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베이트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든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이용한다. 제약회사(또는 의료기기상)의 리베이트 역시 의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회사와 의사 사이의 거래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재화를 이용하는 측은 환자인데, 의사가 판매 대가로 이득을 얻는다는 데에 있다. 몇몇 연구들은 제약회사로부터 선물이나 학회 참석 등의 지원을 받은 의사들의 상당수가 지원을 제공한 제약회사의 약으로 처방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만약 이러한 관행이 지속된다면 약을 선택하고 바꾸는 기준이 환자에게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해서가 아니라 의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될 수 있다. 심지어는 특정약을 처방할수록 의사가 얻는 이익이 많아질 때, 의사는 꼭 필요하지 않은 약을 환자에게 처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22)의사들은 제약회사의 판촉행사를 통해 신약에 대한 정보를 얻으며, 제약회사가 후원하는 학회 행사를 통해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23)또한 신약 개발과 관련된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문제는 의사들이 효능의 비교 없이 판촉행사를 시행하는 약만을 처방한다거나,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제약회사에 득이 되는 결과만을 발표하는 등 리베이트로 인해 중립적 입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절한 의료자원을 선택하고 분배하며 조정하는 일은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의사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사의 역할이다.
한 제약회사의 재정적 지원으로 내과전공의 연차 모임이 있었다. 모임에서 제약회사 직원은 회사의 항생제가 3상 시험 중이니 만약 환자에게 그 약을 투여하게 될 때 환자의 진단명과 투여 기간을 적은 간단한 서식을 작성해 주면 환자 당 3만 원을 준다고 하였다. 회식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평소에도 자주 쓰는 항생제라 항생제 처방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고, 또 연구라고 하니 그 항생제를 많이 처방해도 향후에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 례 27
22 한국의료윤리학회, 전공의를위한의료윤리, 군자출판사, 2011, p250.
23 한국의료윤리학회, 전공의를위한의료윤리, 군자출판사, 2011, p251.
이해상충
(2) 사례 설명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의사의 처방선택권으로 인한 부도덕한 금전적 거래를 예방하기 위하여 의료법에서 규정하고 있었으나, 이들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였으므로 의사도 함께 처벌하는 쌍벌제 규정을 도입하게 되었다.
의료법에서는 의료인과 제약회사 관계자, 의료기기 관계자 등과의 합리적 범위를 넘어서는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 받은 경우를 엄격히 제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관련 규정으로는 아래 의료법을 참고하기 바란다.
의료법
제23조의2(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의 취득 금지)
①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법인의 대표자, 이사, 그 밖에 이에 종사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약사법」 제31조에 따른 품목허가를 받은 자 또는 품목신고를 한 자, 같은 법 제42조에 따른 의약품 수입자, 같은 법 제45조에 따른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이하 “경제적 이익 등”이라 한다)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의 행위(이하 “견본품 제공 등의 행위”라 한다)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 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기기법」 제6조에 따른 제조업자, 같은 법 제15조에 따른 의료기기 수입업자,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다만, 견본품 제공 등의 행위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범위 안의 경제적 이익 등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리베이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의 하나는 재정적 이득에 따라 의사들의 처방이 바뀐다는 데에 있다. 처음에 전공의들은 제약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일 때에는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항생제이기 때문에 처방에 변경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베이트에 의해 그 항생제를 처방할 가능성이 증가하며, 심지어는 항생제가 필요 없는 환자에게도 처방될 위험이 있다. 가능한 개인 차원에서 리베이트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례 27
Tip. 제약회사가 제공하는 재화와 용역이 진료의 객관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야 한다.
(1) 직무 부적합 동료(impaired colleague)에 대한 개입
술이나 약물, 게임 등의 중독 그리고 무능함 등으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는 동료 의사를 접하게 될 때, 의사들은 동료를 보호하려는 마음과 환자에 대한 의사로서의 책임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게 된다.
