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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동향

문서에서 해외곡물시장 동향 제11권 제5호 (페이지 33-43)

▮ 9월 FOMC에 이르기까지 ... 키워드는 ‘폴 볼커(Paul Volcker)’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든 세상 고민을 초(超)저금리와 ‘양적 완화(QE)’라는 이름 하의 돈 풀기로 덮어왔던 전 세계 정치 지도자들과 중앙은행들은 그토록 부활시키고 싶었던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통제 불가능한 괴물의 형태를 보이기 시작하자 정색 (正色)하며 이제는 역사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속도와 강도로 통화정책을 긴 축으로 선회 중이다. 지난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두 달 동안 펼쳐졌던 글로벌 증시의 반등은 힘을 잃고 이제는 새로운 저점을 향한 추가하락의 공포가 시장참여자 들에게 확산 중이고([자료 10~11] 참조), 국채수익률로 살펴보는 시장 금리와 달러인 덱스로 대변되는 美 달러화의 강세는 어디까지 치솟을지 알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자료 12~13] 참조). 천문학적 규모의 돈 풀기를 주도해 온 美 연준(Fed)의 광폭 (☞ 廣幅을 의미하고 싶었지만 狂暴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행보에 세계 모든 중앙

은행들이 질질 끌려가는 형국으로도 묘사할 수 있는데, 지난 2019년 말에 94세의 나이로 타계한 폴 볼커(Paul Volcker) 전(前) 연준 의장이 금년 들어 중요한 시점에 자주 회자되어 온 상황을 다시 복기해 보는 것은 향후 연준의 정책 방향과 그들이 원하는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금년 3월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대(對)의회 보고에서부터였다([자료 1~2]

참조).

[자료 1] 상원 의원의 역사적인 질문에...

인용: 안근모의 휙서비스(Global Monitor), 이하 같음

[자료 2] 폴 볼커(Paul Volcker)처럼 되고 싶다는 제롬 파월

5월까지만 하더라고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파이팅 의지는 확고하였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서 그는 물가상승률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금리인상을 밀어붙일 것임을 표명하였고([자료 3] 참조), 5월말 바이든 대통령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3자 대 면에서 인플레이션 통제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순위에서 우선적 위치에 있음을 강 조하였다([자료 4] 참조, 말풍선은 필자의 뇌피셜에 따른 것임). 6월 FOMC에서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0.75%p에 달하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7월 FOMC 에서도 75bp 금리인상이 단행되었지만 그 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시장이(☞

엄밀하게는 유독 증시만이)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다소 완화된 것처럼 오해할 만한 발언을 몇 마디 하였다([자료 5] 참조). 연준의 보스라 할 만한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그것도 민주당의 실세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의 연준을 향한 경고 발언은 이 대목에서 한 번 상기해 볼 필요는 있다.

[자료 3] 5월까지만 해도 금리인상에 강경했던 제롬 파월

[자료 4]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7월 FOMC 기자회견의 배경(?)

그러나 시장의 주목을 끌었던 8월 말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여느 때와 확연히 비교될 정도로 짧고 단호한 메시지를 통해 폴 볼커가 그랬던 것처럼 인플레이 션을 잡기 위해서는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였다([자료 5] 참조, 그는 연설 중 폴 볼커의 자서전 제목에서 따온 ‘keep at it'이라는 동사를 두 차례나 구사하는 치밀함을 보여주었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파월의 잭슨홀 연설에 이어 시장 의 예상보다 훨씬 높았던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CPI)를 확인한 이후라 지난 9월 FOMC(9/21일~22일)는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주목을 끌었는데, WSJ의 연준 출입기자 닉 티미라오스는(☞ 6월 FOMC 당시 50bp 인상이 아닌 75bp 인상 가능성을 금리결정 이틀 전에 기사화 한 바 있다) “제롬 파월의 인플레이션 조련사: 폴 볼커”라는 기사를 FOMC 이틀 전에 게재함으로써 연준과 WSJ 간의 커넥션은 실재함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주었다([자료 6] 참조).

