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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는 끊임없이 발전해왔고 변화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변화할 것이다. 슈 퍼히어로의 발생은 우연적 이거나 의도적일 수 있지만, 슈퍼히어로가 인기를 얻고 생 존하는 과정에는 외부적 환경이라 할 수 있는 대중의 선택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따 라서 슈퍼히어로의 변화는 자체적으로 이뤄지기도 했지만, 대부분 외부의 환경 변화에 따라 적응하기 위한 변화가 많았다.

외부의 환경변화가 슈퍼히어로를 움직였듯이, 슈퍼히어로는 현재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골든에이지의 제2차 세계대전, 실버에이지의 냉전 등 슈퍼히어로라는 비 현실적 요소를 현실적으로 느끼도록 유도하는 요소는 현실을 반영한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외부 자극의 변화가 생물의 변화를 가져오듯이, 2차세계대전의 상황은 확실한 적을 두고 진행된다. 이는 냉전에서도 마찬가지 모습이다. 확실한 적의 존재 때문에 슈퍼히 어로의 적은 확실하게 정해진다. 전쟁에 집중하는 미국의 모습은 멈춰서 생각하기보다 당장 앞에 있는 적을 무찌르려는 모습에 가깝다. 슈퍼히어로의 활동도 평면적이고 단 순하다. 당장 앞에 등장하는 적을 무찌른다.

시대가 지나 전쟁도 끝나고 세계도 다원화된다. 대중은 2차 세계대전과는 달라져 있

그림 33 간략하게 살펴본 캐릭터의 변화

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비둘기파와 강경파인 매파로 나뉘기도 하며, 사회도 다원 화되어 흑인 등 소수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도 한다. 눈앞의 확실한 적이 없어졌기 때문에 슈퍼히어로도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싸워야 할 상대가 없어지거나 약해졌다.

슈퍼히어로는 싸움의 상대를 바꾸거나, 자신이 활동할 또 다른 배경을 만들어야 했다.

골든에이지와 같은 단순한 시대는 지나버렸고 대중은 생각이 많아졌다. 슈퍼히어로도 마찬가지로 생각이 많아졌다. 자신이 싸워야 할 이유를 고민하게 되며 좀 더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슈퍼히어로의 변화는 인간세상의 변화와도 모양새를 비슷하게 간다. 슈퍼히어로도 인간의 역사에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슈퍼히어로의 변화는 쉽게 말해 평면성에서 입체성을 향해가는 모양새이다. 초기 선 한 모습의 평면성에서 현재 슈퍼히어로는 보는 각도에 따라 선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나타난다. 슈퍼히어로의 역사가 계속될수록 대중의 요구는 복잡해 지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슈퍼히어로는 더욱더 복잡해질지도 모른다.

미래 슈퍼히어로의 변화를 예상했을 때, 슈퍼히어로의 입체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 다. 다만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작가가 입체적이고 철학적으로 변해가는 슈퍼히어로를 어느 정도까지 표현할 수 있는가이며, 두 번째는 결과물로써 변화하는 슈퍼히어로를 대중이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문제가 된다.

결국, 슈퍼히어로의 변화는 이 두 개의 요소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뤄질 것이다. 그 리고 두 개의 요소가 만나는 접점은 계속해서 움직인다. 사실상 슈퍼히어로의 변화에 관여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발전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 다. 대신 몇 가지 경우의 수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4 자신의 성공을 자축하는 오지맨디아스와 이를 폭로하려는 동료를 협박하는 오지맨디아스의 모습

출처 : 왓치맨 한국판, 시공사, 2008 (1) 현재의 발전이 계속되어 더 입체적인 방향으로 변화

첫 번째 가정은 현재 슈퍼히어로의 입체적인 성향의 발전이 계속됨으로써 더욱더 입 체적인 캐릭터로 거듭난다는 가정이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선한 모습을 보여주는 평 면적인 성향의 기존 슈퍼히어로들이 선악의 개념이 모호해진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화 해왔던 현재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캐릭터성이라 할 수 있다.

