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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정신건강 관리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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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암은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인 질병이다. 우리라나 사람 은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할 때 세 명 중 한 명꼴로 암에 걸 린다. 의학의 발전으로 암 환자의 사망률은 떨어지고 있지 만 암의 발생률은 별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암 생존자는 매년 늘어나서 우리나라의 경우 그 수가 200만 명에 육박 한다. 암이 곧 죽음을 의미하고 암 진단이 사형선고와 비견 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암도 잘 관리하면 장기생존이 가 능한 만성질환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암은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암 투병은 보통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힘든 경험 중의 하나이다. 암은 마 음에 타격을 주고, 마음은 암에 영향을 준다. 마음과 암과의 쌍방향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의 영역을 정신종양학이라 한다. 암 환자의 삶의 질은 환자의 정신적 측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암 환자의 정신적 고통, 즉 디스트레스(distress)

암 환자 정신건강 관리의 현재

김 종 흔 | 국립암센터 정신건강의학과

Update on distress management for cancer

patients

Jong-Heun Kim, MD

Department of Psychiatry, National Cancer Center, Goyang, Korea

Received: February 18, 2019 Accepted: March 11, 2019 Corresponding author: Jong-Heun Kim

E-mail: psy@ncc.re.kr © Korean Medical Association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 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Many cancer patients experience psychological suffering during their journey from diagnosis, through treatment, to survivorship or the end of life. Their psychological distress can become severe enough to interfere with their ability to cope with cancer. Conditions such as anxiety, depression, insomnia, and delirium often occur among cancer patients. Although distress is prevalent in cancer patients, it is often under-recognized and under-treated in the oncology setting. Psychological distress may have a negative effect on patients’ quality of life. The prevention, early detection, and proper management of distress are important for improving patients’ quality of life during and after cancer treatment. It is therefore necessary to develop a system for assessing and managing distress. The US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developed guidelines for distress management in 1999. Korean recommendations for distress management were released in 2009. The Korean government recently designated integrated supportive care centers for survivors at the National Cancer Center and regional cancer centers. The supportive care service is provided for cancer survivors who have completed first-line anti-cancer treatment. Psycho-oncology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components of supportive care in cancer. Distress management yields many benefits for cancer patients, but the reality is that significantly distressed patients are often not properly referred for psychosocial care. All distressed patients should be properly referred for psychosocial care, and the psychosocial care of cancer patients should be integrated into routine cancer care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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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잘 관리하는 것이 암 의료에 있어서 필수적인 분야로 부 각되고 있다.