[자료 5] 짧고 단호했던 제롬 파월의 ‘잭슨홀 연설’

[자료 6] 6월 FOMC의 데자뷰? ... 또 다시 등장한 폴 볼커

▮ 연준(Fed)이 제시한 향후 경제전망과 금리인상 경로

1년에 네 번에 걸쳐 업데이트 되어 제시되는 연준의 경제전망과 ‘점 도표’는 시장과 연준 간의 중요한 소통 도구이기는 하다. 그러나 1년 만에, 그리고 불과 3개월 만에 저토록 달라질 수 있는 전망을 보노라면 연준의 터무니없는 예측 능력에 대해 실소 (失笑)를 금하지 못하게 된다([자료 7] 참조). 거기에다 1년 전만 하더라도 2022년까지 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던 점 도표가 무색해지도록 이번 9월 FOMC에서 제시된 2022년 말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예상치는(중간값 기준) 4.25~4.50%에 달 한다([자료 8~9] 참조). 전혀 일시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 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진단을 꾸준히 고수하면서 금년 3월까지도 국채와 모기 지 채권 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를 단행해 왔던 연준... 과연 이들은 무능해서 이러 는 것일까, 아니면 이러한 갈짓자(之) 행보의 통화정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무서운?) 목적이 있어서일까?

[자료 7] 1년 만에 이토록 달라진 연준의 경제전망

[자료 8] 1년 전에 제시되었던 연준의 ‘점 도표’

[자료 9] 이번 9월 FOMC에서 제시된 ‘점 도표’

▮ 9월 FOMC에 대한 주가, 금리, 환율의 반응

연준이 과연 ‘샤워실의 바보’인 것인지 아니면 바보인 척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 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지금 ‘인플레이션 완화’를 기치로 내세워 역사적으로도 찾아 보기 힘든 속도로 긴축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여름의 주가 상승은(☞ 조 정 이후 상승세 재개의 첫 파동인지,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한 일시적 상승이었는지는 여전히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잭슨홀 연설’과 ‘9월 FOMC'라는 두 번의 모멘텀을 거치면서 원위치하였고, 강세론자들은 6월 저점에서 이중 바닥 패턴이 완성되기를 바 라는 반면 약세론자들은 이제 새로운 하락추세의 재개를 점치고 있다([자료 10] 참조).

필자는 요즘 [자료 11]에서와 같은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는다. 그저 ’코로나 랠리‘에 대한 기술적 하락 조정의 레벨을 짚어나가는 차원을 넘어서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와 돈 풀기로 모든 문제를 덮어왔던 시대에 대한 조정(adjustment)의 끝은 아직 한참 멀리 있을 수 있다는...

[자료 10] 美 S&P500 지수에 대한 기술적 분석

차트 인용: 연합 인포맥스 (9/23 장 마감 후, 이하 같음)

[자료 11] 美 S&P500 지수 월간차트

채권시장에서의 수익률 급등세는 지금 거의 모든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다. 미국의 경우 단기물(2년), 장기물(10년) 가릴 것 없이 수익률이 연준의 긴축 속도 에 발맞추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으며, 그 와중에 경기침체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의 폭도 커지고 있다([자료 12] 참조). 6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잠시 펼쳐졌던 국채수익률의 하락 조정이 증시의 서머랠리에 힘을 실었다는 사실과 美 국채수익률이 단기나 장기물 공히 지난 6월의 고점을 올라서고 있음은 주목할 필 요가 있다. 그리고 최근 외환시장에서의 달러강세는 여느 때와는 다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자료 13] 참조). 세계 중앙은행들이 대부분 美 연준을 따라 긴축 시늉을 보 이고는 있지만 미국의 보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고,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미국보다 더 나은 형편이라 주장할 만한 데를 찾지 어렵다. 거기에다 끝날 조짐이 보 이지 않고 오히려 확전의 우려를 키우고 있는 러-우 전쟁도 달러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일각의 ‘양털 깎기’ 우려가 기우가 아닐 수 있음에 우리는 지금 바짝 긴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료 12] 美 국채수익률(2년물 vs 10년물) 추이

[자료 13] 달러인덱스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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