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농업의 주요 쟁점 7

문서에서 프랑스 여성농업인의 현황과 전망 (페이지 26-32)

식량자급률이 120%를 넘는 EU 최대의 농업생산국인 프랑스이지만, 2008년 부터 농산물 가격이 줄곧 하락하여 생산을 단념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 농업 종사자의 저항운동이 각지에서 활발히 일어나는 한편, 정부에 대책이나 지원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증가하고 있다.

2.1. 멈추지 않는 우유가격 하락

프랑스 식료농업수산부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2008~2009년 농가의 평균 소득은 34% 감소하였고, 그중 낙농가는 54%로 감소율이 최대였다.

유럽에서 우유가격 하락은 멈추지 않고, 생산을 단념하는 낙농가도 나타났 다. 이에 따라 2009년 가을부터 유럽 각지에서 EU와 각국 정부에 우유 공급제 한과 지원을 요구하는 저항운동이 나타나고, 각국 정부, 유럽위원회도 대책에 몰두하고 있다.

이 문제는 EU의 공동농업정책((Politique agricole commune, PAC)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EU 농가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소비자에게 공정가격으로 안전 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한 농업정책이지만, 낙농은 유제품의 과잉재고를 억제하 기 위해 가맹국별 우유 생산 상한을 설정한 쿼터제도로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2008년 세계 우유 수요 증가를 목표로 하는 시장개방의 움직임과 생 산확대 등으로 2015년까지 쿼터 제도를 철폐하기로 결정하였는데 이 결정 직 후,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유제품의 판매가 급속히 악화되었다. 당시부터 재고 가 증가한 우유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하였고 EU는 이 위기에 대해 수출보조금

7 농업대국 프랑스의 미래 (http://www.newsdigest.fr/newsfr/features/3865)의 주요 내용 을 번역함.

재도입과 매입 등의 대책을 실시했지만 시장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낙농 가의 저항운동이 각지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소규모 낙농가가 많은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중심이 되어 매입 가격과 수출 보조금 단가를 일시적으로 인상하고, 쿼터 확대의 동결을 축으로 하는 안을 유 럽위원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낙농의 대규모화가 진행된 네덜란드는 자유화 를 향한 생산 확대에 의욕적이며 쿼터제도에 관한 생각도 가맹국 내에서 의견 이 나뉘고 있다.

프랑스 낙농가는 문제해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느끼는가? 프랑스 낙 농가단체(OPL)는 우유 1리터=1.9유로 중, 낙농가가 적정수준으로 생활하기 위 해서는 최저 0.4유로가 필요하지만 실제 생산자수취는 0.27유로에 불과하므로, 자유화로 우유 생산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쿼터제도 에 의지하지는 않지만 우유 과잉생산을 막을 제도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유럽 14개국 낙농단체가 가맹한 유럽 우유협회는 “항상 양이 고정된 현행 쿼터 는 의미가 없다. 우유 수요를 6개월마다 조사하여 그에 맞는 생산량을 결정하는 유연한 쿼터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유럽위원회에 요구하고 있다.

2.2. 수입이 생산비용보다 낮은 프랑스 농가

프랑스의 채소, 과일 생산 농가도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 최대의 문제는 수입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용보다 낮다는 것이다.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가의 TV 인터뷰에 따르면, 1kg 3유로에 소매점에서 팔 리는 서양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저 0.4유로의 비용이 들지만, 실제 생산자 가 수취하는 금액은 0.17유로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판매 수단이 없는 농가 는 이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국산 사과나 칠레산 키위 등 수입 농산물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농 업종사자는 시장가격 하락에 저항할 방법도 없이 매일 8~14시간 노동하며 주 말도 일하는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노동 조건과 관계없이 정년

후 연금은 프랑스의 빈곤층보다도 낮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당장의 생활비를 목적으로 집을 매각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

2.3. 정부의 대책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2009년 10월 농업특별지원 플랜을 발표 하였다. 농업종사자에게 일부 경비를 일시적으로 국가가 보조하거나 저금리로 융자하는 지원이다.

EU에서도 프랑스는 고용자에게 지불하는 사회보장비가 높다. 예를 들면, 수 확 시 단기고용의 시급은 스페인이나 독일이 7~8유로인 데 비해 프랑스는 11.26 유로이다. 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보조금을 도입하여 환경세나 차입금 의 이자 일부를 보조금으로 충당하여 농업종사자를 지원한다. 또한 은행에서 융자를 받을 수 없던 농업종사자도 저금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경영위기에 처한 경우에는 일시적인 운영자금의 조달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익을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차입금이 늘어날 뿐 이므로 차입을 거부하는 농가도 많다.