심리사회적 요인이 암에 미치는 영향

스트레스, 우울증, 그리고 성격 등 세 가지 심리사회적 요 인과 암의 발병과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 졌다.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발암원에 대하 여 인체 발암성인 제1군부터 비발암성 추정인 제4군까지 분 류한다. 예를 들어 생체리듬을 파괴하는 교대근무는 인체에 암 유발 추정인 2A군의 발암원이다[1]. 하지만 흔히 만병의 원인으로 불리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국제암연구소의 발암원 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다. 배우자나 자녀의 죽음과 같은 심 한 스트레스는 다양한 정신신체질환을 유발하지만 암의 발 생과 직접 연관된다는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암에 걸린다는 생각은 흔하며, 암 환자들은 스스로를 책망하거나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던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곤 한다. 코호트 연구들의 결과에 의하면 환자의 우울증상이나 우울장애도 암의 발병과 직접 적인 관계가 없었다[3]. 암 환자에게서 부정적 감정을 억압하고 자기희생적인 성 격이 많다고 하여 이를 C (cancer)형 성격이라고 이름 붙이 기도 한다. 하지만 C형 성격은 암에 걸리기 전의 성격이라기 보다 이미 암이 발병한 환자가 투병과정에서 보이는 심리적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성격이 낙관적인 환자들이 투병 과정 에서 정서적으로 더 잘 적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낙관성이 암 과 관련된 생존율을 직접적으로 더 높이는 것은 아니다. 특 정한 성격 유형과 발암과의 관계가 역학연구상 증명된 바가 없다[4]. 하지만 음주나 흡연과 같은 발암위험이 있는 행동 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발암과 간접적으로 관련될 가능성은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정신신경내분비면역학적 기 전에 의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활성화시키고 면역 을 약화시켜 암의 진행, 즉 세포면역과 암의 성장과 관련된 기 본적인 과정들, 즉, 염증반응, 혈관신생, 침입, 전이 등에 영향 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실험실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디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경감시키기 위한 심리사회적 개입 이 암 자체의 경과를 호전시키거나 생존율을 높이지는 못한 다. 말기 유방암 환자들 중에서 집단정신치료를 받은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오래 살았다는 식의 보고가 있었으 나 이는 후속 연구들을 통하여 증명되지 못했다. 하지만 임 상적으로 유의미한 정도의 우울증은 암의 진단과 치료에 대 한 순응도를 떨어뜨리고 수면, 신체활동, 식사 등 행동습관 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방치할 경우 생존율이 저하될 수 있다[5]. 요약하면 현재까지 스트레스, 우울증, 부정적 성격 등 심 리사회적 요인 때문에 없던 암이 생긴다는 증거는 없으나, 이미 앓고 있는 암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 또한 심리사회 적 개입이 생존율을 높인다는 증거는 없으나 암 환자에 대한 우울증의 치료는 생존율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암 환자의 불안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에 해당되는 진단 중에 서 암 환자들에게 흔히 보이는 것들은 적응장애, 기분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섬망 등이 있다[6]. 경과와 예후가 불확 실한 것이 암의 특징이며, 불안은 암 환자의 가장 흔한 심리 반응이다. 재발에 대한 공포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함께 암 환자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불안증상 중의 하나이다. 국 소적인 암을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 근치적인 치료를 통 해 완전히 없앤 경우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몸 속 어딘가에 암 세포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항상 잠재되어 있 다. 어딘가가 조금만 아파도, 속이 불편하거나 설사만 해도 혹시 암이 재발되거나 전이된 것이 아닐까 두려움에 떨게 된 다. 많은 암 생존자들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고 호소한다. 암 생존자가 처한 이런 상황 을 칼이 머리 위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다모클레스의 칼 (sword of Damocles)’로 비유하기도 한다[7]. 암 진단 과정이나 치료 과정에서 반복된 심각한 외상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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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에 의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환자들 중에서는 불안 증상 과 함께 악몽, 과각성, 집중력 장애 등의 해리성 증상이 동 반되는 급성스트레스장애가 생길 수 있다. 드물게는 이 상 태가 지속되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진행할 수 있다. PTSD의 모든 진단기 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암을 진단받았을 때의 충격이 나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았던 끔찍했던 경험이 자꾸 떠오르 고 자신의 병의 예후에 대해 반복적으로 걱정하는 모습 등 PTSD의 일부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더 많다[8].

암 환자의 우울

암 환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약 20% 정도로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하지만 암에 걸렸으니 우울한 것은 당연하다 는 생각으로 환자나 가족이나 의료진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암이 낫지 않는 이상 우울증이 나아질 리가 없 다고 하는 생각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소극적으로 되기 쉽다. DSM의 우울증의 진단기준 중에는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 상실 등 정신증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로나 무기력, 식욕 저하 등의 신체증상과 불면이나 집중력 감퇴 등의 증상도 포 함되어 있다. 이런 증상들은 우울증이 없어도 암에 의한 증 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때로는 암 치료의 부작용에 의해서 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암 환자에서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중복의 가능성이 있는 신체증상보다는 정 신증상에 보다 중점을 둔다. 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일 때는 의연해 보이던 환자가 일차 적인 치료가 일단락된 다음에 비로소 우울에 빠지기도 한다. 환자들은 긴장상태에서 빠져나오면서 맥이 풀린다고들 한다. 의료진이나 가족으로부터 받는 관심과 지지가 줄어들면서 본 격적으로 현실적인 문제들에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항우울제를 처방할 때는 암 치료 제와의 상호작용이 가급적 적은 것으로 선택한다. 타목시펜 (tamoxifen)을 복용하고 있는 유방암 환자의 경우 특히 조심 해야 한다. 타목시펜은 사이토크롬(cytochrome) P450 2D6 (CYP2D6)을 통해서 활성대사물인 엔독시펜(endoxifen) 으로 변환되어 항에스트로겐 작용을 한다. CYP2D6을 억 제하는 항우울제를 타목시펜과 함께 복용하면 엔독시펜으 로의 변환 과정을 방해할 수 있으며, 결국 유방암 재발 위 험을 높일 수 있다. 플루옥세틴(fluoxetine)과 파록세틴 (paroxetine)은 CYP2D6을 강하게 억제하는 편이다. 아미 트립틸린(amitriptyline),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 데 시프라민(desipramine), 이미프라민(imipramine) 등 삼환 계 항우울제들도 CYP2D6의 기질로 작용한다. 에스시탈로 프람(escitalopram), 벤라팍신(venlafaxine), 미르타자핀 (mirtazapine) 등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상호작용이 적으므 로 타목시펜을 복용중인 유방암 환자에 비교적 안심하고 처 방할 수 있다[9].

