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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은 기존의 학교구조에서 동료교사들과 형식적으로 모임에 참여하고 깊 이 있는 관계 맺기를 주저하였지만 함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공동체에의 참 여를 통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동료교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깊이 알게 되고 관계의 형성이 시작되었다. 형식적 모임에서는 개인적 사정이나 감정을 공유하기 가 어려웠지만 이 모임에서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위로를 주고받다보면 자연스럽 게 자신의 내적인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었다. 이를 통해 친밀감과 동료애가 형성 되기도 하지만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일부 참여자는 여전히 활동에 참여는 하지 만 적당한 선에서 관계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는 다양한 감정과 갈등양상에의 노출 과정에서 각자의 의견과 성향을 조정하고 합의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동체 동료들과 관계를 맺어갔다.

(1) “친구 같기도 하고 가족 같기도 한 동료 교사

참여자들은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공동체의 동료들과 목적이 분명하고 동일한 공동체에서의 잦은 만남의 기회를 통해 자신의 내적인 이야기와 성향을 드러내게 되었고 이를 통해 동료교사들의 솔직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잖아요. 선생님반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생 활하는 이야기도 듣고 하면서 이야깃거리가 생기니 소통이 되더라구요. 부

대끼기 전엔 알 수 없었던 서로의 생각이나 성향을 알게 되더라구요. N-11

선생님들의 성향을 알게 되었어요. 재구성을 하다보면 그게 교육과정이니까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배우지만 특히 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선생님들의 그 스타일을 알게 된 거 같아요. 왜냐하면 이 선생님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구나. 아~ 저 선생님은 저런 생각을 가지고 계셔서 이렇게 하자고 하셨 던 거구나. 아무래도 선생님들이 각자 다르다보니까 그 스타일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F-10

또한 직장동료들은 의식이 깨어있는 시간 내에서 가족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현실이다. 형식적인 관계에서야 어려운 일이겠지만 직무적으로 함 께 공유하는 것이 많고 내적인 사정을 주고받다보면 가족보다 더 가까워지기도 한다. 그들은 실행공동체에서의 경험과 상호작용을 통해 동료들과 인간적 친밀감 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경력차이가 꽤 있지만 그 친구 같기도 하고 가족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친구처럼 오순도순 지내는 사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네요? 그리고 자발적 인 협력 체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년에 무슨 일이 있으면 누군가 그 빈 구멍을 자연스럽게 메우고 있어요. 무엇인가 하나를 같이 바라보고, 같이 고민하고, 같이 들여다보고, 같이 만들어 가고 있는 어떤 공동체성이 생겼 죠. 그리고 또 하나는 그렇게 하면서 선생님들의 협의 시간이 길어지고 더 자주 만나고 싶고 이러면서 끈끈함이 많이 생기더라구요. G-16

이전의 동학년이나 교과협의회는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공동체였다면 참여자들 은 지금의 공동체를 통해 소통과 인간적 관계 맺게 되고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 를 알게 되었다.

더 친해지기도 했고요. 왜냐면 실은 이전에는 우리가 그렇게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거든요. 뭐 회식할 때 가벼운 이야기 말고 동료선

생님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도 없고 사실 어떤 개인의 속사정이나 감정을 나누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어찌되었든 수업을 주제로 계속 같 이 이야기하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수업이나 아이들에 대해서 소통이 되더 라고요. 이 수업을 하다 보니 어떤 애가 이러더라 하는 이야기를 계속 할 수 있잖아요. 우리는 아이들을 함께 가르치잖아요. 그러니까 더 얘깃거리가 생기니까 조금 더 친해지기도 했고. P-11

(2) 관계와 변화에 대한 부담감 : 거부와 회피

연구참여자들은 그들의 자발성과 관련된 참여의사와 관계없이 교육과정재구성 교사공동체에서의 경험과 상호작용이 그들에게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개개인의 성향과 교육관에 따라 일부 참여자들은 동료교사와 관 계를 맺거나 수업구조의 과도한 변화를 부담스러워하며 이를 거부하거나 회피하 기도 하였다.

초임교사의 경우이기는 한데...재구성을 학교 전체에서 함께 하기는 하지만 실제 자신의 교과나 반에 적용하기가 조금 부담스럽다고 하더라구요. 자기 가 있는 학년이나 교과에 동의하거나 협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되니까 이 부담이 너무 커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힘들어하는 선생님도 있었어요. M-14

저는 좀 수용적이라 괜찮은 편인데 저번에 그 5반 선생님은 자신의 주관이 좀 강하신 분이라 조금 당황스러울 때가 있더라구요. 동학년 선생님들이 다 같이 협력해서 잘 해보겠다고 하는데 자꾸 다른 의견을 내시고 혼자서 자 기만의 재구성 활동을 따로 진행하려 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구요. 그런 소수의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T-34

(3) “

갈등은 서로의 연결고리”

나날이 역동적이고 복잡해지는 학교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교사들의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연구참여자들은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교육과정재구성 교사공 동체의 참여를 통해서 이를 확신해 가고 있었고 상호작용 중에 발생하는 마찰이 나 갈등은 서로의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며 공동체의 지속적 유 지와 활동을 위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한발씩 양보하며 함께 한걸음씩 나아 가야한다고 하였다.

함께 하기 위해서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리고 나서 좀 더 가까워지지 않나요? 회식 같은 거하고 나면 거기에서 풀기도하고요. 끊임없 이 같이 연결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는 거에요. 그 연결고리를 통해 하나 되기도 하는 거죠. J-46

같은 학교의 다른 학년 이야기인데 그 학년 구성원들이 굉장히 말들을 많 이 해요. 서로 말로 막 치고 박고하면서 그렇게까지 하다가 결국은 이런 식 으로 가보자하고 방향성으로 합의를 하는데 방향성에서도 한 방향만 강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합의를 한 대요. 그래서 그 학년이 가장 다이나믹하면서 협력이 잘 되는 것 같아요. N-9

자신의 개성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관계의 끈도 놓치지 않는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교육과정재구성 실행공동체 구성원들은 공동체 작업을 현명하게 해나갔다.

나의 어떤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같이 가는 거죠. 중요한 것은 관계 의 형성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두려움에서 벗 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것인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은 내가 먼저 해 주고 그리고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조금 이렇게 해보시라고 격려 도 하고하는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하지 않는가 싶어요. 관계를 먼저 좋게 해 야죠. 왜냐하면 교육과정재구성은 관계가 깨져버리면 모든 것이 다 망가져 버리거든요. 관계를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제안도 하고 이 부분은 선생님이 잘하니까 해주면 어떨까요라고 이렇게 제안을 하면서 함께 가는거죠. I-13