환자의 이익을 위하고, 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의사들의 윤리적 의무이며, 행동 지침의 기본이다. 환자에게 가해질 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의사의 중독과 무능함의 문제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 부적합한 의사들에 대한 개입은 자기 규제(self-regulation)를 통해 자신이 속한 집단을 개선시키려는 사회적 신뢰와 관련된 의료전문가정신의 실천이며, 이것은 직무에 부적합한 의사를 돕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료의 실수를 공개하는 것이 조직을 와해시키는 것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의 조직 문화 때문에 직무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동료 의사들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다.
의사는 의사의 중독이나 무능함의 문제로 환자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문제가 되는 동료 의사가 있다면 그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그를 도와야 한다. 의사와 의료기관은 문제가 되는 의사의 직무 수행 어려움의 원인에 대해 분석해야 하며, 교정 가능한 문제의 경우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술이나 약물, 질병, 심한 피로 등으로 인해 일시적인 판단 장애, 술기에서의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의료기관은 직무 수행이 어려운 의사들이 상담이나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개인의 실수가 환자의 피해로 넘어가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24)진료진 중 다른 사람이 약물 중독이나 직업상 무능력한 것처럼 보일 때 의사로서 어떤 의무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11
중환자실을 돌고 있는 내과 3년차 E는 자신의 당직이 아님에도 밤에 자주 중환자실에서 연락을 받으며, 때로 같은 중환자실 레지던트인 F의 환자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F는 병원 앞에 있는 게임방에 자주 가며, 최근 들어 당직인 날에도 게임방에 가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는 F 환자의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E가 대신 가서 처치하고 보호자에게 환자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하였다. 교수들은 F가 불성실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중환자실 당직의일 때 근무지를 이탈하는 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사 례 28
G는 인턴 때 일의 속도는 좀 느리지만 꼼꼼하고, 성실히 일했던 신입 레지던트이다. G의 담당 환자가 다섯 명으로 늘었을 즈음, G는 자신의 일을 다 처리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심한 불안감을 가졌다. G의 업무를 지시하고 챙겨 주는 3년차 레지던트는 H가 빼먹은 처방이나 하지 못한 일을 대신 하면서 G에게 일을 가르쳤다. 그러나 G는 극도의 불안감으로 오히려 작은 일도 잘 처리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며칠의 휴가를 받아서 쉬고 병원에 다시 왔으나 G는 적응하지 못하였으며, 자신 때문에 다른 동료들의 일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졌다.
사 례 29
이해상충
직무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동료에 대해 의사는 관련 부서의 스탭이나 관리자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만약 직무 부적합 동료가 상담이나 치료 등을 받게 된다면 다른 환자와의 관계에서처럼 환자에 대한 프라이버시 보호와 기밀유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치료 중 또는 후에 직무적합성을 평가해야 할 때에는 그 의사의 치료에 개입하지 않은 다른 의사가 판단하도록 하여, 치료 의사의 갈등을 덜어 주도록 해야 한다. 만약 충분한 개입에도 불구하고 수련이 불가능하고 의료 전문직으로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진다면 병원의 전공의 수련지침에 따른 행정적 절차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의사는 정신보건법상 정신질환자가 아니어야 하고, 마약, 대마, 향정신성 의약품 중독자가 아니어야 하는 바, 이들에 대해서는 단순히 동료로서 보호하려는 생각보다는 환자에 대한 의사로서의 책무가 앞서는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정신질환자, 마약 중독자에 대해서는 의료인의 결격사유가 되는 바, 동료와 조직을 보호하려는 측면보다는 국민의 건강과 보건권의 보호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의료인의 결격사유에 대한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
제8조(결격사유 등)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1. 「정신보건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정신질환자. 다만, 전문의가 의료인으로서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2.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 3. 금치산자·한정치산자
4. 이 법 또는 「형법」 제233조, 제234조, 제269조, 제270조, 제317조 제1항 및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지역보건법」,「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 조치법」,「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혈액관리법」,「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약사법」,「모자보건법」,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