암 환자의 불면

많은 암 환자들이 잠이 들기가 어렵거나, 자다가 중간 중 간에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어나서 다시 잠들지 못 한다. 불안이나 우울, 섬망에 의한 수면-각성 주기의 교란 등이 불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암과 관련된 신체증상, 예 를 들어 통증, 호흡곤란, 기침, 오심, 가려움증 등이 불면을 유발하기도 한다. 항암제를 포함한 각종 치료 약물도 수면에 영향을 준다[10]. 불면증에 대한 치료는 수면제 처방보다 수면위생, 자극조 절, 수면제한, 인지치료, 이완요법 등 인지행동치료를 먼저 고려한다. 불면증은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인해 만성화 될 수 있으므로, 수면위생을 지킴으로써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피로가 심할 때 잠깐 동안 낮잠을 자는 것은 활력을 찾 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야간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오 래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한다. 암 환자는 잠을 반드시 잘 자 야 한다는 부담감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자정 전에 잠 을 자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거나, 잠을 못 자면 암이 재발한다는 등, 잘못된 생각에 집착하는 경우 불면증에 대 한 걱정이 지나치게 되고 심한 불안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지치료를 통해 이러한 역기능적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도 와주어야 한다[11].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는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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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졸람(triazolam)과 같은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나 졸피뎀 (zolpidem)과 같은 비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를 단기간 처방 할 수 있다. 불면증의 양상에 따라 로라제팜(lorazepam)과 같은 항불안제, 트라조돈(trazodone)이나 미르타자핀과 같 은 항우울제, 혹은 쿠에티아핀(quetiapine) 등 항정신병 약 물을 저용량으로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암 환자의 섬망

섬망은 종합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자문의 중요한 의뢰 이유 중 하나이며, 말기암을 비롯한 암의 모든 단계에서 나타 날 수 있다. 환자가 갑자기 의식 수준이 떨어지며, 시간, 장소, 사람 등에 대한 지남력의 장애가 생기고, 환시와 같은 환각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인 임상양상이다. 섬망의 증상은 대체 로 급격하게 발생하고 경과도 빠르게 변동하는 수가 많다[12]. 섬망 치료의 원칙은 우선 기저에 있는 섬망의 원인을 찾고, 요인들을 교정하고, 섬망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약제를 중지하고 감염이 있으면 이를 치료해야 한다. 달력이 나 시계 같은 것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소음이나 불빛 등의 자극을 제한하되 밤에도 적절히 부드러운 조명을 켜 두는 것 이 좋다. 친밀한 사람이 안정적으로 간병하는 것이 좋으며, 낮에는 주변을 환하게 하고 수면을 제한한다. 암 환자의 섬망 치료에서 표준 약제는 할로페리돌(haloperidol)이다. 로라제 팜 같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역설적 흥분을 초래해 섬망 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 추체 외로 부작용의 위험이 낮기 때문에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저 활동성 섬망에서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나 모다 피닐(modafinil)과 같은 정신자극제를 단독으로나 항정신병 약물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통상적 완화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이나 호흡곤란 및 말기 섬망 등 임종기 환자의 극심한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말기 진정(혹은 완화적 진정)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진정 이 깊어지면서 환자와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유 의하고, 소극적 안락사와는 달리 환자의 생명을 단축시키지 않을 정도의 진정제만 투여해야 한다.