한편, 근본적인 대책으로 2010년 1월 농식품장관이 ‘농어업 근대화 법안’을 제출하였다. 이 법은 프랑스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법률로, 미식가 의 국가로서 전통을 지키고 국제 시장 경쟁에서 안전하고 양질의 식품을 생산 하는 것이 프랑스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농업종사자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1) 농작물 가격 투명화, 2) 농업종사자와 분배업자 간에 가격 등 조건의 계약화 및 위반 시 벌금 의무화, 3) 농가의 자연재해 보험가입을 위한 자금원조 등이 거론되고 있다.

2.4. 유기농업은 소비자가 요구하는 미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기농업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2012년까지 농업 전체에서 유기농업의 비율을 6%, 2020년까지 20%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유기식료품의 개발과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Agence BIO 에 따르면 2009년 유기농업으로 전환을 약 속한 경영자수는 3,6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3% 증가하였다.

프랑스의 유기농업 면적은 67만 ha(그 중 전환기 면적이 15만 4천 ha)로 이 용농지면적의 2.5%에 이른다.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4%가 유기농 업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익이 나고 영속성이 전망되는 유기식료품은 대 형 슈퍼마켓에서도 독자적인 브랜드로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유기식료품은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2008년 프 랑스에서 판매된 유기식료품 중 수입품은 30%이며, 그 중 3분의 1은 프랑스 에서도 충분히 생산이 가능한 곡물이나 채소이므로, 앞으로 이 분야에 신장 이 기대된다.

유기식료품 인증 마크인 ‘AB’ 표시는 인지도가 높아, 소비자의 84%가 농산 물을 구입할 때 이 표시에 주목하고 있다. 이외 가축의 건강관리나 사육환경, 위생 관리 등을 보증하는 붉은 라벨(Label Rouge), 특정 장소에서 조건을 지켜 제조한 것을 보증하는 원산지호칭통제제도(ACC)가 있다. 품질을 보증하는 상 품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앞으로 국제 시장에서 살아남는 지혜일 것이다.

국제경쟁이 심화되는 오늘날 프랑스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 격만이 아니라 브랜드의 힘이 필요하다. 프랑스 정부가 제시하는 개혁은 현재 생활고에 시달리는 농업종사자에 대한 해결책으로 즉효성은 없다. 그러나 생산 성을 우선순위로 생각해 온 프랑스 농업이 미래를 위해 새로운 과제에 돌입하 고 농업대국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표 1-15. 유럽연합의 농업생산액

8 AMAP: Associations pour le maintien d'une agriculture paysanne 가족농업의 유지 보 수 협회(www.reseau-amap.org).

군분투하는 농업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조직은 1970년대 일본에 서 시작된 생산자와 소비자의 제휴 시스템을 모방하고 있다. 고도경제성장기의 일본에서는 공해병이 빈발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구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프랑스 농업인 다니엘 프이옹 씨가 2001년 남프랑스에서 AMAP을 창설하여 회원수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 1,200개 이상의 지부가 있는 AMAP은 소비자가 요구하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자는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소비자는 6개월에서 1년분의 대금을 선납하고 주 1회 수확물을 일정 장소에서 공급받는다.

AMAP의 특징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며 소비자가 공정한 가격을 사전에 지불하는 방식으로 농업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생산자는 자금 운영에 어려움 없이 생산을 지속하고 소비자는 스스로 수확물을 찾으러 가기 때문에 운송, 포장 비용 등의 비용 절감도 된다. 농사일이 바쁜 시기는 소비자가 무상 으로 돕는 것도 큰 특징이다. 소비자도 농사일을 가까이 함으로써 안전한 먹거 리와 농업에 대한 이해는 한층 높아진다. 악천후가 지속되어 수확이 없을 경우 라도 소비자에게 선납금에 대한 반환은 없다. 또한 풍작이면 예정량보다 많은 농작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소비자는 채소의 종류를 선택하지 못하고, 해 당 토지에서 해당 계절에 나는 채소를 농가에서 알아서 나눠준다.

소비자는 자신의 먹을 농산물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날씨가 좋기를 기 원하며 토지의 상황에 따라 메뉴를 정하는 생활에 리듬을 바꾸는 것으로서 자 연과 농업에 대해 친근감, 관심,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

세계화로 농업문제가 복잡화되고 해결책이 어려운 오늘날이야말로 농업의 기본에 다가가, 자신의 눈으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소규모 AMAP이 사람들 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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