고차원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는 예는 모던에이지를 연 만화로 평가되는 왓치맨에서 나타난다. 쉬운 예로 왓치맨의 오지맨디아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능력을 갖 춘 천재로 등장한다. 그는 냉전의 인류가 핵전쟁에 빠지게 하지 않게 하려고 인간 대 인간의 대립구도를 전 인류와 외적 존재의 대립구도로 만들려고 한다. 오지맨디아스는 공통의 적을 만듦으로써 전 인류의 화합을 유도하려 한다. 오지맨디아스는 외부 세상 에 적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닥터 맨하탄을 속여 수백만의 인간을 죽게 만든다.

수백만의 사람이 죽고 전 인류는 외계의 알 수 없는 존재인 공통의 적에 대항해 함께 뭉친다. 결국, 수백만의 희생으로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인류의 평화는 이어진다.

그림 35 오지맨디아스와 대립하는 로어셰크 출처 : 왓치맨 한국판, 시공사, 2008 오지맨디아스는 이에 만족하고 평화의 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한다.

왓치맨은 오지맨디아스의 계략과 이를 막기 위한 로어셰크, 나이트아울의 대립을 줄 거리로 보여준다. 이들 모두 자신의 신념을 위해 움직이며 자신의 신념에 맞는 선을 행한다. 그 과정의 결과로써 대립한다.

왓치맨의 입체적인 캐릭터가 보여주는 선악의 개념은 보이는 시야에 따른 선악의 개 념으로 바뀐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다. 선 악의 결과는 보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해당하는 형태의 캐릭터는 선악의 개념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행위 선택에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 생산자의 의도와 소비자의 생각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 지고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점이 극도의 현실감을 부여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 다. 또한, 선악의 이분법을 벗어나서 매우 철학적인 연출이 가능하며 일반적인 형태를 벗어난 자유로운 형태의 이야기가 그려질 수 있다.

문제는 뚜렷한 선악의 기조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만화의 이야기가 심오하고 복잡 하게 여겨질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독자의 선택사항으로 남겨놓을 수 있고 독자의 선 택지를 넓히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자칫 너무 난해한 이야기로 여겨질

그림 36 행위의 과정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배트맨은 선역을 수행한다.

출처: 배트맨 다크나이트 스트라이크 어게인 한국판, 세미콜론, 2009 수 있다.

슈퍼히어로 만화의 가장 기본적인 뼈대인 대립을 잘 표현한다면 이런 입체적 형태의 캐릭터는 오랜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왓치맨의 경우처럼 신념과 입장의 차이로 말미 암은 대립의 상황은 독자의 이해와 참여를 요구한다. 독자는 만화를 보면서 자신의 가 치 판단에 근거해 편을 나눈다. 선악은 누구의 신념에 공감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

만화에서 선과 악을 정해주진 않지만, 독자에 의해서 선과 악은 나뉘게 된다.

(2) 캐릭터의 성향에서 선악의 기조가 유지되며 변화

이는 현재 캐릭터 대부분이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의 변화에서 선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방향을 향해가고 있지만, 만화의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대립이라는 요소를 고려해 봤을 때, 선과 악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진 않은 경우를 말한다. 즉 만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슈퍼맨과 배트맨은 행동 양식과 과정에 차이가 있을지 언정 선을 수행한다. 반면에 렉터와 조커는 악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선악의 기준은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따른다.

이런 방식은 만화 외에도 오랜 역사를 가진 매체 대부분에서 설정하고 있는 문법이 다. 독자는 이미 정해진 선악의 개념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앞에서 말한 왓치맨의 경우보다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또한, 독자들이 감정이입하기 편하고 공감하기도 편하

그림 37 기존의 선악 구도를 살짝 비틀어 새로운 느낌을 부여한 영화 다크나이트 출처: 다음 영화

다. 대부분 콘텐츠가 선택하고 있는 방식으로써 생산자가 이미 선악의 편을 나눠 놓는 다. 독자는 이를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가끔 이런 면을 뒤집는 작품이 등 장하기도 한다. 앞서 이야기한 선악의 개념이 모호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경우와 같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전략적인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데 너무 반복되지 않는다 면 신선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