암종별 디스트레스

암은 위, 간, 폐 등 각 장기를 침범하고 타 장기에 전이되 기도 한다. 정신종양학에서는 모든 암에서 공통적으로 침범 되는 곳이 마음이라는 장기라고 비유한다[13]. 암 환자의 일 반적인 디스트레스와는 별도로 각 암종별로 특유한 정신적 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뇌종양 환자의 경우에는 침범하는 뇌의 부위에 따라 상이한 정신증상이 나타난다. 전 두엽이나 측두엽의 종양에는 행동 증상과 성격의 변화, 인지 기능의 장애, 기분의 변동, 충동조절능력의 저하가 흔히 동 반된다.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 삼키고 씹고 먹고 맛보는 기 능의 손상 받거나 말하고 호흡하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 며, 목소리의 변형과 외모의 변화가 생길 수 있어서 그에 따 른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이 저해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치료 없이 추적 관찰하기도 하는데, 그 기간 동안 불안이 심한 환 자들이 있다. 또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위해 격리 입원했 을 때의 폐쇄공포증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유방암은 임상적으로나 연구 측면에서나 정신종양학적 접 근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암이다. 타목시펜으로 치료하는 경 우에는 폐경 증상과 불면, 우울, 짜증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BRCA1/BRCA2 돌연변이에 대한 유전상담 시 예방 적 유방 절제술의 시행 등과 관련하여 심리적 상담이 필요하 다. 신체 이미지의 문제 때문에 대인관계를 회피하거나 성생 활에 흥미를 잃거나 성적 접촉을 회피하는 경우도 흔하다. 폐암의 치료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호흡곤란이나 폐색전 증이 불안이나 불면을 초래하기도 한다. 장루를 통해 배설하 는 직장암 환자는 대인관계가 위축되기 쉽다. 대장암이나 전 립선암 환자에게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성기능 장애도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 스와 관련이 있는 자궁경부암은 수치심, 죄책감, 분노 및 부 부갈등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 무균 실에서 격리 치료를 받는 혈액암 환자들은 불안, 우울, 불면 등이 잦다. 악성 림프종에서의 스테로이드 치료와 골수성 백 혈병에서의 인터페론 치료에도 정신증상이 동반되기 쉽다. 골종양 환자의 경우 절단 수술과 관련된 삶의 질 저하, 청소 년기의 외모 관련 문제들이 나타나기 쉽다[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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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레스의 체계적 관리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도움이 필요한 수준의 디스트레스 를 겪는 암 환자는 적지 않다. 하지만 정신종양학적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자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많다. 암과 관련된 대부분의 정신적 문제들은 중증환자 산정특례가 적 용되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비도 본인 부담이 대폭 경감된 다. 따라서 비용 측면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의 문턱은 낮 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도 환자들이 암 의료진에게 정신적 문제를 꺼내서 상담하기를 힘들어 한다. 암이라는 질병만 해 도 아직 사회적 낙인이 남아 있어서 겉으로 드러내기를 꺼리 는데, 자신에게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단명까지 덧붙는 것은 싫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이중 낙인의 문제는 최근 많이 희석되고 있으나 아직도 적절한 의뢰를 방해하는 장벽 이다. 현실적으로 짧은 진찰시간 동안 환자의 신체증상에만 집중하다 보면 환자의 디스트레스를 간과하기 쉽다. 정신적 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환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거나 의사-환자와의 관계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디스 트레스에 대한 탐색을 주저하는 의료진도 있다. 암 환자의 디스트레스를 방치할 경우, 투병 과정과 질병 예후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디스트레스 는 통증의 역치를 낮추며 주관적 피로감을 높인다.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은 그 자체로 암 사망률을 높인다. 또한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저하되어 간접적으로 암 사망률이 올라간다. 디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은 환자들은 입원기간이 길어지고 응급실을 자주 방문하는 등 의료서비스를 과다하게 이용하 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의료비용이 높아진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에서는 암에 대한 각종 임상진료지침을 개 발하여 보급하고 있는데, 1999년 정신종양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암 환자의 디스트레스 관리지침을 작 성하였다. 이 임상진료지침은 디스트레스온도계와 문제목록

Please indicate if any of the following has been a problem for you in the past week including today.

Be sure to check YES or NO for each.

NCCN DISTRESS THERMOMETER

Instructions: Please circle the number (0–10) that best describes how much distress you have been experiencing in the past week including today.

Extreme distress

No distress

YES NO Practical Problems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Child care Housing Insurance/financial Transportation Work/school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q Treatment decisions Family Problems Dealing with children Dealing with partner Ability to have children Family health issues Emotional Problems Depression Fears Nervousness Sadness Worry Loss of interest in usual activities Spiritual/religious concerns

