 수단이 우리에게는 없다. 왜냐하면, 그 정의에 의해서, 가능세계는 우리 세계로부터 인과적으로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반례의 부재를 넘어서는 정확한 분석의 규준이 필요하다. 어떤 규준이 가능할까?

(32)

개념분석의 규준: 손익분석

다른 이론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개념의 분석은 다양한 함축을 가진다. 다음 분석들을 생각해 보자: (A1) 명제 p는 가능하다=df어떤 가능세계에서 p가 참이다. (A2) 명제 p는 필연이다=df모든 가능세계에서 p가 참이다. 위 분석들이 맞다고 하자. 이들은 어떤 함축을 가지는가?

(33)

개념분석의 규준: 손익분석 (계속)

함축 1. (A1)과 (A2)로부터 다음 정리를 증명할 수 있다. p는 가능하다 IFF ~p가 필연이 아니다. p는 필연이다 IFF ~p가 가능하지 않다. 이것은 직관적으로 보아 매우 그럴 듯하다. 함축 2. 다음 언명들은, 상식적으로 또는 과학적으로 참이다: 내가 오늘 아침 산 복권이 당첨될 수도 있었다. 고전역학은 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논리적으로 가능한 이론이었다. 정역학에 의하면 엔트로피가 역전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확률이 극히 낮다. ... 그러나 (A1)에 따르면 이 언명들은 각각 그 명제가 그 안에서 참인 크나큰 세계가 존재한다는 믿기 어려운 함축을 지닌다.

(34)

개념분석의 규준: 손익분석 (계속)

이렇게 볼 때, (A1)과 (A2)가 함축 1을 가진다는 것은 이론적 혜택(benefit)이다. 반면 (A1)과 (A2)가 함축 2를 가진다는

것은 그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이론적 비용(cost) 이다.

이 경우 (A1)과 (A2)를 채택할지 말지는 그 분석들이 제공하는 혜택과 비용을 종합적으로 계산하여 결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개념 K에 대한 정확한 분석의 후보 A1, A2, A3, ..., An이 있을 때, 이 가운데 혜택-비용 비율(=혜택/비용)이 가장 높은 Ai를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런 손익분석

(cost-benefit analysis)은 반례의 부재유무를 넘어서는 규준을 제공한다.

(35)

상식과 직관

요약하자면, 개념 K의 가능한 분석들 가운데서 어느 것이 옳은지 판정하는 작업은, 반례의 존재유무도 고려하지만, 주로 이론적 손익분석을 통해서 이뤄진다. 이것은 상식과 직관을 얼마나 많이 보존하고, 반상식적 또는 반직관적 결론을 얼마나 적게 함축하느냐를 잣대로 삼아서 이론이 채택되거나 거부됨을 뜻한다. 비유하자면, 과학에서는 관측과 실험결과를 데이터로 삼지만, 철학에서는 상식과 직관을 데이터로 삼는다. 그렇다고 철학자들이 반상식적 또는 반직관적 분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어떤 분석이 반상식적/반직관적 함축을 상쇄하고 남을 만한 이론적 혜택을 제공한다면, 그런 분석을 채택하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다.

(36)

물음들

1. 인식론은 지식과 정당화를 주제로 한다. 만일 원초주의, 환원주의, 제거주의를 이 개념들에 적용한다면 어떤 입장들을 얻게 될까? 2. 손익분석의 방법론에 따르면 형이상학의 기초는 상식과의 합치여부에 있다. 이것은 만족스러운 방법론일까?

(37)

규범 윤리학: 가치론, 의무론, 덕 이론

이제 철학의 삼대분야 가운데서 윤리학을 알아보자. 윤리학은 다음과 같이 세분된다: 윤리학 규범윤리학 메타윤리학 의무론 가치이론 덕 이론

(38)

규범 윤리학: 가치론, 의무론, 덕 이론

가치론 (axiology):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탐구한다. 의무론 (duty theory): 어떤 행위가 올바르고 어떤 행위가 그른지 탐구한다. 덕 이론 (virtue theory): 어떤 사람이 덕스럽고 어떤 사람이 부덕한지 탐구한다. % 메타윤리학 (metaethics): 윤리적 언명의 의미, 윤리적 지식의 가능성, 윤리적 사실들의 본성 등을 탐구한다.