YES NO Physical Problems Appearance Bathing/dressing Breathing Changes in urination Constipation Diarrhea Eating Fatigue Feeling swollen Fevers Getting around Indigestion Memory/concentration Mouth sores Nausea Nose dry/congested Pain Sexual Skin dry/itchy Sleep Substance abuse Tingling in hands/feet Other Problems: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0 9 8 7 6 5 4 3 2 1 0 PROBLEM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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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선별도구를 이용해 암 환자에게 정기적으로 디스트레스 를 선별할 것을 권장한다(Figure 1). 또한 디스트레스 수준 에 따라 적절한 심리사회적 지원 서비스를 의뢰하도록 알고 리즘을 제시하고 있다[15]. 우리나라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지원으로 2009년 국립암센터에서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 을 위한 디스트레스 관리 권고안’을 만들었다[16]. 여기에는 NCCN 디스트레스 관리지침을 참고하여 한국의 의료 현황을 반영한 디스트레스 선별 평가, 의뢰 및 치료적 개입 알고리 즘이 들어있다(Figure 1) [16]. 이 권고안은 디스트레스의 심 각도를 경도와 중증도 이상의 2단계로 나누어 심각도에 따라 관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암 환자가 가벼운 디스트레스(디 스트레스 온도계에서 절단점 4점 미만)를 겪고 있을 때에는 그 환자를 담당해 온 의료진(의사나 간호사)의 정서적인 지 지만으로도 해결하되, 중등도 이상의 디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정신건강 전문가가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 뢰를 받은 전문가는 증상을 평가하여 정신의학적 진단을 내 리고, 그에 따른 치료적 개입을 한다. 사회복지 상담이나 영 적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도 사회복지사나 목회상담자가 개입 한다(Figure 2) [16]. 권고안에서는 우울, 불안, 불면 및 섬망 등 네 가지 주요한 정신증상에 대한 증상별 관리 권고안도 제 시되어 있으며, 현재 국가암정보센터를 통해 보급되고 있다. 디스트레스 관리는 암 환자 지지의료 라는 보다 넓은 의미의 돌봄의 일환으로 이루어진다. 통합적 지지의료란 정신, 심리, 재활, 통증, 영양, 사회복지, 간호 등 여러 부문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암 환자의 정신적 및 신체적 증상을 조절하 고 이를 표준적인 암 의료에 통합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최근 암 생존자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우리나라도 암 치료의 장 기적 후유증을 예방하거나 회복시키는 심리사회적 재활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정부는 2016년부터 시행된 제3차 암관리종합계획에서 암 생존자 통합지 지 사업의 실시를 명시했고, 2017년부 터 국립암센터와 지역암센터에 권역별 암생존자통합지지센 터를 개설하여 통합적 지지의료의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17,18]. 암 생존자의 신체건강, 정보·교육, 사회경제적 문 제와 더불어 정신건강 측면의 디스트레스 관리가 통합지지 사업의 주축이 되고 있다.

결론

스트레스가 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반면에 암 환자의 정신적 고통, 즉 디스트레스를 방치 하면 삶의 질이 나빠질 뿐 아니라 생존율도 떨어진다는 사실 은 밝혀져 있다. 불안, 우울, 불면, 섬망 등 다양한 디스트레 스 상황을 관리할 때 일반적인 암 환자의 특성과 각 암종별 정신종양학적 특성을 고려하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 성적을 자랑하는 반면, 아직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은 부족하다. 특 히 정신건강의 악화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 다. 체계적인 디스트레스 관리 없이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 을 도모할 수 없다. 그 동안 디스트레스 관리권고안의 개발 과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의 개설 등을 통하여 정신종양학 의 보급이 진행되어 왔다. 이제는 의료계를 위시한 암 문제

Figure 2. A Korean model of distress management (Reproduced from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Recommendations for distress management toward improvement of quality of life in cancer patients. Seoul: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09) [16].

Distress screening

Normal to mild

(NCCPSI score <4) Moderate to severe(NCCPSI score ≥4)

Mental health

professionals Social workers Pastoral services Spiritual evaluation Psychosocial evaluation Psychiatric evaluation Non-pharmacological/ pharmacological intervention Social work counseling Primary care providers Emotional support

Improved improvedNot

Monitoring & emotional sup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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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협력하여 암 환자의 정신건강 관리 를 위해 힘써야 한다.

찾아보기말: 암; 정신건강; 디스트레스; 정신종양학

ORCID

Jong-Heun Kim, http://orcid.org/0000-0003-3360-9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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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Reviewers’ Commentary

이 논문은 암 환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심리사회적 원인과 정신적 증상을 관리하는 원칙을 정리한 논문이다. 암의 발병 및 진행에 있어 인간의 심리와 심리사회적 치료의 역할, 암 환자의 경과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우울, 불안, 불면, 섬망 등 심리 증 상의 특징과 이에 대한 치료, 각각의 암의 종류에 따른 특징적인 심리사회적 디스트레스를 잘 정리해 주고 있다. 또한 암 환자의 디스트레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는 의료진뿐 아니라 지역사회 및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암 환자 치료에서 심리적인 측면의 세심한 고려가 없으면 최적의 치료가 아닌 시대로 진화해가고 있으므로, 이 논문은 현 재와 미래의 암 진료의 의료적 방향성을 잘 제시해 주고 있으며,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수치

Figure 1.  Distress thermometer and problem list (Reproduced from Distress management Guidelines
Figure 2. A Korean model of distress management (Reproduced from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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