(39)

규범 윤리학: 가치론, 의무론, 덕 이론

이 세 분야는 서로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다. 의무론의 주요입장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결과주의 (consequentialism): 가장 좋은 결과를 낳는 행위가 의무이다. 의무론 => 가치론.

2. 의무의 덕 이론 (virtue theory of duty): 덕스러운 자가 할만한 행위가 의무이다. 의무론 => 덕 이론. 3. 의무주의 (deontology): 의무는 다른 가치로 환원되지 않는 원초적 개념이다. 결과주와 덕 이론은 의무를 좋고나쁨이나 덕과 악덕의 개념으로 분석하는 일종의 환원주의인 반면, 의무주의는 일종의 원초주의이다. 토론할 점: 그렇다면 제거주의에 해당하는 입장도 있나?

(40)

규범 윤리학: 사실 대 당위 (Optional)

그렇다면 윤리학을 형이상학으로부터 구별짓는 차이는 무엇일까? 형이상학에서 무엇이 실재를 이루는지, 또 그 본성은 무엇인지 다룬다. 즉 형이상학에서는 "사실"을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윤리학, 특히 규범윤리학에서는 어떤 것이 가치있는지, 또 무엇이 우리의 의무인지 다룬다. 즉 윤리학에서는 "당위"를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사실과 당위는 논리적으로 독립적인 것으로 보인다. p가 사실이지만 당위는 아닌 경우가 있다. 또 p가 사실이 아니지만 당위인 경우도 있다. 즉 사실은 당위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41)

규범 윤리학: 수반 주장

(Optional)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당위 사이에 어떤 논리적 관계가 있다는 직관을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다. 그 관계는 무엇일까? 다음 정의를 살펴보자: A-속성들은 B-속성들에 수반한다 IFF 가능세계 W1에 있는 어떤 x에 대해서도, 가능세계 W2에 있는 어떤 y에 대해서도, x와 y가 B-구별불가능하다면 x와 y는 A-구별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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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범 윤리학: 수반 주장 (계속)

(Optional)

이제 앞에 언급한 직관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당위는 사실에 수반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무엇이 우리의 도덕적 의무인지는 이 세계가 사실에 있어서 어떤 세계인지에 따라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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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들: 윤리학과 인식론

1. 형이상학은 사실의 문제를, 윤리학은 도덕적 당위의 문제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인식론은 어떤 문제를 탐구하는 학문인가? 2. 규범윤리학에서는 도덕적 의무 개념이 선악 개념이나 덕과 악덕 개념들로 환원될 수 있는지들 두고 논쟁을 벌인다. 인식론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가능할까? 3. 많은 윤리학자들이 당위는 사실에 수반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인식론의 영역으로 넓혀 적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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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인식론은 지식과 정당화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이 정의는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낳는다. ● Sinott-Armstrong은 철학은 개념분석을 주된 방법으로 써서 체계적 세계관의 목표를 추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 ● 이러한 학문으로서 철학은 세 가지 하위 분야로 구성된다: 존재와 본성을 탐구하는 형이상학, 지식과 정당화를 탐구하는 인식론, 의무, 가치, 덕을 탐구하는 윤리학. ● 형이상학에서는 개념분석의 결과로서 세 가지 입장을 생각할 수 있다: 원초주의, 환원주의, 제거주의. ● 규범 윤리학에서는 의무에 대한 개념분석의 결과로서 의무주의, 결과주의, 덕 이론 등이 토론되어 왔다. ● 형이상학, 윤리학, 인식론은 다양한 방식으로 얽혀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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